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니는 지혜나 삼매 또는 산스크리트어 음을 번역 없이 외는 진언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이다. 총지·능지·능차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범문의 짧은 구절을 진언 또는 주라 하고, 긴 구절로 된 것을 다라니 또는 대주라고 한다. 대체로 악을 없애고 복을 빌 때, 죽은 이의 명복을 빌 때, 또는 불보살을 공양하거나 참회할 때 등의 일반의식에 주문을 외는 형식으로 이용된다. 이 가운데 「천수다라니」가 가장 많이 애송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다라니를 독송하면 뜻하는 바대로 성취된다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다라니에 얽힌 영험담이 많이 전하고 있다.
‘총지(摠持) · 능지(能持) · 능차(能遮)’라고도 한다. 두 가지 뜻으로 풀이되는데, 첫째는 지혜 또는 삼매(三昧)를 뜻한다. 우주의 실상(實相)에 계합하여 수많은 법문(法門)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하나의 다라니를 기억함으로써 다른 모든 것을 연상하여 잊지 않게 하며, 선법(善法)을 가지게 되고 악법을 잘 막을 수 있게 된다. 보살이 타인을 교화하려면 반드시 다라니를 얻어야 하며, 다라니를 얻으면 무량한 불법(佛法)을 잊지 않고 자유자재로 설교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는 진언(眞言)을 뜻한다. 범어를 번역하지 않고 음 그대로를 적어서 외우는 것으로, 번역하지 않는 이유는 원문 전체의 뜻이 한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과, 밀어(密語)라고 하여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려는 뜻이 있다. 밀교에서는 주다라니(呪陀羅尼)라 하여, 재난을 없애는 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시불교에서는 세속의 주술이나 밀법(密法)을 행하는 것을 엄금하였으나, 실제로는 원시불교 경전에서 이미 호신주(護身呪)가 쓰였고, 대승불교 초기에 부분적으로 다라니가 채택되어 차차 증대되어갔다. 4세기경부터는 주법(呪法)만을 역설하는 독립적인 경전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이 다라니를 중심으로 하여 대일여래(大日如來)의 설법이라고 자칭하는 밀교가 나타나게 되었다.
내용은 본존(本尊)의 범어이름[梵號], 본존의 덕을 찬탄하는 구절, 교리를 설명하는 것, 자의미상(字義未詳)의 구절을 열거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범문(梵文)의 짧은 구절을 진언 또는 주라 하고, 긴 구절로 된 것을 다라니 또는 대주(大呪)라고 하여, 악을 없애고 복을 빌 때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빌 때, 불보살을 공양하거나 참회할 때 등의 일반의식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진언을 숭상하는 밀교계통의 종파를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신라의 혜통(惠通)은 당나라에 건너가서 선무외(善無畏)로부터 밀교의 비법을 전수받고 귀국하여 그 법으로 신력을 나타내어 국왕을 교화하자 왕은 신충봉성사(信忠奉聖寺)를 창건하고 다라니법을 펴게 하였다. 천마산 총지암(摠持庵)과 모악의 주석원(呪錫院) 등도 이 계통의 사찰로 종파를 총지종(摠持宗) 또는 지념종(持念宗)이라 하였다.
또, 명랑(明朗)의 신인종(神印宗)에서도 다라니를 매우 신봉하였는데, 뒤에 크게 교세를 떨쳤으며 고려시대에도 국가의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종파에서 어떠한 다라니를 주로 지송하였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751년(경덕왕 10) 창건한 불국사의 석가탑을 해체하였을 때 탑 속에서 「무구정광대다라니(無垢淨光大陀羅尼)」가 나왔다. 이 다라니는 석가모니가 7일 뒤에 죽어서 16지옥에 떨어지게 되어 있는 바라문을 구제하기 위하여 외우도록 한 것으로, 우리 나라의 조탑신앙(造塔信仰)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탑을 세울 때 이 다라니를 일곱 번 외우고 탑 속에 안치하면 죽은 뒤 극락세계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또 사리탑을 77번 돌고 이 다라니를 77편 외운 뒤 77본(本)을 써서 작은 토탑(土塔) 77좌를 만들어 그 속에 이 다라니를 1본씩 봉안하고 공양하면 수명이 연장되고 모든 업장이 소멸되며, 영원히 삼악도(三惡道: 지옥 · 아귀 · 축생의 세 곳으로 죄를 지은 자가 태어나는 곳)를 떠나서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부처님을 만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불정다라니(大佛頂陀羅尼)」도 널리 유통되었다. 평안북도 용천군 읍동면 동부동에는 높이 7척의 육각형 석조 불정다라니당(佛頂陀羅尼幢)이 있고, 황해도 해주군 영동면 청풍리에는 높이 5척의 범자(梵字)로 된 석조 육각형 불정다라니당이 있으며, 경기도 개풍군 송도면 원동에는 높이 5척의 다라니당이 있다.
이 다라니는 『수능엄경(首楞嚴經)』에 있는 「능엄주」로서 오늘날에도 우리 나라 선원(禪院)에서 매일 1편씩 독송하는 수행승들이 많다. 이 다라니는 모든 부처님의 주심(呪心)이라고 하며, 이 다라니를 받아 지니면 모든 마군과 외도를 항복받고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다라니를 8,000번 염송하면 무상정(無相定)에 들어가고 무량죄업을 소멸하며 무량공덕을 성취한다고 하였다. 이 「능엄주」는 중국 선종에서도 지송하였던 것으로 『백장청규(百丈淸規)』가 고려 때 우리 나라에 유입되면서 크게 유행하였다.
이 밖에도 오늘날까지 널리 염송되고 있는 것으로는 「천수다라니(千手陀羅尼)」와 「소재길상다라니(消災吉祥陀羅尼)」 · 「관세음보살모다라니」 · 「준제주(準提呪)」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천수다라니」가 가장 많이 애송되고 있는데, 이 다라니를 독송하면 뜻하는 바대로 성취된다는 보편성 때문이며, 실제로 이 다라니에 얽힌 영험담은 많이 전하고 있다. 「준제주」는 7억의 불모(佛母)인 준제보살이 설한 주문으로 일체 다른 주문보다 위력과 공덕이 크다고 하며, 이 주문을 염송하다가 영험을 보면 도를 깨달을 수 있다고 하여 수행승들이 특히 많이 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