201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맹호연의 시집인데, 시에 대해서는 원(元)나라의 문인인 수계(須溪) 유진옹(劉辰翁)이 비점(批點)을 찍었다.
유진옹의 비점본(批點本)을 중국 길안(吉安) 사람 성팽(成彭: 字元鼎)이 교정하여 간행한 것을 저본으로 하여, 조선 1445년(세종 27)에 남원부사(南原府使)인 류한생(柳漢生)이 남원도호부에서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다.
목판본 3권 1책이다. 판식은 사주쌍변(四周雙邊)에 반곽(半郭) 19.5×14.6㎝이고, 계선이 있으며 10행 16자에 주쌍행(註雙行)이다. 판구에 흑구(黑口)가 있고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로 되어 있다. 책 크기는 25×17.4㎝이다. 왕사원(王士源)의 서문과 신자교(申子橋)의 발문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맹호연은 호북성(湖北省)의 양양현(襄陽縣) 사람인데, 중년에 장안(長安)으로 올라와 진사(進士) 시험에 응거했으나 낙방하여 고향에 돌아와서 은둔생활을 한 시인이다.
비점을 한 유진옹은 자는 회맹(會孟), 호는 수계(須溪)이다. 그는 『맹호연집』 외에도 두공부시집(杜工部詩集), 육방옹시집(陸放翁詩集), 간재시집(簡齋詩集) 등을 비점한 바 있다.
내용의 책머리에 왕사원(王士源)의 서문이 실려 있는데 “옅은 구름 은하수에 흐르고 성긴 비는 오동잎 적시네(微雲淡河漢 疎雨滴梧桐)”의 구절을 높이 평가하였다. 본문 상, 중, 하의 3권에는 유람(遊覽)·증답(贈答)·여행(旅行)·송별(送別)·연락(宴樂)·회사(懷思)·전원(田園) 등 7부분으로 나누어 총 208수의 시가 실려 있는데, 대개 고독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내용이 많으며, 그 가운데 “봄잠에 날 새는 줄 몰랐더니 곳곳에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밤사이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꽃은 또 얼마나 졌을까(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라는 「춘효(春曉: 봄날의 새벽)」라는 시가 유명하다.
권말에 신자교(申子橋)의 발문이 있으며, 박민화(朴敏和)를 포함한 5명의 각수(刻手) 이름이 들어 있다. 신자교의 발문에 의하면 그의 시는 “그 말이 화락하면서도 부화하지 않고, 질박하면서도 속되지 않으니(華而不浮 質而不俚) 진실로 시부(詩賦)의 종장(宗匠)이 된다고 하였다. 이에 전라감사 한전(韓磌)에게 고하여 남원부사 류한생(柳漢生)에게 간행하게 했는데, 글씨는 본인이 썼다.
신자교는 고령인으로, 자(字)는 혜옹(惠翁)이고, 신숙주(申叔舟)의 종형(從兄)인데, 1450년에 문과에 등제한 후 함양군수와 사간원 사간(司諫)을 역임하였다.
이 책은 전하고 있는 간본이 희귀하고, 시의 구말(句末) 또는 편말(篇末)에 유진옹의 비평어(批評語)가 실려 있어서 맹호연의 시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