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집론고적기(雜集論古迹記)』 4권은 전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 『동역전등목록(東域傳燈目錄)』(대정장 55), 『잡술록(雜述錄)』(대정장 55)에 제목과 저자의 이름만 수록되어 있다. 즉 『신편제종교장총록』(대정장 55)에 “『잡집론고적기』 4권은 태현이 지었다.[雜集論古跡記 四卷 太賢述]”라고 기술되어 있다.
『잡진론고적기』는 인도의 안혜(安慧, 475∼555)가 찬술한 『대승아비달마잡집론』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앞세우지 않고 장점을 취하여 찬술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은 유식유가행파의 법상(法床), 즉 제법분별(諸法分別)을 해설하고 있는 논서로 별칭은 『대법론(對法論)』, 약칭은 『아비달마잡집론(阿毘達磨雜集論)』 혹은 『잡집론(雜集論)』이라 한다.
인도 유식불교의 제3기에 활약한 안혜가 제1기 논사 무착(無着)의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毘達磨集論)』과 세친(世親)의 『대승아비달마집론』에 대한 주석서를 합하여 편찬한 유식학 논서이다. 이 논서는 총 16권으로 『집론』의 주석서인 만큼 그것의 내용 체계를 따라 일체법, 즉 유위의 현상 세계 전체를 5온 18계 12처로 분류하고 현상 세계가 실재하는 존재[法]가 아니라 의식(마음)의 산물이라는 것을 논하고 있다. 또 불교의 기본교의인 4성제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