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경직석(消災經直釋)』은 『소재경(消災經)』에 대한 주석서로 추정되지만 현전하고 있지 않아 저자나 내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대각국사문집(大覺國師文集)』 권1 앞부분에 기재된 목록에 『소재경직석상정기(消災經直釋詳定記)」라는 제목이 있어 대각국사 의천(義天, 1055~1101)이 『소재경직석』을 상정(詳定)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각국사문집』 권1의 해당 부분이 결락(缺落)되어 있어 의천이 이 책을 상정한 구체적인 정황은 알 수 없다.
『소재경(消災經)』은 당나라 때 인도 출신 승려 불공(不空, 705~774)이 한역한 『치성광대위덕소재길상다라니경(熾盛光大威德消災吉祥陀羅尼經)』 혹은 이역본(異譯本)인 역자 미상의 『대위덕금륜불정치성광여래소재일체재난다라니경(大威德金輪佛頂熾盛光如來消災一切災難陀羅尼經)』을 가리킨다. 『소재경직석』은 이 경전을 해설한 책으로 추정된다. 『소재경』은 천문 이변에 따른 재난을 막을 수 있는 방법과 다라니에 대해 이야기한 경전이므로, 『소재경직석』 역시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책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소재경직석』의 저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의천이 편찬한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수록되어 있는 『관무량수경직석(觀無量壽經直釋)』, 『보은봉분경직석(報恩奉盆經直釋)』, 『무상경직석(無常經直釋)』, 『범망경직석(梵網經直釋)』 등이 모두 송나라 승려가 저술한 것이기 때문에 『소재경직석』 역시 송나라 승려가 찬술한 책일 가능성이 있다. 의천은 송나라 승려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이 찬술한 책을 다수 구하여 고려 불교계에 유통시켰다. 다만 『신편제종교장총록』의 『소재경』 항목에는 『소재경직석』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의천이 『신편제종교장총록』을 편찬한 이후에 이 책을 구하게 되어 목록에 수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소재경직석』은 다른 자료에는 보이지 않고 『대각국사문집』의 목록에 수록된 「소재경직석상정기」라는 제목을 통해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는 책이다. 의천이 이 책을 상정하여 그에 관한 내용을 글로 지었고, 그 글이 그의 문집 가장 앞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당시 고려 왕실과 불교계에서 『소재경』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고려시대에는 국난기양(國難祈禳), 천재지변의 소멸,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재도량이 왕실의 주관으로 빈번하게 개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