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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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4년에, 예수회 선교사 우르시스(熊三拔)에 의해 한역되어 간행된 규표(圭表)의 원리를 서양 천문학의 ‘지원설(地圓說)’을 이용하여 해설한 개설서.
문헌/고서
간행 시기
1614년(광해군 6)
편저자
우르시스, 주자우 등
권책수
1권 1책
권수제
표도설(表度說)
판본
초간본
표제
표도설(表度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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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표도설』은 1614년에 예수회 선교사 우르시스(熊三拔)에 의해 한역되어 간행된, 규표(圭表)의 원리를 서양 천문학의 ‘지원설(地圓說)’을 이용하여 해설한 개설서이다. 규표의 이론적 해명을 위해 ‘지원설’의 다섯 가지 명제를 제시하고 상론(詳論)하였는데, 실질적으로는 ‘지원설’의 정당함을 규표라는 중국 전통 의기를 이용하여 입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정의
1614년에, 예수회 선교사 우르시스(熊三拔)에 의해 한역되어 간행된 규표(圭表)의 원리를 서양 천문학의 ‘지원설(地圓說)’을 이용하여 해설한 개설서.
저자 및 편자

역자(譯者)는 이탈리아인 예수회 선교사 우르시스(Sabatino de Ursis, 熊三拔, 15751620), 중국인 공역자(共譯者)는 흠천감(欽天監) 감부(監副) 주자우(周子愚, 생몰년 미상), 탁이강(卓爾康, 15701644)이다. 역자 우르시스는 1605년(선조 38)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利瑪竇, 15521610)의 요청에 응해 로마의 예수회 본부가 천문학(天文學)에 능통한 선교사의 파견을 결정함에 따라 중국에 제일 먼저 파견된 선교사이다. 콜레지오 로마노에서 크리스토프 클라비우스(Christoph Clavius, 15381612)에게 수학을 사사(師事)했다.

서지사항

목간본은 1614년(광해군 6)에 1권 1책(不分卷)으로 간행되었다. 이후 1627년(인조 5)경에 이지조(李之藻, 15711630)에 의해 간행된 서학서 총서 『천학초함(天學初函)』에도 이 목간본이 수록되었다. 모두(冒頭)에 주자우의 「표도설서(表度說序)」, 웅명우(熊明遇, 15791649)의 「서(序)」가 붙어 있다. 로마의 예수회 아카이브(Jesuit Archives)에도 당시 간행된 『표도설』이 한권 소장되어 있는데, 웅명우의 서 대신 이지조의 서문이 있다. 청대(淸代)에는 건륭기(乾隆期)에 편찬된 『사고전서(四庫全書)』에 편입되었다.

『표도설』의 주요한 번역 저본은 『건곤체의(乾坤體義)』, 『천문략(天問略)』 등과 마찬가지로 독일 출신의 예수회사이자 저명한 수학자, 천문학자로, 1583년(선조 16)에 반포된 그레고리오력 개력의 중심인물이었던 클라비우스가 13세기의 천문학 개설서 『사크로보스코 천구론(Tractatus de Sphaera)』에 대해 다량의 주석을 부가한 『사크로보스코 천구론주해(天球論註解, In Sphaeram Ioannis de Sacrobosco Commentarius, 1570년 초판)』로 추정되나, 후반부에는 같은 저자의 『일구론(日晷論, Gnomonices, 1581)』으로부터의 인용도 보인다.

편찬 및 간행 경위

1610년(광해군 2) 12월에 발생한 일식(日蝕) 예보에 오류가 발생하자, 흠천감(欽天監) 감부(監副)인 주자우는 익년(翌年) 예수회 선교사 롱고바르디(Nicolo Longobardo, 龍華民, 1559~1654), 우르시스 등과 더불어 서양 천문학서를 한역할 뜻을 상주(上奏)하였지만,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이후 1614년에 우르시스가 구술하고 주자우, 탁이강이 받아 적어 우선적으로 간행한 서양 천문학서가 『표도설』이다. 이지조는 간행에 즈음하여 다시 한번 「청역서양역법등서소(請譯西洋曆法等書疏)」를 상소하였다.

