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梵語)로는 타타아가타(tatha-gata)라고 한다. 이 말은 두 단어(tatha-+gata 또는 tatha+agata)의 합성어로, 그 단어에 따라 해석에도 약간의 차이가 따른다. 타타아(tatha-)는 여시(如是) 또는 여실(如實)이라는 뜻이고, 타타(tatha)는 진실의 뜻이 있다. 가타(gata)는 ‘가다[逝]’는 뜻이 있고, 아가타(agata)는 ‘도달한다’, ‘오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므로 타타아가타는 지금까지의 부처들과 같은 길을 걸어서 열반의 피안에 간 사람, 또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따라서 여래는 ‘여실히 오는 자’, ‘ 진여(眞如)에서 오는 자’라는 뜻이며, 진여세계에서 와서 진여를 깨치고 여실한 교화활동 등의 생활을 한 뒤에 사라져 가는 이로서, 부처와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다.
원시불교시대에는 석가모니가 ‘여래’를 복수형으로 많이 사용하였고, 윤회에서 해탈한 진인(眞人)에 대하여 제3인칭 제3자적으로 사용하였을 뿐, 제1인칭으로서 자신을 호칭할 때 여래라고 한 경우는 없었다. 불(佛)이라는 말도 당시 사람에게는 희귀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여래라는 말은 더욱 이상인(理想人)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으며, 석가모니는 자기가 여래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도 삼갔다. 후세에는 여래와 불이 구별 없이 사용되어 아미타불을 아미타여래, 약사불(藥師佛)을 약사여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부처에게 있는 공덕상(功德相)을 일컫는 명호를 여래십호(如來十號)라고 하여 대부분의 의식문(儀式文) 속에 이 십호를 넣어 외우도록 하였다. 이 십호는 여래의 열 가지 별칭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외우는 자체가 공덕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십호의 명칭과 뜻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응공(應供):여래는 진리와 상응한 이로서 능히 사람과 천인의 존경을 받고 공양을 받을 수 있는 이라는 뜻이다. ② 정변지(正遍知):여래는 바르고 완전하게 진리를 깨달은 이라는 뜻이다. ③ 명행족(明行足):여래는 천안통(天眼通) · 숙명통(宿命通) · 누진통(漏盡通) 등의 신통과 생각과 말과 행동이 온전하게 갖추어진 이라는 뜻이다.
④ 선서(善逝):여래는 잘 가는 이라는 뜻으로, 미혹의 세계를 뛰어넘어서 다시는 미혹으로 돌아오지 않음을 나타낸다. ⑤ 세간해(世間解):여래는 세간과 출세간(出世間)의 일을 남김없이 다 아는 이라는 뜻이다. ⑥ 무상사(無上士):여래는 세간에 있어 가장 높은 이라는 뜻이다. ⑦ 조어장부(調御丈夫):중생을 잘 조복(調伏)하고 제어하며 열반으로 인도하는 이라는 뜻이다.
⑧ 천인사(天人師):여래는 능히 하늘과 인간의 스승이 되는 이라는 뜻이다. ⑨ 불(佛):여래는 깨달은 이, 진리의 눈을 뜬 이라는 뜻이다. ⑩ 세존(世尊):여래는 많은 덕을 갖추어서 세간에서 능히 존경을 받는 이라는 뜻이다.
이와 같은 명호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여래와 불과 세존이며, 응공은 아라한(阿羅漢)을 지칭할 때 많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