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은 크게 부파 불교 시대의 열반경과 대승 불교의 열반경으로 대별할 수 있다. 현존하는 『대반열반경』을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이상의 경전들은 석가모니가 만년에 왕사성(王舍城)을 출발하여 쿠시나가라(拘尸那揭羅)에서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또 붓다의 마지막 설법과 입멸 후의 화장, 유골의 분배들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사상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당시 인도 불교의 구체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중 36권본은 담무참 역 40권본의 편집본이다. 40권본을 북본(北本), 36권본을 남본(南本)이라 한다. 특히 40/36권본의 열반경은 동아시아 불교 사상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경은 대승 불교의 몇 가지 중요한 사상을 천명하였고, 이들은 우리나라 불교의 중심 사상으로 채택되고 있다. 첫째는 불신(佛身)이 상주(常住)한다는 사상이다. 역사적 인물인 석가모니불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비탄에 잠겨 있던 성문(聲聞)들에게 불신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 주고 있다. 즉, 여래(如來)의 몸은 법신(法身)이기 때문에 색신(色身)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래의 법신이 상락아정(常樂我淨)임을 밝혀서 『열반경』 이전의 부정적이고 소극적이었던 무상 · 무아 · 고(苦) · 공(空)의 입장을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또한, 여래의 몸은 금강신으로서 상주하는 몸이요, 허물어지지 않는(不壞) 몸이며 법신이라는 불신관(佛身觀)을 천명하였다.
둘째는 이와 같은 불신관에 따라서 열반의 긍정적인 가치를 선언하였는데, 열반에는 상(常) · 항(恒) · 안(安) · 청량(淸凉) · 불로(不老) · 불사(不死) · 무구(無垢) · 쾌락(快樂)의 팔미(八味)가 있다고 하였다.
셋째는 일체중생에게 모두 불성(佛性)이 있다는 사상이다. 대승 불교 초기에 성불할 수 없다고 보았던 성문 · 연각(緣覺) 등의 수행자들뿐만 아니라 죄 많은 존재로서 도저히 구제할 길이 없다고 낙인 찍혀 온 일천제(一闡提)까지도 성불할 수 있다는 폭넓은 사상이다. 이것이 후기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의 중심 사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이 경에서는 금강삼매(金剛三昧)와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열반경』의 성격을 다른 경전과 견주어 검토할 학문적 필요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 경은 열반의 어의, 불성의 의미 등 대승 철학의 여러 개념에 관한 세밀한 현대적 분석을 가함에 있어서 매우 풍부한 자료를 수용하고 있어 번역된 이후 중국에서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구되었다.
이 경에 대한 한국인의 주석서는 〈표〉와 같다.
저자 | 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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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元曉) | 열반종요(涅槃宗要) 1권 |
열반경소(涅槃經疏) 5권 | |
경흥(憬興) | 대반열반경술찬(大般涅槃經述贊) 14권 |
대반열반경요간(大般涅槃經料簡) 1권 | |
열반경소(涅槃經疏) 14권 | |
지통(智通) | 열반경라습역출십사음변(涅槃經羅什譯出十四音辨) 16권 |
의적(義寂) | 열반경의기(涅槃經義記) 5권 |
열반경강목(涅槃經綱目) 2권 | |
열반경소(涅槃經疏) 16권 | |
열반경운하게(涅槃經云何偈) 1권 | |
현일(玄一) | 대열반경요간(大涅槃經料簡) 1권 |
태현(太賢) | 열반경고적기(涅槃經古迹記) 3권 혹은 8권 |
승랑(僧朗) | 대반열반경집해(大般涅槃經集解) 72권 |
〈표〉 |
이 가운데 승랑(僧朗)의 『대반열반경집해(大般涅槃經集解)』에 대해서는 이 문헌을 저술한 승랑이 같은 이름의 중국 승려일 수도 있고, 삼론학(三論學)의 대가였던 승랑이 삼론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열반경』의 주석서를 지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승랑을 제외한 신라 승려 6인의 12종 저술 가운데 원효(元曉)의 『열반종요』 1종만이 남아 있어 신라 승려의 『열반경』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살필 수는 없지만, 『열반종요』만으로도 『열반경』에 대한 깊은 식견을 읽을 수 있다. 이 경에 대한 연구는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사상은 불교의 교학 연구의 중심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