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은 조선 중기의 문신 신지제(申之悌, 1562∼1624)의 호로, 소장 전적은 신지제와 아들 신홍망(申弘望, 1600∼?) 및 그 후손과 관련된 필사원본(筆寫原本)과 고문서이다. 2003년 3월 3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어, 의성군 봉양면 구미리 오봉종택에 소장되어 있다.
신지제는 의성 출신으로 본관은 아주(鵝洲)이며, 1589년(선조 22) 증광문과에 급제한 후 내외 요직을 역임하였다. 창원부사 재직 때에는 명화적(明火賊) 정대립(鄭大立) 무리를 잡은 공로로 교서를 받고 통정대부(通政大夫)로 승진하였으며, 인조 때에는 승지를 역임하였다. 의성에 장대서원(藏大書院)을 세워 지방 자제의 교육에 힘썼고, 사후 이 서원에 봉향되고 있다. 저서로 『오봉집(梧峰集)』 4책이 있다. 신지제의 아들 신홍망은 호가 호송(弧松)으로, 1639년(인조 17) 급제한 후 주서 · 정언을 역임하였고, 한때 벽동(碧潼)에 유배되었으나 효종 때 지평 · 풍기군수를 역임하였다. 저서로 『호송집(弧松集)』 2책이 있다.
소장 전적은 모두 8종 5책 78매로, 이 중 필사원본으로는 『영남동도회첩(嶺南同道會帖)』, 『장사목록(長沙目錄)』, 『조선팔도지도(朝鮮八道地圖)』(17세기말 추정), 『재사종의(齋舍宗議)』, 『구미보신장도목완의(龜尾洑新粧都目完議)』, 『갑진걸물절왜사소(甲辰乞勿絶倭使疏)』 등 오봉 친필의 소문초(疏文抄)와 기타 문집 소재 문초 등 6종이다. 『장사목록』은 1652년(효종 3) 신홍망이 탄핵사건으로 평안도 벽동에 유배 갔을 때 쓴 일기이고, 『재사종의』는 기제(忌祭) · 묘제(墓祭) · 묘위토(墓位土)에 관한 완의(完議)이다. 『구미보신장도목완의』는 신지제가 축보한 구미보에 관한 내력과 완의로, 구미보 몽리호(蒙利戶)의 답수(畓數)와 경작자 명단, 수세액 등을 기재한 기록이다.
고문서로는 신지제 부자의 교지(敎旨) · 첩지(牒旨) 등 49장, 유지(有旨) 2장, 교서(敎書) 1장, 시권(試券) 3장, 혼례간(婚禮柬) 2장, 신지제의 녹패(祿牌) 3장, 준호구(准戶口) 22장, 신도일(申道一)의 종가입후표문(宗家立後標文: 입양문서) 1장 등이 있다.
신지제 · 신홍망 부자는 조선 중기 의성을 대표하는 명현으로, 학행과 명망이 있어 조정에서나 향촌에 있어서 사림의 모범이 되었다. 소장 전적은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과 법제 · 풍습, 이 가문의 재산규모 등을 연구하는 자료로서 국가유산의 가치와 사료적 가치가 높다. 특히 『구미보신장도목완의』는 조선 후기 보(洑)의 축조와 수세 징수 등 수리사(水利史) 연구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