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적 합성어는 두 어기의 결합 방식이 일반적인 통사적 구성의 방식과 일치하는 합성어이다. 어기는 단어 형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두 어기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합성어는 어기의 결합 방식에 따라 통사적 합성어와 비통사적 합성어로 나뉜다. 통사적 합성어는 그 구성 방식이 국어의 정상적인 단어 배열법, 구를 이루는 방식, 또는 국어의 정상적인 문장 구성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둘 또는 그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하여 이루는 단어를 복합어라고 부르는 경우 ‘통사적 합성어’는 ‘통사적 복합어’로 불리게 된다.
‘밤낮’은 두 개의 명사가 어울린 것인데, ‘밤#낮’과 같이 중간에 쉼(휴지)를 두거나 ‘밤, 낮’과 같이 중간에 쉼표를 하면 단순한 단어의 배열로 볼 수 있다. ‘큰집’은 형용사 ‘크다’의 관형사형 ‘큰’과 명사 ‘집’이 결합된 것으로 명사 앞에 관형사형이 놓이는 것 또한 우리말의 정상적인 통사적 구성 방식이다.
‘들어가다’는 동사와 동사가 연결어미를 매개로 하여 합친 합성어이며 ‘동트다’는 명사와 동사가 주어와 서술어 구성을 이룬 합성어인데 이러한 구성 또한 국어의 정상적인 통사적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통사적 합성어는 구성 방식이 구를 이루는 방식과 같다고 하여 구형 복합어라고도 한다.
통사적 합성어는 어기의 특성과 구성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 어간+ 어미+어간’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로는 ‘가려내다, 알아보다, 스며들다, 들어가다, 뛰어가다’, ‘갈고닦다, 끼고돌다, 날고뛰다, 싸고돌다’, ‘스며들다’ 등이 있다. 이들은 구성은 ‘갈아 마시다’, ‘들고 가다’, ‘울며 가다’ 등의 통사적 구성과 동일하다.
‘ 관형어+ 체언’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큰집, 큰아버지, 작은집, 작은아버지, 굳은살, 뜬소문, 볼일, 큰일’ 등이 있다. 이들은 ‘큰 나무’, ‘작은 나무’, ‘굳은 땅’, ‘볼 사람’ 등과 통사적 구성이 동일하다.
‘ 부사+ 용언’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에는 ‘가로막다, 가로지르다, 잘되다, 그만두다, 바로잡다’ 등이 있다. 이들은 ‘가로 내젓다’, ‘잘 자라다’, ‘그만 먹다’, ‘바로 앉다’ 등과 부사가 용언을 수식하는 통사적 구성이 동일하다.
‘ 주어+ 서술어’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겉늙다, 낯설다, 빛나다, 힘들다, 겁나다’, ‘값싸다’, ‘배부르다’ 등이 있는데, 이들은 ‘겉이 늙다’, ‘낯이 설다’, ‘빛이 나다’, ‘힘이 들다’, ‘겁이 나다’, ‘값이 싸다’, ‘배가 부르다’ 등 ‘주어+서술어’의 통사적 구성에서 주격 조사가 생략된 구성과 동일하다.
‘ 목적어+서술어’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본받다, 힘쓰다, 등지다, 선보다’ 등의 동사가 있는데, 이들은 ‘본을 받다’, ‘힘을 쓰다’, ‘등을 지다’, ‘선을 보다’ 등 ‘목적어+서술어’의 통사적 구성에서 목적격 조사가 생략된 구성과 동일하다.
‘ 부사어+서술어’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앞서다, 뒤서다, 거울삼다’ 등의 동사가 있는데, 이들은 ‘앞에 서다’, ‘뒤에 서다’, ‘거울로 삼다’ 등 ‘부사어+서술어’의 통사적 구성에서 부사격 조사가 생략된 구성과 동일하다.
‘ 명사+명사’ 구성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손목, 논밭, 고무신, 산나물, 이슬비, 어깨동무’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구의 형식인 ‘학교 운동장, 어머니 사랑, 어깨 넓이’ 등과 동일한 구성상의 특징을 갖는다.
‘ 관형사+명사’ 구성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새해, 첫사랑, 각살림, 이것, 그것’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헌 책’, ‘각 가정’, ‘첫 월급’, ‘이 사람’ 등과 같은 통사적 구성과 동일하다.
‘부사+부사’의 구성 방식을 가지는 통사적 합성어에는 ‘잘못’, ‘곧잘’ 등이 있다. 이는 ‘더 빨리’, ‘아주 잘’ 등과 동일한 구성이다. 이러한 방식의 통사적 합성어는 드물다.
통사적 복합어는 구와 그 구성 방식이 같으므로 그것이 복합어인지 구인지 그 경계를 긋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예로 위의 ‘뛰어나다’나 ‘타고나다’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된 복합동사의 경우에 그것이 구가 아니고 복합어이며 따라서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써야 한다는 것을 판정하는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물론 이 경우에는 한 단어의 내부에는 다른 요소가 개입될 수 없다는 단어의 판별 기준이 유용하다.
‘어간+-어/고+-어간’에서 ‘어간-어/고’ 뒤에 ‘깎아 먹다/깎아서 먹다’와 ‘-서’를 개입시킬 수 있으면 그것은 두 단어 곧 구이고, ‘*뛰어서 나다’와 같이 ‘-서’를 개입시킬 수 없으면 한 단어, 곧 복합동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알아보다, 건너뛰다, (물이) 차오르다, 떠오르다, 달아매다’ 따위와 같이 실제 동작의 순서와는 반대 어순으로 두 어간이 배열되는 경우도 통사적 복합어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통사적 복합어 가운데 이러한 판별 기준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민주국가, 한글세대, 가을비’처럼 명사끼리 결합된 경우나 ‘벗삼다’, ‘마음놓다’ 등 명사와 동사가 결합하여 명사가 주어, 목적어, 부사어 구실을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러한 예들에 대해서는 국어사전마다 처리가 엇갈리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만큼 판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둘 또는 그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하여 이루는 단어, 즉 파생어를 포함하는 부류를 ‘복합어’라고 부르는 경우 ‘통사적 합성어’는 ‘통사적 복합어’로 불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