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거친 화강암 석재를 사용하여 조성하였다. 원형의 대좌 위에 불상을 안치하였다. 동일한 석재로 만든 광배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이 불상은 항마촉지인에 편단우견의 착의법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도상은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 대탑 안에 봉안되었던 석가모니의 항마성도상을 원형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 8세기 전·중반 무렵부터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머리는 나발형이지만, 이마와 후두부 쪽에만 나발이 남아 있고, 나머지는 매우 희미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육계는 낮고 옆으로 퍼진 모습이다. 양쪽 귓불은 더 길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모두 파손되어 있다. 당당하고 넓은 어깨에 허리를 곧추 세우고 고개를 약간 숙였다. 가슴의 양감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마치 숨을 크게 들이쉰 채 참고 있는 듯 팽창된 느낌이다. 상체에 비해 결가부좌한 두 다리의 폭은 넓고 낮아서 이 상의 전체적인 비례는 정수리로부터 양어깨와 무릎으로 이어지는 완연한 삼각형 구도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상체가 상대적으로 짧아지면서 촉지인의 팔이 자연스럽게 굽어지지 않고 ‘ㄴ’자에 가깝게 구부러져 경직된 느낌을 주어 다소 도식화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석의 윗면에는 불상의 결가부좌하며 교차된 두 발 사이로 흘러내리는 부채꼴 모양의 옷자락이 좌우대칭으로 그리 깊지 않게 부조되어 있다. 상대석은 복련인데 연판마다 화문이 표현되어 있다. 중대석은 탱주를 모각한 8각 평면이며, 면석에는 아무런 조식이 없다. 하대석은 석굴암과 같은 복판의 연판으로 이루어졌는데 양감이 풍부하고 연판의 끝은 반전되어 올라간다. 지대석은 방형이고, 각 면마다 3개씩의 안상이 새겨졌다. 현재는 불단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항마촉지인을 결하고 특히 편단우견의 착의법을 하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석가모니 불상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이 상의 왼손 바닥에 약함이 올려져 있어 약사불로 예불되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러한 유형의 불상은 석굴암을 정점으로 발전하여 그 이후에는 전형적인 양식이 사라지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양식으로 많이 조성되었는데, 이 불상도 그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의도적으로 삼각형 구도의 틀 속에 인체를 재구성하여 안정감을 유도하고, 강한 양감과 경직된 추상성을 통해 신성함을 표현하려는 이와 같은 조형성은 대체로 9세기경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