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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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세상이 성립했다가 소멸하고 다시 생성되는 성겁 · 주겁 · 괴겁 · 공겁의 네 시기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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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사겁은 세상이 성립했다가 소멸하고 다시 생성되는 성겁, 주겁, 괴겁, 공겁의 네 시기를 가리킨다. 성겁(成劫)은 세상이 처음 탄생하는 기간으로 20겁이 소요된다. 주겁(住劫)은 인간의 업력에 따라 수명의 증감이 일어나게 되는 기간으로 20겁의 시간 동안 유지된다. 괴겁(壞劫)은 주겁이 지난 후 20겁 동안 점차 파멸되어 가는 시간이다. 공겁(空劫)은 세계가 완전히 소멸하고, 다음 세계가 성립하는 성겁에 이르기 전까지의 20겁의 시간이다. 사겁설은 불교의 시간론으로, 생성과 소멸의 반복은 공간상뿐만 아니라 시간상으로도 무수히 반복된다고 보았다.

정의
세상이 성립했다가 소멸하고 다시 생성되는 성겁 · 주겁 · 괴겁 · 공겁의 네 시기를 가리키는 불교용어.
개설

사겁(四劫)은 각각 20겁이 소요되므로 순환하는 데는 도합 80겁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기세간(器世間)이라 지칭하는데 기세간이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마치고 다시 생성되는데 80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겁(劫)이란 범어 Kalpa의 음역어인 겁파(劫波)란 단어가 축약된 것이며, 긴 시간을 의미한다. 반대로 매우 짧은 시간의 단위는 찰나(刹那)이며, 이 단어는 Kșaņa의 음역어이다.

겁이란 찰나가 집합하여 이루어진다. 즉 120찰나를 1달찰나(tatkșaņa)라 하고, 6달찰나를 1뇌박(lava), 30뇌박을 1모호율다(Muhurta; 庾臾), 30모호율다를 1주야(晝夜), 30주야를 1개월, 12개월을 1년이라 하고, 1년이 쌓여서 겁이 된다.

겁의 양에 대해서는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이하 『구사론』으로 칭함) 권12(『대정신수대장경』(이하 『대정장』으로 칭함) 29, 62 하)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즉 사람의 수명이 단축되어 10세가 될 때까지 이르고, 다시 1백 년을 지날 때마다 한 살씩 증가하여 8만 세에 이른다. 다시 8만 세에서 100년에 한 살씩 감경하여 10세가 될 때까지 증가와 감소를 한 번씩 반복하는 시간을 도합 1소겁(小劫)이라 한다.

연수로는 1590만 8년이 1소겁이 된다. 1소겁의 20배가 1중겁(中劫)이며, 1중겁의 4배가 1대겁(大劫)이다. 이른바 세상의 4주기, 즉 성주괴공의 각각의 기간은 1중겁의 시간에 해당하며, 이것은 3억 1800만 160년이 된다. 하나의 세계가 성립하여 소멸할 때까지의 시간은 1대겁인데, 이것은 12억 7200만 640년에 해당한다.

내용

사겁 각각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성겁

성겁(成劫, Vivarta-kalpa)는 세상이 처음 탄생하는 기간을 말한다. 『구사론』 권11에 의하면 “일체유정(一切有情: 일체 중생)이 지니는 업의 증상력(增上力) 때문에 점차 허공 중에 미세한 바람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기세간이 장차 생성하려는 전조이다.”(『대정장』29, 57 상)라 말한다.

『구사론』에서 말하는 미풍이 점차 세력을 증가하여 커다란 풍륜(風輪)이 생기고, 다시 커다란 구름을 일으켜 풍륜 위에 쏟아 부으면 수륜(水輪)이 발생한다. 이 수륜 위에서 다시 커다란 바람이 일어나 그 수면을 강타하여 뭉치게 하면 금륜(金輪)이 된다. 그 금륜 위에 자연환경을 구비하기까지 1소겁이란 시간이 필요하며, 비로소 중생이 거주할 수 있는 기세간이 성립한다.

단 공거천(空居天)은 하늘에 거주하므로 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풍륜 등이 생기기 전에 이미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대범왕(大梵王)이나 야마천(夜摩天) 등이 성립하고, 뒤에 풍륜 이상의 사천왕과 삼십삼천(三十三天) 등이 성립된다.

이전의 세계가 파괴되었을 때 색계 이선천(二禪天) 이상의 세상에 살고 있던 중생들이 내려와 산다. 즉 처음에 이선천의 어떤 중생이 극광천(極光天)에서 죽어 대범천이 사는 곳에 태어나 대범왕이 된다. 이후 여러 중생들이 다시 극광천에서 죽어 범보천 · 범중천 · 타화자재천에 점차 내려와 살며, 마침내는 사람 · 귀신 · 방생(傍生:몸이 옆으로 되어 있는 생물) 등이 무간지옥에까지 내려와 살게 된다.

무간지옥에 중생들이 살게 되면 성겁의 종말로 보며, 이 성겁이 끝날 때까지 19겁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세간이 성립하는 시간인 1겁과 유정세간(有情世間)이 완성되는데 필요한 시간 19겁을 합하여 20겁이 소요된다.

  1. 주겁

주겁(住劫, Sithit-kalpa)이란 기세간이 완성되어 유지되는 기간을 말하며, 20겁의 시간동안 유지된다고 본다.

