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십호는 여래가 지닌 공덕의 모습을 표현한 여래, 응공, 정변지 등 열 가지 이름을 가리킨다. 십종통호(十種通號)라고도 한다. 여래십호는 초기 경전부터 등장하는 명칭이다. 여래가 지니고 있는 열 가지 공덕의 모습은 ① 여래(如來), ② 응공(應供), ③ 정변지(正?知), ④ 명행족(明行足), ⑤ 선서(善逝), ⑥ 세간해(世間解), ⑦ 무상사(無上士), ⑧ 조어장부(調御丈夫), ⑨ 천인사(天人師), ⑩ 불세존(佛世尊)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래의 열 가지 명호 가운데에서 특히 ‘여래’와 ‘불’과 ‘세존’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여래십호(如來十號) 또는 십종통호(十種通號)라고도 한다. 여래십호는 여래가 지니고 있는 공덕의 모습을 일컫는 열 가지 이름[十號]이다.
여래가 지니고 있는 열 가지 공덕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래’(如來)는 범어 ‘따타가따’(tathāgata)를 옮긴 것이다. 따타가따는 ‘따타’(tathā)와 ‘아가따’(agata)의 합성어이다. ‘따타’(tatha)는 ‘여시’(如是) 혹은 ‘여실’(如實)을 의미하고, ‘아가따’(agata)는 '가다'는 뜻인 ‘가따’(gata)와 ‘도달하다’ 또는 '오다'는 뜻인 ‘아가따’(agata)를 아우른 것이다. 그러므로 ‘따타아가따’는 이와 같이 온 ‘여래’(如來)이자 이와 같이 간 ‘여거’(如去)를 의미한다. 여래에서 ‘여’는 진여(眞如)이며 진여의 도를 타고 인[因行]에서 과[佛果]를 찾아와서 정각의 뜻을 이루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며 이러한 여래를 진신여래(眞身如來)라고 한다. 또한 진여의 도를 타고 삼계에 와서 교화를 드리우는 여래를 응신여래(應身如來)라고 한다.
초기불교시대에는 석존이 ‘여래’를 복수형으로 자주 사용하였다. 이것은 윤회에서 해탈한 진인에 대하여 제3인칭 즉 제3자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여래는 자신을 일컫는 제1인칭으로서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후대의 중국인들이 붓다를 음역한 ‘불타’(佛陀)와 달리 번역한 ‘불’(佛)이라는 말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희귀한 용어로 알려졌지만, ‘여래’라는 용어는 ‘이상적인 인간’[理想人]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석존은 자신이 여래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도 삼갔다.
이후 동아시아에서는 따타가따의 여래와 붓다의 불을 구별 없이 사용하여 아마타여래를 아미타불, 약사여래를 약사불로 부르고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래가 지닌 열 가지 공덕상에 의거하여 여래십호라고 하였고 여러 의식문(儀式文) 속에 이 열 가지 명호를 넣어 외우도록 하였다. 이 열 가지 명호는 여래의 열 가지 별칭이므로 그것을 외우는 것 자체가 공덕이 된다고 하여 널리 권장되었다.
『성실론(成實論)』 권1에는 “여래는 여실한 도를 타고 와서 정각을 성취하므로 여래라 한다”고 하였고, 『전법륜론(轉法輪論)』에는 “여실하게 옴으로 여래라 하며 (중략) 열반의 이름은 ‘여’(如)요, 지해(知解)의 이름은 ‘래’다. 정각 열반이므로 여래라 한다”고 하였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여러 붓다들은 안온한 도에서 왔으며, 이 붓다 또한 이와같이 왔으므로 여래라 한다”고 하였다. 『승만보굴(勝鬘寶窟)』 상 말에는 “여래는 몸체가 같이 오므로 여래라 하고, 또한 제불과 같이 오므로 여래라 한다”고 하였다.
