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선(朝鮮詩選)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오명제는 병부급사중(兵部給事中) 서관란(徐觀瀾)을 따라 조선에 들어왔다가 조선의 한시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오명제 자신이 지은 서(序)에 의하면 “허균(許筠)이(삼형제 가운데) 가장 영민해서 (시를) 한 번 보면 잊지 않아, 동방의 시를 수백 편이나 외워 주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병조좌랑이던 허균의 집에 머물면서 허균이 외워 준 시를 바탕으로 『조선시선』을 편집했으므로,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시가 58수, 허균의 시가 15수나 실렸다. 그 밖에 오명제와 자주 만났던 윤근수(尹根壽)·이덕형(李德馨) 등이 그의 편집을 도왔다. 권1에 오언고시 12명 28수, 권2에 오언고체 15명 27수, 권3에 오언율시 34명 56수, 권4에 오언배율 3명 3수, 권5에 칠언배율 27명 59수, 권6에 오언절구 28명 4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