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고씨(高氏). 자는 대오(大悟). 경기도 광주(廣州) 출신. 5세에 출가할 뜻을 품었으며, 그 뒤 북한산 장의사(莊義寺)신엄(信嚴)에게서 불경 등을 배우고 15세에 구족계를 받았다.
계행이 매우 높아 고려 태조가 별화상(別和尙)이라 칭하였으며, 왕후가 잉태하자 안산(安産)을 위하여 기원하니 영험이 있었다. 태조가 그의 법력을 빌려 광종을 낳아 이에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 이 후 구룡산사(九龍山寺)에 머물면서 『화엄경』을 강의할 때 새가 날아들고 범이 뜰에 와서 엎드리는 일이 있었다 하여 별대덕(別大德)이라 불렸다.
942년(태조 25)에는 염주(鹽州)와 배주(白州)에 메뚜기가 곡식을 해치므로 『대반야경』을 강하니 벌레가 없어져 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혜종과 정종이 지극히 공경하여 예로써 받들었으며, 968년(광종 19)에 처음으로 국사·왕사의 2사제도가 실시되자 혜거(惠居)를 국사로, 그를 왕사로 삼아 귀법사(歸法寺)에 머무르게 하였다.
974년에는 국사가 되어 가야산으로 옮겨갈 때 왕이 왕후와 백관을 데리고 전송하였으며, 어의를 보내어 병을 보살피게 하였다. 다음해 3월 가부좌한 채 입적하니 나이 75세, 법랍 61세였다. 시호는 법인(法印), 탑호는 보승(寶乘)이며, 충청남도 서산군 운산면 용현리 보원사지에 탑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