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어(客語) 또는 대격어(對格語)라고도 한다. 동사와 함께 서술어부를 이루는 직접성분의 체언구(體言句)를 이루며, 전통적으로 ‘주어가 행한 행위를 받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말’이라 정의된다. 이와 같은 전통적 정의법은 의미적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이미 오래 전에 그 결함이 지적되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 “철수는 밥을 먹었다.”와 같은 예에서 ‘쥐를, 밥을’은 확실히 ‘잡다, 먹다’의 동작을 받고(입고) 있어서 위의 정의를 충족시켜주지만, 가령 “나는 그를 보았다.”, “나는 새소리를 들었다.” 따위에서는 ‘그를, 새소리를’ 등이 ‘보다, 듣다’의 동작을 받고 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적어는 의미적 기준만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되며, 그와 더불어 형태·통사적(統辭的) 기준(문법적 기준)에 의한 양면적인 정의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목적어는 형태적으로 체언의 특정한 굴절(屈折, 語形變化)에 의하여 표현된다. 즉, 체언에 목적격 접미사(대격 접미사) ‘-을·-를·-ㄹ’을 접미하여 이룬다.
서구(西歐)의 여러 언어들은 ‘동사-목적어’의 어순(語順)이나 동사와의 문법적 호응관계도 목적어를 다른 성분과 구별하는 기준이 되지만, 국어의 경우 이것들은 문법적 의미를 별로 가지지 못한다.
그런데 형태적 기준으로 볼 때, “철수는 산길을 갔다.”, “철수는 집을 나왔다.”의 ‘가다, 나오다’는 분명히 자동사인데도 불구하고 ‘길을, 집을’과 같은 목적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여 위에 든 기준에 상충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비록 목적격 접미사를 취한 체언구라 하더라도 엄밀한 의미에서 목적어라 할 수 없으며, 따라서 형태적 기준의 적용 한계에도 문제가 있다. 그리하여 목적어와 한정어, 그리고 보어와의 관계는 보다 높은 층위 중에서 타동사의 능동구문(能動構文)을 피동구문(被動構文)으로 바꿀 때 본래의 목적어는 주어로 전환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정어나 보어는 그럴 수 없는 통사적 기준에 따라 설명하게 된다.
목적어를 요구하는 동사를 타동사라고 하는데, 타동사를 가진 문장은 그 핵심이 두 개의 명사항과 하나의 동사로 되어 있다는 데 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라는 문장의 통사구조(統辭構造)에 있어서 주어는 체언구의 ‘고양이가’이며, 서술어는 ‘쥐를 잡았다’로서, 서술어는 다시 타동사의 ‘잡다’와 그 목적어 ‘쥐를’로 분석된다. 이런 분석은 자동사구문 “고양이가 기어간다.”와 문법적으로 평행관계를 이루는 전제 위에서 정당하다.
이 두 문은 어느 쪽의 순으로도 등위접속(等位接續)이 가능하며, 그 결과로 되는 중문에서 ‘고양이가’를 하나 삭제할 수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의 성분구조가 ‘명사구-동사구’라는 구조에 의하여 설명되는 층위에서 “고양이가 기어간다.”의 성분구조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타동사와 목적어의 관계를 지적하였지만, 동사가 문의 핵심에 있어 결합하는 체언구의 수에 따라 분류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체언구의 성분을 기술하는 방법도 제기되었다. 그것에 따르면, 하나의 체언구를 요구하는 ‘죽다’와 같은 동사를 일항동사(一項動詞, one-place verb)라 하고, ‘죽다’와 맺어지는 일항은 가령 “그 노인은 죽었다.”에서 그 핵심을 이루는 주어 ‘그 노인은’에 의하여 채워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종래의 타동사(가령 ‘잡다’)는 이항동사(二項動詞)로서 일항은 주어, 또 다른 일항은 목적어에 의하여 채워지며, 이밖에도 동사 가운데는 주어·직접목적어·간접목적어 또는 ‘방향성’의 처격어(處格語)와 결합하는 삼항동사(三項動詞, 가령 ‘주다’)도 있게 된다. 이러한 견해의 적정성(適正性)은 별도의 문제로 치더라도 문구조와 동사, 그리고 .주어나 목적어가 서로 의존관계를 이루는 특성은 잘 나타나, 목적어의 개념도 객관화된다고 하겠다.
내면의 의미적 구조와 외면의 통사적 표지(標識)의 관계에서 내면적 구조를 중시하는 변형생성문법(變形生成文法)의 이론은 목적어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를 제안하였다. 가령, 피동구문에서 문법적으로 주어로 나타나는 것은 사실상 의미적으로는 목적어라는 것이라든가, 복합구문에서 동일어구가 의미적으로 주어나 목적어의 어느 쪽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즉, “네가 주문한 책이 도착하였다. ”에서 문법적 기준으로만 본다면, 주어는 ‘책’이다. 그러나 의미적 기준에서 본다면, 이 ‘책’은 종속절(從屬節)에서는 ‘주문하다’의 목적어이며, 주절(主節)에서는 ‘도착하다’의 주어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내면의 의미적 구조가 외면의 통사적 표지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는 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