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천제는 범어 icchantika, 팔리어 ecchantika의 음역어이다. 일천저가(一闡底迦) · 일전가(一顚迦) · 일천제가(一闡提柯) · 천제(闡提)라고도 음역하고, 단선근(斷善根) · 불신구족(不信具足) · 극욕(極欲) · 대욕(大欲) · 무종성(無種性)이라고 의역한다.
icchantika를 통속적인 어원 해석으로 풀이하면 ‘욕구하는 자’를 뜻하기 때문에 그 유래를 고대 인도의 쾌락주의자에서 찾을 수도 있다. 불교에서는 불법(佛法)을 믿지 않고 깨달음을 구하는 의지가 없어 성불의 소질과 인연이 결여된 자들을 가리킨다. 즉 일천제는 선근(善根)이 끊겨서 성불할 가능성이 없는 자, 아무리 수행해도 절대 깨달을 수 없는 자를 말한다.
일천제의 교설(敎說)은 주로 대승불교권에서 형성되어 논의된 개념이다. 『대반열반경』 제5권에 일천제는 '모든 선근을 끊어 없애고 본심이 어떤 선법과도 연결되지 않으며, 조금도 선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자'라고 하면서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지만 이들은 제외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입능가경』 제1권은 두 종류의 일천제를 언급하고 있다. 첫째는 모든 선근을 불태운 일천제이고, 둘째는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일천제이다. 전자는 보살장(菩薩藏)을 비방하는 자들로 모든 선근을 끊어 성불이 불가능한 단선일천제(斷善一闡提)이고, 후자는 중생의 성불을 위해 자신의 성불을 미루어 성불하지 않는 대비일천제(大悲一闡提)이다. 즉 보살이 중생 구제를 위해 성불을 미루는 경우다.
단선일천제의 성불 가능성 문제는 중국과 일본에서 불성론의 큰 이슈가 되었다. 단선일천제는 어떤 경우에도 결코 성불할 수 없다고 주장한 법상종에 반대하여 일체성불설을 주장하는 천태종과 화엄종 및 기타 대승종파는 단선일천제도 수승한 인연을 통해 언젠가는 성불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대비일천제의 성불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보살이 세운 서원대로 중생이 모두 성불하기 전에는 자신의 성불을 미루기에 중생이 끝없이 윤회하는 한 성불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