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정운(丁芸). 경상북도 청도 출생. 시조시인 이호우(李鎬雨)의 누이동생이다.
1945년 대구의 문예동인지 『죽순(竹筍)』에 시 「제야(除夜)」를 발표하면서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뒤 통영여자고등학교 · 부산남성여자고등학교 등의 교사를 거쳐 부산여자대학에 출강하기도 하였다.
1964년 부산직할시(지금의 부산광역시) 어린이회관 관장을 맡은 바 있으며, 『현대시학(現代詩學)』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문학을 통한 사회봉사의 공로로 1966년 눌월문화상(訥月文化賞)을 수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바람」(1956) · 「시조3수」(1956) · 「지리산시초(智異山詩抄)」(1957) · 「한라산」(1958) · 「설악산시초(雪嶽山詩抄)」(1959) · 「4월의 하늘 아래서」(1960) · 「경주시초(慶州詩抄)」(1961) · 「목련화」(1965) · 「수혈(輸血)」(1965) · 「아지랭이」(1966) · 「나목(裸木)」(1967) · 「백록담」(1968) · 「미소」(1969) · 「들에서」(1969) · 「추청(秋晴)을 갈(磨)다」(1969) · 「제야(除夜)에」(1970) · 「구천동소묘(九千洞素描)」(1970) 등이 있다.
그는 민족정서를 바탕으로 잊혀져 가는 고유의 가락을 재현하고자 하는 한편, 여성의 맑고 경건한 계시주의(啓示主義)와 한국적 전래의 기다림, 연연한 낭만적 정서를 섬세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하였다.
대표작 「황혼에 서서」(1958)는 애모(愛慕)를 주제로 한 것이면서도 나약하지 않은 강렬한 자기 분신(分身)에 이르는 종교적인 애정을 노래하였다. 「아지랭이」에서는 현대시조의 연작 형식을 벗어나 자유시 이상의 자재성(自在性)을 보인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였다.
시조집으로 『청저집(靑苧集)』(1954) · 『석류』(1968)가 있고 수필집으로 『춘근집(春芹集)』(1958) · 『비둘기 내리는 뜨락』(1966) · 『머나먼 사념(思念)의 길목』(1971) 등이 있다.
후기의 수필은 구도적인 면과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등 사색적인 면과 현실적 관심을 함께 드러냈다. 『한국문학』에서는 그를 기념하여 매년 정운시조문학상(丁芸時調文學賞)을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