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정부가 수출입국(輸出立國)과 경제 도약을 표방하며 수출드라이브정책을 추진하였다면, 1980년대에는 기술입국(技術立國)과 제2의 경제 도약을 목표로 기술드라이브정책을 추진하였다. 수출드라이브정책이 수출을 강조하고 수출 증대를 위해 각종 지원 및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였듯이, 기술드라이브정책은 기술을 강조하고 기술 개발을 위해 각종 지원 및 정책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과학기술처(科學技術處)는 1982년 1월 제1회 기술진흥확대회의(技術振興擴大會議)에서 기술드라이브를 제5공화국의 과학기술정책(科學技術政策)의 공식 기조로 선포하였다. 과학기술처는 ‘기술 주도의 새 시대 전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제5공화국의 과학기술정책이 제2의 경제 도약을 위한 기술 주도의 정책 방향에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은 ‘앞으로 정부의 모든 경제사회발전 계획이나 산업 정책의 추진에 있어서 기술 및 인력 개발에 중점을 두는 기술 우위 정책을 확고한 신념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관계 부처의 역할까지 세세하게 지시하였다. 즉, 기술드라이브정책은 단순히 과학기술처에 국한된 정책이 아니라 모든 정부 부처들이 함께 추진해야하는 국가 정책이었다.
기술드라이브정책은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第五次經濟社會發展五個年計劃)의 과학기술부문계획(1982~1986)으로 구체화되었다. 주요 정책 방향은 ‘첨단 산업 기술개발’, ‘산업 고도화’, ‘공공 기술은 정부 주도, 산업 기술은 기업 주도, 기초 및 응용 연구는 대학 중심으로 추진’, ‘핵심 전략 기술은 출연 연구소·산업계·학계의 공동 참여형의 국책 연구 개발 사업으로 추진’, ‘기업 연구소·대학 부설 연구소 육성 및 활성화’ 등이었다.
1983년에는 기술약진전략(技術躍進戰略)으로 개칭되어 ‘지금까지 다져온 우리의 기술 기반으로부터 모든 기술을 하나씩 차례로 개발해 나가기보다 핵심 거점 기술을 먼저 집중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첨단 산업 기술에 도전하여 신제품, 신공정을 개발하는 한편, 생산 현장 기술을 개량·발전시켜 생산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최단 기간 내 선진 대열에 진입하고자하는 기술개발 기본 전략’으로 추진되었다.
기술드라이브정책의 추진으로 정부 정책에서 과학기술이 경제 발전을 보조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경제 발전뿐 아니라 국가 발전까지 선도하는 최우선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 변화된 과학기술의 위상과 역할로 이전 정부에서는 단지 구상이나 계획에 그쳤던 과학기술정책들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실천될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