둘째, 응공(應供)은 범어 아르하트(Arhat)를 옮긴 것이다. 진리에 상응한 이로서 능히 인간과 천인의 공양을 받을만한 이이므로 이렇게 부른다.
셋째, 정변지(正徧知)는 범어 삼먁삼붓다(samyak-saṃbuddha)를 옮긴 것이다. 여래는 바르고 완전하게 진리를 깨달은 이이며 일체의 법을 두루 알므로 이렇게 부른다.
넷째, 명행족(明行足)은 범어 비디야짜라나상빤나(vidyā-caraṇa - saṃpanna)를 옮긴 것이다. 천안통, 숙명통, 누진통의 삼명(三明) 및 몸과 말과 생각의 행업이 모두 다 원만하게 갖추어진 이이므로 이렇게 부른다.
다섯째, 선서(善逝)는 범어 수가따(sugata)를 옮긴 것이다. 여래는 잘 가다 잘 가다[好去好去]는 뜻이며 미혹의 세계를 뛰어넘어 다시 미혹의 세계로 돌아오지 않음을 나타낸다. 일체의 지혜를 큰 수레로 삼아서 팔정도를 행하여 열반에 들어가므로 이렇게 부른다.
여섯째, 세간해(世間解)는 범어 로까비드(Loka-vid)를 옮긴 것이다. 여래는 능히 세간의 유정[衆生]과 유정이 아닌 것[非衆生]을 또렷이 알기 때문에 세간의 멸과 출세간의 도를 알게 되므로 이렇게 부른다.
일곱째, 무상사(無上士)는 범어 아눗따라(Anuttara)를 옮긴 것이다. 여래는 세간에 있으면서도 가장 높은 이이며, 모든 법 가운데 있으면서 열반이 최고인 것처럼 일체 중생 속에서는 붓다 또한 최고인 것과 같다. 일체 중생 속에 있으면서 붓다 또한 위가 없으므로 이렇게 부른다.
여덟째, 조어장부(調御丈夫)는 범어 뿌루샤다먀사라티( puruṣa-damya-sārathi)를 옮긴 것이다. 여래는 중생을 갖가지 방편으로 잘 제어하며 어떤 때는 부드러운 말[柔軟語, 輭美語]로, 어떤 때는 매정한 말[苦切語, 悲絶語]로 능히 장부를 조어하여 열반[善道]에 들어가게 하므로 이렇게 부른다.
아홉째, 천인사(天人師)는 범어 쌰스따데바마누샤남(śāstā deva-manuśyāṇāṃ)을 옮긴 것이다. 여래는 인간과 천인의 스승(인도자)이 되어 능히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아니될 일, 선한 일과 선하지 않은 일로 인간과 천인들과 하여금 번뇌에서 해탈하도록 이끌어 보여 주므로 이렇게 부른다.
열째, 불세존(佛世尊)은 범어 붓다(Buddha)와 바가밧(bhagavat)을 옮긴 것이다. 붓다는 지자(知者) 혹은 각자(覺者)라고 하며, 세존은 많은 덕을 갖추어 세간에서 능히 존중과 공경을 받는 이이다.
여래십호는 초기 경전부터 등장하는 명칭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불(佛)과 세존(世尊)을 나누어 열 한가지 명칭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세간해’와 ‘무상사’를 합해 하나의 명호로 하기도 하고 혹은 ‘불’과 ‘세존’을 합해 하나의 명호로 하기도 하며, 더러는 ‘무상사’와 ‘조어장부’를 합해 하나의 명호로 하거나 '세존'을 앞의 열 가지 명호를 모두 갖춘 자의 명칭으로 따로 분류하는 등 여러 설을 통해서 '십호'의 의미가 해석되었다. 이 중 ‘여래’ ‘불’ '세존'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명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래의 열 가지 명호 가운데에서 특히 ‘여래’와 ‘불’과 ‘세존’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반면 ‘응공’은 아라한을 일컬을 때 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