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 형용사와 함께 활용을 하는 용언으로서, ‘존재’나 ‘소유’의 뜻을 나타내는 ‘있다, 없다, 계시다’가 이에 속한다.
존재사는 ‘사물의 존재여부를 표시’한다는 의미적 범주로도 독자성을 가지지만, 특히 그를 동사나 형용사와 따로 나누어 세우는 근거는 활용상의 특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어휘수는 적으나 그들의 문법적 성질, 특히 활용에 나타나는 형태론적인 규범은 매우 특이한 바탕을 가지고 있다. 즉, 존재사는 활용에 있어 동사와 형용사의 각기 다른 특성을 부분적으로 교차하여 공유하는 양면성을 드러낸다.
그 한 예로 ‘있다, 있는다, 없다’는 서술형의 경우, 그 굴절방식이 형용사와 거의 같아서 현재형이 ‘―다’로 실현되지만, 관형사형의 경우는 이와 달리 동사의 어미 범주인 ‘―는’을 취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존재사는 동사의 그것과 같아져, 동사나 형용사의 어느 쪽에도 전적으로 귀속되지 않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 것이 된다.
한편, 존재의 ‘있다’와 ‘계시다’는 명령법 활용형이 가능하여, 형용사와 아주 다르다(너는 여기 있거라). 그리고 ‘존재’의 뜻을 나타내는 ‘있다’의 경어는 ‘계시다’가 되나, ‘소유’의 뜻을 나타내는 경어는 ‘있으시다’가 되며, 그 문법적 성질도 달라 후자는 형용사처럼 명령법을 가질 수 없다.
이러한 몇 가지 현상만 보더라도 이들 어휘의 품사자질이 다른 용언과는 서로 다른 특성이 드러나거니와, 이러한 이유에서 존재사의 설정시비가 품사론의 논쟁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존재사의 품사정립은 이완응(李完應, 1929)에서 비롯하여 박승빈(朴勝彬, 1931)으로 이어졌으며, 광복 후의 문법논의에서 존재사와 지정사가 각각 이희승(李熙昇) 문법과 최현배(崔鉉培) 문법의 한 특징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행 학교문법에서는 이들을 동사와 형용사 안에 포섭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