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오름을 한자로는 아부악(亞父岳 또는 阿父岳)으로 표기하고 있으므로 아버지와 관련된 오름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근거는 확실하지 않다. 반면에 『지영록(知瀛錄)』에는 압악(狎岳),『탐라지도(耽羅地圖)』와 『제주삼읍전도(濟州三邑全圖)』에는 전악(前岳)으로 표기한 것을 보면 오히려 앏오름 또는 압오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앏오름의 ‘앏’은 앞보다는 남쪽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방위나 고도로 볼 때 송당마을이 아부오름보다 북쪽에 있지만 더 낮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아부오름이 소재하는 구좌읍 송당 일대의 동부 중산간지역은 다랑쉬오름·아끈다랑쉬오름·손자봉·용눈이오름·높은오름·동거문오름·새미오름·안돌오름·밖돌오름 등 제주도에서 오름이 가장 높은 밀도로 분포하는 대표적인 오름지대이다.
산정 표고 301m의 아부오름은 비고(比高) 51m, 둘레 2,012m, 기저직경 670m의 단성화산(單成火山: 일회의 분화활동으로 만들어진 소형 화산)으로서, 스트롬볼리식 분화에 의해 형성된 분석구(噴石丘) 또는 스코리아콘(scoria cone)이다.
아부오름 분화구의 깊이는 78m로 화산체의 비고보다 크므로 분화구 바닥의 고도가 화산체 주변의 지표면 고도보다도 낮다. 또한 원형 분화구가 매우 커서 화구륜(火口輪)의 둘레가 1,400m이며, 분화구 바닥의 둘레도 500m에 달한다.
아부오름은 중산간 목장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주로 우마의 방목지로 이용하고 있다. 오름 사면은 양지꽃, 술패랭이꽃, 쥐손이풀, 피뿌리풀, 민들레 등 초본류가 자라는 초지대이며, 분화구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삼나무가 띠 모양으로 조림되어 있다.
화산체의 비고가 낮아 오르기 쉬운데다 대형 분화구의 화구륜을 따라 돌면서 한라산과 오름지대의 경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탐방객이 많이 찾고 있다. 아부오름은 「이재수의 난」(1996), 「연풍연가」(1998) 등 제주도를 소재로 한 영화의 촬영장소로 사용되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