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다지기’는 집을 짓기 위해 집터를 단단히 다지는 일을 말한다.
상노리 지경다지기는 지신에게 미리 고하여 탈이 없도록 축문을 지어 읽고 절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뒤에 집터를 다질 때는 굵은 통나무에 여러 가닥의 밧줄을 매어 여러 사람이 빙 둘러서서 줄을 잡아당겨 위로 들었다 놓으면서 땅을 다진다. 지경다지기가 끝나면 집을 지어 세운 뒤 집주인이 내놓은 음식을 먹으며 한바탕 논다.
상노리 지경다지는소리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후렴) 에얼싸 지경이여
에얼싸 지경이여
여보시오 여러분들 / 이내 말을 들어보소
이 땅은 어디인고 / 우주의 대한민국
강원도에 철원이요 / 철원을 살펴보면
신라국 말기시에 / 궁예왕의 도읍지요
국호는 태봉이요 / 철원의 제일명산
(중략)
덕수 이씨 가문에서 / 철원당에 정착하여
터전을 정하시고 / 고대광실 지을려고
운세를 살펴보니 / 병자년이 대길이라
풍수님을 모셔다가 / 좌항을 살펴보니
좌청룡 우백호는 / 화가가 그린 듯이
자연으로 생겨났고 / 득수는 신방이요
득파는 신방이라 / 인좌유향 판을 보니
자손에게 힘이 있고 / 백만장자 되겠구나
잠시 쉬었다 하세
철원군 상노리의 지경다지기는 문화방송이 1995년에 현지 녹음하여 출판한 뒤에 1999년에 전국민속예술축제에 참가해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 강원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1995년에 녹음된 지경다지는소리의 노랫말과 그 이후에 다듬어진 노랫말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지경다지는소리는 옛날에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이웃의 집을 지어주는 미풍양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민요로서 의의가 있다. 민요의 노랫말에는 다소 인위적인 느낌이 있으나 민속놀이로 보아서는 집짓는 과정을 비교적 원형대로 재현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