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보살의 계위인 십주(十住) · 십행(十行) · 십회향(十迴向) · 십지(十地) 중 두 번째인 십행 계위에서 보살이 닦는 행을 가리키며, 또는 그 계위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십행품(十行品)」(80권본, 권19)에서는 다음과 같이 십행을 설한다.
①환희행(歡喜行): 보살이 자신의 모든 소유물을 보시(布施)하면서 그 마음이 평등하여 아끼고 후회함이 없으며 명예와 과보를 바라지 않고 오직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함으로써 모든 중생을 기쁘게 하는 행.
②요익행(饒益行): 이익 되게 하는 행. 보살이 청정한 계율을 지녀서 대상에 집착하지 않으며 평등한 정법을 얻고자 서원한다. 또한 일체 중생들도 위없는 계율에 머물러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얻어 열반에 들게 하는 행.
③무위역행(無違逆行): 거꾸로 어긋남이 없는 행. 보살이 항상 참고 겸손하고 공경하여 자신과 남을 해치지 않고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집착하지 않는다. 극심한 고난을 당하더라도 ‘나’도 ‘내 것’도 모두 없고 공(空)함을 알아 고통이라는 견해로부터 벗어나서 어긋남이 없는 행.
④무굴요행(無屈撓行): 굽힘이 없는 행. 보살이 모든 번뇌를 끊기 위해 한 중생이라도 괴롭게 하지 않으려고 정진(精進)한다. 이러한 방편으로 일체 중생에게 열반을 얻게 하는데 굽힘이 없는 행.
⑤이치란행(離癡亂行): 어리석음과 산란을 여읜 행. 보살이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견고하여 미혹이 없다. 이로써 세간과 출세간의 일을 잘 알고 무한한 세월 동안 불보살에게서 정법을 듣고 항상 기억하며 셀 수 없는 삼매를 얻어 어리석음과 산란을 여읜 행.
⑥선현행(善現行): 잘 나타내는 행. 보살이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업(業)이 청정하여 얻을 것 없는 곳에 머물러서, 얻을 것 없는 몸과 말과 생각의 업을 잘 나타내 보이고, 이 세 업이 공한 줄 알아서 얽매임이 없는 행.
⑦무착행(無著行): 집착이 없는 행. 보살이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생각마다 한량없는 세계를 청정하게 장엄하면서도 그 세계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고, 생각에 한량없는 부처님을 뵙지만 부처님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며, 광명과 설법과 보살대중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서 마음에 장애가 없는 행.
⑧난득행(難得行): 얻기 어려운 행. 보살이 얻기 어려운 선근(善根) 등을 성취하여 모든 행을 닦을 때 가장 뛰어난 이해를 얻고 보살행에 조금도 게으름이 없어서 사악한 중생들이 가득한 세계야말로 보살행을 닦을 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얻기 어려운 지혜를 성취하는 행.
⑨선법행(善法行): 보살이 일체 중생을 위해 바른 법을 거두어 지녀서 부처님의 씨가 끊어지지 않게 하고 청정한 광명 다라니를 얻어서 법을 설하는데 솜씨가 뛰어나서 모든 중생들을 갖가지 설법으로 교화하여 제도하는 행.
⑩진실행(眞實行): 보살이 진실된 말을 성취하여 말한 대로 행하고 행한 대로 말함으로써 부처님의 열 가지 힘[十力]을 얻고서도 일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살행을 버리지 않는 행.
이와 같은 십행은 『대방광불화엄경』 이외에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修楞嚴經)』 등의 다른 경전에서도 보살의 수행으로서 중요하게 설해진다.
「십행품」에서 설해지는 십행에 대해서 중국 화엄종의 법장(法藏)은 『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권6에서 '십행이 앞과 뒤의 모든 계위 중의 모든 행을 다 갖추어서 십행의 계위가 완전해지면 곧 구경(究竟)의 계위(階位)'라고 주석하여 화엄종 특유의 '하나의 지위가 일체의 지위[一位一切位]'라는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