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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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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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鄭芝溶)이 지은 시.
정의
정지용(鄭芝溶)이 지은 시.
개설

1연 10행의 자유시이다. 1930년 1월에 『조선지광』 89호에 발표되었고 1935년 10월에 간행된 『정지용시집』에 재수록되었다.

내용

이 시는 총 네 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문장은 한 행, 두 번째 문장은 두 행, 세 번째 문장은 세 행, 네 번째 문장은 네 행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상 전개에 따라 점층적으로 호흡이 길어진다. 화자가 유리창에 기대서 있는 상황의 묘사에서 시작하여 점점 감정의 상태가 드러나게 된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는 첫 문장은 추운 겨울날 성에가 껴있는 유리창에 입김을 불고 있는 현상과 관련된다. 성에로 흐린 유리창에 입김을 부니 무언가 어른거리며 언 날개를 파닥거리는 듯하다. 언 날개를 파닥거리는 가녀린 존재는 유리창 밖에 있어 유리창 안쪽에 있는 화자와 차단되어 있다. 화자는 애틋한 몸짓으로 입김을 불며 이 가녀린 존재인 ‘너’를 만나고 싶어 한다. 입김을 지우고 유리창 밖을 바라보면 ‘너’의 몸짓은 사라지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별이 보석처럼 박히는 순간 삶의 저편에 있는 ‘너’의 존재는 화자의 가슴속으로 아프게 파고든다. 이 시의 화자는 ‘너’와 ‘나’의 거리가 이승과 저승으로 떨어져있어 결코 무화될 수 없음을 안다. 그렇지만 유리창 너머의 별이 가슴으로 다가와 보석처럼 박히는 한 순간처럼 황홀한 일치를 염원한다. 그러한 순간은 영원할 수 없기에 “외로운” 것이며 순간적이나마 일치감을 맛볼 수 있기에 “황홀한” 것이다. “외로운 황홀한 심사”라는 매력적인 모순어법은 이러한 사정에 기인한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는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라는 직정적인 탄식으로 ‘너’와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이 시는 시인의 아들이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슬픔을 표현한 것이다. 유리창에 감정을 투사하면서 슬프고 아름다운 비유들이 발생한다. 죽은 아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시인의 간절한 마음이 유리창에 어리는 여러 이미지들을 통해 절제된 감각으로 표출된다.

의의와 평가

이 시는 정지용 초기시의 특징인 감각적 이미지의 연쇄를 통해 감정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감정의 직접적 표출을 억제하고 간접적 투사로 세련된 형식미에 도달하는 이미지즘 시의 전범을 이룬다.

참고문헌

『정지용 문학의 현대성』(소명출판, 2000)
「정지용 시에 나타난 시선 주체의 형성과 변이」(이광호, 『어문논집』64집, 2011)
「정지용의 「유리창 1」 연구」(이승철, 『국어문학』45집, 2008.8)
「정지용 시 「유리창」 읽기의 반성」(이숭원, 『문학교육학』16호, 2005)
「정지용 초기시의 방법 비판: 「향수」와 「유리창 1」을 중심으로」, 『한국근대문학연구』4호, 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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