『구사론』권12에 의하면 “이 세계에 사는 사람의 수명은 무량한 시간을 거쳐 주겁의 초기에 도달하면 수명이 점차 감소한다. 무량한 수명에서 감소하여 10세에 도달하면 첫 번째로 중겁에 머문다(初一住中劫)고 한다. 이후 18겁은 모두 증감이 있다. 10세부터 증가하여 8만 세에 도달하고, 8만 세로부터 감소하여 10세에 도달한다. 이러한 것을 두 번째로 중겁에 머문다고 한다. 이후의 17겁도 모두 이와 같다. 18겁 이후에 10세부터 증가하여 8만 세에 이르면 제20겁이라 한다. 시간이 증가하더라도 8만 년을 넘지 않고, 반대로 감소하더라도 10세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대정장』 29, 62 하)라고 한다.

주겁의 20겁 중에서 처음의 제1겁은 감소하는 시간이며, 마지막의 제20겁은 증가하는 시간이다. 중간의 18겁은 증가하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하는 증감의 시간이다.

처음 감소하는 시간에는 중생의 복력(福力)이 가장 뛰어나므로 수명이 감소하는 속도가 지극히 느리다. 반면에 증가하는 시간에는 중생의 복력이 미미하므로 수명이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그리고 중간의 18겁은 상하가 교차하여 느리고 빠름이 있기 때문에 겁수(劫數: 아주 오랜 시간)는 많지만 시간의 길이는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이나 동일하다. 이러한 과정 중에 인간들의 업력에 따라 수명의 증감이 일어나게 된다.

  1. 괴겁

괴겁(壞劫, Samvarta-kalpa)은 주겁이 지나면 도래하는 시기이다. 괴겁도 20겁의 시간이 소요되며, 주겁의 시기를 거쳐 점차 파멸되어 가는 시간이다. 처음의 19겁 동안은 중생들의 세계가 파괴되며, 마지막 1겁 동안에 기세간이 파괴된다. 전자를 유정의 파괴, 후자를 외부 기세간의 파괴라 한다.

중생들이 파멸되는 순서를 보면 성겁 때와는 정반대이다. 즉 낮은 세계로부터 점차 상층의 세계로 파괴되어 간다. 제일 먼저 지옥의 중생들이 점차 죽지만 다시 태어나는 자가 없는 것이 괴겁의 시작이다. 이후 점점 상층으로 전개되어 색계 이선천 이상의 중생들이 괴멸하고, 기세간만 공허하게 남게 된다.

이러한 때 불, 물, 바람의 세 가지 커다란 재난이 발생한다. 먼저 일곱 개의 태양이 출현하며, 그 열기 때문에 만물이 사라진다. 아래로는 풍륜, 수륜, 금륜에서, 위로는 색계 추선천의 범궁에 이르기까지 모두 타버려 재만 남는다. 이것을 화재라 한다.

그 다음에 수재가 일어나 이선천 이하에 범람하며, 다시 풍재가 일어나 삼선천 이하를 쓸어버린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구사론』 권12에서는 “이 커다란 삼재는 중생의 무리를 핍박하여 아래의 대지를 버리고 하늘 가운데로 올라가 모이게 한다. 처음 화재가 일어나 7일간 지속된다. 다음에 수재가 일어나며 그치지 않는 장마 비를 뿌려 음산하게 한다. 뒤에 풍재가 일어나 바람 때문에 서로 강타한다. 이 삼재의 힘은 기세간을 파괴하며, 내지는 지극히 미미한 것도 남겨두지 않는다.”(『대정장』 29, 66 중)고 한다.

삼재 중에서 화재는 초선천 이하, 수재는 이선천 이하, 풍재는 삼선천 이하에 미친다고 하며, 사선천에는 삼재가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초선천에서는 심(尋) · 사(伺)라는 내부의 재난이 있어서 마음을 뜨겁게 하는 것이 바깥의 화재와 같다.

이선천은 희(喜) · 수(受)라는 내부의 재난이 있어서 경안(輕安)과 함께 몸을 축축하게 하는 것이 물과 같다. 삼선천은 움직이는 호흡이라는 내부의 재앙이 있는데, 이 호흡은 바람으로서 바깥의 풍재와 같다고 본다(『대정장』 29, 66 하).

이상과 같은 이유 때문에 선정(禪定) 중의 세계이지만 역시 바깥 세계의 재난이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선천은 내부의 재앙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외부의 재앙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1. 공겁

공겁(空劫, Samvatsara-kalpa)이란 세계가 완전히 소멸하고, 다시 다음의 삼계 중에서 색계(色界)의 사선천 이상의 중생들이 남아 다시 20겁 동안 허공 가운데서 다시 다음의 세계가 성립하는 성겁(成劫)에 이르기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이 20겁이 지나면 다시 중생의 업력에 의해 허공 중에 미풍이 일어나서 세계를 구성하는 성겁이 시작된다. 그리고 머물고, 허물어지며, 공(空)해지는 4주기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선종에서는 천지개벽 이전이란 의미로 공겁 이전이란 의미를 사용한다.

의의와 평가

사겁설은 불교의 시간론인데, 중요한 것은 시간을 단선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나의 우주가 다음의 우주로 성립, 유지, 소멸, 공으로 넘어가는 것이 하나만 존재한다고 보지 않는다. 특정한 우주와 더불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다른 기세간이 공간상에 무수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생성과 소멸의 반복은 공간상 뿐만 아니라 시간상으로도 무수히 반복된다고 본다.

참고문헌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제29권-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신수대장경편찬위원회 편저, 한국인문과학원, 1998)
『구사론』(김동화, 백상원, 1982)
『佛敎における時間論の硏究』(佐佐木現順, 東京: 淸水弘文堂,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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