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베는 소리

국악
개념
낫으로 벼를 베거나 베어낸 벼를 한 단씩 묶으면서 부르는 소리. 나락베는소리.
이칭
이칭
나락베는소리
정의
낫으로 벼를 베거나 베어낸 벼를 한 단씩 묶으면서 부르는 소리. 나락베는소리.
개설

벼베는소리는 기본적으로 낫으로 벼를 베어내면서 하는 소리를 말하며, 벼를 베어 바로 볏단을 묶어 세우면서 하는 소리도 벼베는소리로 분류한다.

연원 및 변천

벼베기 작업은 논에 물이 고여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일의 순서가 달라진다. 마른 논에서는 벼를 베어 바닥에 늘어놓고 며칠 동안 말린 다음에 볏단을 묶지만, 논에 물이 고여 있을 때에는 벼를 바닥에 늘어놓을 수 없기 때문에 벼를 베자마자 그 자리에서 한 단씩 묶어서 세우고, 벼베기가 다 끝난 다음에 볏단을 다시 논두렁이나 근처의 공터로 옮겨서 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벼베는소리, 볏단묶는소리, 벼쳐내는소리(볏단을 논에서 논두렁으로 옮기면서 하는 소리)를 하게 되는데, 벼를 베는 작업과 볏단을 묶는 작업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에는 두 가지 작업이 크게 벼베기 작업의 일환이라고 보아 벼베는소리로 분류한다.

내용

벼베는소리의 노랫말은 위에서 밝힌 대로 실제로 벼를 베어내면서(낫질을 하면서) 하는 소리와 벼를 베어 묶으면서 하는 소리로 구분된다. 북한에서는 벼베는소리와 나무베는소리를 아울러 ‘낫소리’라는 명칭을 쓰기도 한다. 황해남도와 경기도 개풍군, 강화군 교동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벼베는소리의 노랫말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비어라 비어 비어라 논 머리루만 올려 비어라

동남풍에 쓰러진 볏대 아래 위루 감잡아 비어라

비었구나 비었네 삼동 허리를 굽실 구불럭 허며 논 머리루 감잡아 비어라

비었네 비었구나 북서풍에 쓰러진 볏대 아래 위로 거두잡아 비어라

(1993 / 경기도 강화군 교동면 대룡리 / 이창호, 황선익)

전라북도 옥구, 김제 지방에서 하는 벼베는소리의 전형적인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어구야 허고 / 어구야 허고

잘두 허네 잘두나 허네 소리 대답 잘두나 허네 / 어구야 허고

술 내오소 술 내오소 한 손으다 안주 들고 한 손으는 술병 들고

날만 오라고 기다리네 / 어구야 허고

들어간다 들어가 열두 폭 걸고 군낫질로 들어가네 / 어구야 허고

(1991 / 전라북도 김제군 청하면 월현리 / 강하석 외)

벼를 베어 바로 볏단을 묶으면서 하는 소리의 노랫말은 ‘얼른 하더니 나도 한 단 묶었다’는 내용이 반복된다. 이런 유형의 벼베는소리는 소리를 함으로써 일꾼들의 경쟁을 유도하여 일의 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얼른 하더니 나도 또 한 단을 묶었네

니가 묶으면 나도 또 한 단을 묶고 묶고 또 묶었네

니 미쳐야 어어 하더니야 또 한 단을 묶어라

얼라디여 어어 하더라 또 한 단이여

(1994 / 강원도 강릉시 유천동 / 정만영 외)

현황

벼베기가 기계화되면서 벼베는소리는 현장에서 거의 사라졌고, 간혹 소규모 다락논에서 낫으로 벼베기를 하는 곳이 있다 하더라도 소리를 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낫질을 하면서 하는 벼베는소리는 남한에는 전라북도 김제·옥구군에서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경상북도 울진·금릉군 지역에서 드물게 나타난다. 북한에는 황해남도와 경기도 개풍군에서 많이 채록되었다. 남한의 경기도 강화군 교동도에서 채록된 벼베는소리는 이곳 주민들이 임진강 하구를 건너 황해남도 배천으로 다니며 품일을 하면서 배운 소리다.

벼를 베어 바로 볏단을 묶으면서 하는 소리가 전승되어온 지역은 강원도의 강릉·양양 등 영동지역이다.

의의와 평가

벼베는소리는 단순하고 위험한 작업인 낫질을 하면서도 소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 북한의 황해도와 경기도 개풍군에 분포하는 벼베는소리는 남한과는 다른 벼베는소리 유형으로서 비교연구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한국민요대전』 강원도편, 전라북도편, 경기도편(문화방송, 1995∼1996)
『북한민요전집』 음반(방송문화진흥회, 서울음반, 2004)
집필자
최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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