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암이 소장한 두 점의 자수 불화 중 한 점이다. 1924년 1월 18일부터 1926년 6월 11일까지 2년 6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었고, 675명의 시주에 의해 조성된 불화로서 보경 보현(寶鏡普賢, 1890∼1979)이 출초(出草, 밑그림)한 작품이다. 3.1운동의 민족 대표 33인에 속했던 승려 백용성(白龍城, 1863∼1940)이 증명으로 참가하였다. 2012년 5월 3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지장암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화면의 1/6 가량 하단은 붉은 바탕에 조성기와 시주질을 기록하고, 그 위로 아미타삼존불입상을 수놓았는데, 세 존상이 화면에 가득차게 묘사되어 있다. 지장보살은 민머리에 석장, 관음보살은 화불이 새겨진 보관을 착용하고 연화 가지를 들고 있다. 얼굴은 모두 동글동글하고 이목구비가 중앙에 몰려있는데, 이러한 표현은 서울 개운사의 경선 응석(慶船應釋) 작 괘불도(1879)와 유사하여 이 시기의 특징으로 생각된다. 얼굴과 가슴, 손 등의 피부는 금색실로 수놓고, 녹색의 상의에 붉은색 대의를 걸친 착의법으로, 대의의 안쪽은 분홍색으로 수놓았다. 아미타불의 복부를 지나는 대의는 할절의(割截衣)로 표현되어 여러 조각의 조각보처럼 보여서 수불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아미타불의 하의는 선홍색, 양협시의 하의는 흰색으로 묘사했다.
보통은 본존불이 뒤에 서있고, 양협시 중 한 보살이 앞에 서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본존 아미타불이 가장 앞에 있고, 지장보살과 관음보살이 뒤편에 서있다. 또한 일반적으로는 본존불과 양협시 보살의 크기를 확연하게 차이 나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반해, 여기서는 양협시가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대좌가 본존 대좌보다 높이 위치하는 대신 보살상의 머리 높이는 본존과 거의 유사한 높이로 하여 크기에 대체로 큰 차이가 없는 구도도 독특하다.
수는 왕실 소속으로 추정되는 수사(繡師) 안근석과 수녀(繡女) 이점순이 놓았는데, 유려한 형태에 격조 높은 궁중 자수의 다양한 기법이 잘 표현되었고,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예술성도 뛰어나다. 이러한 수불은 기록에만 보이고 실존하는 유물이 적어 자수사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거대한 괘불이라는 점에서 더욱 귀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