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아벨 (이 의 Abel)

현대문학
문헌
문학과지성사에서 고정희의 시 「서울 사랑」 · 「이 시대의 아벨」등을 수록하여 1983년에 간행한 시집.
정의
문학과지성사에서 고정희의 시 「서울 사랑」 · 「이 시대의 아벨」등을 수록하여 1983년에 간행한 시집.
개설

128면. 제1부 '서울 사랑', 제2부 '이 시대의 아벨', 제3부 '벌거숭이산을 위하여', 제4부 '상한 영혼을 위하여', 제5부 '사랑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시인은 “나는 정치가도 사회학자도 경제학자도 아니지만 개개인의 삶이 어떠한 경우에도 그것들의 규제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생각해 왔다. 그러한 제도적 억압의 굴레를 극복하는 힘, 그것이 자유 의지라고 말할 수 있다면 나의 시는 항상 자유 의지에 속해 있는 하나의 에너지였다.”라고 시집 뒤표지글에 적고 있다. 1980년대라는 유례없는 정치적 억압 국면에서 특유의 종교적 상상력과 자유 의지로 이에 대응하려 했던 시인의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서지적 사항

1983년 10월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하였다. 전체 5부 구성에 김주연의 해설이 달려 있다.

내용

시인은 「상한 영혼을 위하여」라는 작품에서 비극성을 본질로 하는 인간의 삶을 선명하게 관찰한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생명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 역설적 힘은 고통을 고통으로, 결핍을 결핍으로 순연히 받아들이는 넉넉한 실존적 승인에서 나온다. 또 이 작품은 이 시인이 신(神)의 형상을 구체적 인간들의 모습에서 찾으려 하는 모색의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 말하자면 하찮은 생명에게까지도 구원의 사역을 베푸는 신의 형상을 인간의 역사로부터 찾아가려는 시인의 모습이 충분히 나타난 것이다. 그러한 의식을 기저에 두고 있기에 시인은 자기 자신을 말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상한 영혼”에게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고 말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상한 갈대’와 ‘상한 영혼’은 결국 상동성을 지니는데, 그러한 발상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는 신의 관용과 인간의 상처 입은 영혼이 만나는 운명적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시대의 아벨」은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 이야기를 패러디의 모티프로 삼았다. 시의 청자는 “회칠한 무덤들, 이 독사의 무리들”로 지칭되는데, 그 구체적 형상은 대부분의 알레고리적 작품이 그러하듯이 작품 안에 명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대립적 형상 곧 ‘아벨’과 그를 억압하는 어떤 세력이라는 구도 설정에서, 이 작품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인간다움의 참가치를 억압하고 말살하는 당대 우리 사회의 폐부를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형상임을 읽을 수 있다.

의의와 평가

고정희의 여러 시집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 격조 있는 서정적 주체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시집으로서, 시인 특유의 기독교적 인식과 가열한 사회 비판 의식이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다.

참고문헌

『이 시대의 아벨』( 고정희, 문학과지성사, 1983)
집필자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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