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범망보살계경』은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 제10을 말한다. 『범망경』 또는 『보살계본』으로 약칭한다. 이 사경은 1364년(고려 공민왕 13)에 완성된 사경으로 일본으로 유출되었다가 되돌아온 문화유산이다.
이 사경은 1364년 5월에 지암(芝岩)이 쓰고, 무외(無外)가 변상도를 그려 완성한 것이다. 당시 화주는 계원(戒元)이고, 시주는 강양군부인 이씨였다. 이씨는 죽은 남편 이자유(李子猷)와 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시주한 사실이 권말의 사성기에 기록되어 있다.
절첩된 감색의 앞표지 가운데에 있는 경명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마모되었으나 앞뒤표지의 연화문양은 남아있다. 표지와 달리 본문은 아주 온전하다. 권을 펼치면 금니로 그린 변상도에 이어 범망경보살계서(梵網經菩薩戒序),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제십 권하(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第十 卷下), 수보살계법병서(受菩薩戒法幷序), 수보살계의(受菩薩戒儀) 등이 차례로 있다.
변상도를 제외한 본문은 15장이고, 제1장의 뒷면에는 글씨를 쓰지 않았다. 금니로 된 계선은 1면당 6행이다. 앞면 전체와 뒷면의 제3면까지는 상하쌍변이고, (뒷면의) 나머지 면은 상하단변으로 차이가 있다.
『범망경』의 광본(廣本) 중에서 제10 「보살심지계품」이 분리된 대승의 독자적인 계율이다. 상하 2권 중에서 하권의 대승계가 중요하며 이 계를 범망계라고 부른다. 하권에서는 10가지 무거운 죄와 48가지 가벼운 죄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부처님이 설법하는 모습은 『화엄경』과 통하므로 화엄의 마무리로 여긴다.
1364년에 백지에 금니로 쓴 이 사경은 변상도가 정교한데다 보존상태도 거의 온전하다. 또 사성기가 있어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완성한 것인지도 알 수도 있다. 아울러 끝부분의 묵서를 통해 이 사경은 1595년 2월에 양이(良以)라는 사람이 일본의 어느 사찰에 기부하여 봉안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경은 그 이후 어느 시기에 우리나라에 되돌아온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를 가진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