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장보살상은 2006년 개금(改金) 및 개채(改彩) 과정에서 복장이 조사되면서 1681년(숙종 7)에 수화승 승호(勝湖, 1640∼?), 상륜(尙倫), 학정(學淨), 탁문(卓文) 등 18인이 시왕 · 판관 · 동자 · 사자 · 장군 등 지장전의 존상 일괄을 제작하였음이 밝혀졌다. 2010년 3월 11일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성주사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복장물로 납입된 전적들은 1681년(숙종 7) 지장보살상을 봉안할 때 이를 기념하여 전국의 주요 사찰에서 시주한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것은 1497년(연산 3) 출판된 『몽산화상육도보설(夢山和尙六道普說)』이다. 이외에 각각 1608년(선조 41), 1631년(인조 9), 1639년(인조 17), 1649년(인조 27)에 간행된 『묘법연화경』 5점, 1616년(광해군 8) 본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모자이혹론(牟子理惑論)』, 1644년(인조 22)에 간행된 『불정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佛頂觀世音菩薩大陀羅尼經)』, 『예수천왕통의(豫修薦王通儀)』, 『달마산 사적』 등 10종 11점인데, 대체로 400여 년이 넘는 전적들로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특히『몽산화상육도보설』은 중국 원대(元代)의 몽산화상 덕이(德異)가 중생에게 업인(業因)에 따라 윤회하는 지옥,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간(人間), 천상(天上)의 육도(六道)와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 불의 사성(四聖)을 더한 십계(十界)를 설하여 범부의 자리를 벗어나 성인의 지위에 들어갈 것을 권하는 내용이다. 지장보살 복장출토의 이 본은 1497년(연산군 3) 8월에 전라도 진안(鎭安)에 있는 용출산(聳出山) 현암(懸庵)에서 개판(開板)된 것이다. 의민(義敏)이라는 승려가 판각했다는 사실과 시주질이 기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고, 필서와 새김이 정교하며 초판본이어서 인쇄가 선명하다. 이 전적은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2011년 보물로 승격 지정되었다.
『불정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에는 변상도도 삽입되어 있는데, 물 위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연꽃 위에 반측면관으로 결가부좌하고 앉아있는 관음보살을 묘사하고 있으며, 배경에 등장하는 정병과 버들가지, 대나무 등은 고려시대 수월관음도상의 변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계초심학인문』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이 당시 48세였던 1205년(고려, 희종 1)에 저술한 책으로, 처음으로 승려된 사람이 사찰에서 지켜야 할 예법과 수행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모자이혹론(牟子理惑論)』은 『모자』 혹은 『이혹론』이라고도 불리며, 중국 최초의 불교 관련 저작의 하나로서, 모융의 저작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남조(南朝) 제(齊) · 양(梁) 시기에 활동한 승우(僧祐)가 편찬한 『홍명집(弘明集)』에 수록되어 전한다. 이 책은 불교 전래 이후 불교가 받아온 중국 전통 사상 입장에서의 비판에 대하여 공자나 노자의 논점을 인용하여 불교를 변론함으로써 유 · 불 · 도 삼교의 일치를 주장한 것이다.
『예수천왕통의』는 조선시대 승려 육화(六和)가 찬술한 의식문으로서 죽은 뒤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하여 생전에 미리 닦는 재의 절차를 설명한 의식집이다. 특히 시왕(十王) 및 그 권속들에게 재공을 베풀게 된 내력을 서술하고 있어서 명부전에 봉안되는 지장보살과 시왕상을 중심으로 한 불교의례의 기초가 되는 경전이다. 한편 발원문을 통해 당시까지 성주사가 웅신사(熊神寺, 곰절)로 불렸음도 알 수 있었다.
발원문에 등장하는 수화승 승호는 17세기 중 · 후반에 활동한 조각승으로 수화승 청허(淸虛)와 덕유산 연수사 목조 아미타불좌상(1640년, 현재는 거창 심우사), 수화승 도우와 칠곡 송림사 석조 아미타삼존불좌상(1655년)을 제작하였다. 또한 그는 수화승으로서 1678년(숙종 4) 청도(淸道) 덕사(德寺) 석조석가삼존불좌상과 나한상 및 시왕상 일괄을 조성한 바 있으며, 성주사 불사 이후인 1864년(고종 1)에는 기장(機張) 장안사(長安寺) 응진전과 명부전 내 석조불상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불정관세음보살대다라니경』은 변상도가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범자 다라니에 한글로 독본을 달아두어서 한글 발음 연구에 있어서도 사료적 가치가 크다. 또한 『예수천왕통의』는 복장물과 예배존상의 관계를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