구성과 내용

규표(圭表, gnomon)란 그림자의 길이를 관측하여 절기를 측정하는 중국의 전통적인 관측 의기(觀測儀器)의 하나이다. 절기의 측정에 있어, 서양은 혼천의(armillary sphere)를 통해 춘분점을 관측하였지만, 중국은 고대부터 규표를 세워 그 그림자의 길이를 관측함으로써 동지(冬至)의 정확한 시각을 결정하였다.

『표도설』은 규표라는 중국 전통 관측 의기의 사용법을 이해하기 위한 제원리를 서양 천문학의 기본 명제 다섯 가지를 논술함으로써 체계적으로 해설한 저작이다. 다섯 가지 명제는 다음과 같다. (1)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등속 운동을 하며, 그림자 또한 등속 운동을 한다. (2)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다. (3) 지구는 태양보다 월등히 작기 때문에 천구 중심의 한점에 불과하다. (4) 지구는 둥글다(地圓). (5) 규표의 끝을 천구의 중심으로 간주한다. 『표도설』의 이 다섯 가지 명제는 실은 ‘지원설(地圓說)’을 지탱하는 명제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표도설』은 중국인에게 친숙한 규표를 이용하여 논리적인 형태로 지원설을 주창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특기할 사항은, 경도(經度)와 위도(緯度)의 용어가 처음으로 현대적 의미로 정착된 것이 『표도설』과 다음해 간행된 『천문략』을 통해서라는 점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용어의 사용에 혼동이 존재하였고, 경도와 위도가 현대와는 정반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단, 『사고전서(四庫全書)』와 『표도설』은 이 오류를 수정하였다).

『표도설』에는 마지막으로 같은 원리를 이용한 일구(日晷)의 제작법이 소개되어 있다. 원주형 해시계(cylindrical sundial)의 한 형태로, 위도에 고정되어 있지만, 연중으로 시간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16세기 이후에 서양에서 널리 쓰였던 것은 해시계였다.

의의 및 평가

명말(明末)에 전래한 서양 천문학의 지식 중에서 ‘지원설’은 수용자의 입장에서도 비판자의 입장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이론이었고, 또 결과적으로 서양 천문학의 우위를 점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론이기도 하다. 『표도설』은 ‘지원설’을 설명함에 있어 규표라는 중국인에게 친숙하고 또 상징적인 천문의기를 이용함으로써 ‘지원설’의 수용에 거부감을 줄이려고 노력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1610년대 중반 이후로는 중국인들이 스스로 ‘지원설’을 옹호하는 저작을 간행하기 시작하는데, 『표도설』에 서문을 붙인 웅명우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다만 이 시기 중국인들의 저작은 그 수용의 이유로 ‘이치에 동서양이 있을 수 없다’는 ‘동해서해, 심동리동(東海西海, 心同理同)’을 주장하면서도, 『초사(楚辭)』에 보이는 ‘환칙구중(圜則九重)’이나 『태현경(太玄經)』의 ‘천유구중(天有九重)’ 등의 전거를 인용하여 서양의 이론이 ‘중국에 이미 존재했었다.’라고 하는 ‘고이유지(古已有之)’론을 주창하기 시작하였음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경향은 청대에는 ‘서양 과학 중국 기원설(西學中源說)’로 발전하였다.

참고문헌

원전

『표도설(表度說)』
『천학초함(天學初函)』

단행본

安大玉, 『明末西洋科學東傳史』 (知泉書館, 2007)

논문

Ugo Baldini, The Academy of Mathematics of the Collegio Romano from 1553 to 1612. (Mordechai Feingold Ed., Jesuit Science and the Republic of Letters, The MIT Pres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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