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3책. 필사본.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에 기대승(奇大升)·성수침(成守琛) 등 78편, 권2에 성세창(成世昌)·장주(莊周) 등 105편, 권3에 이언적(李彦迪)·조지(趙摯) 등 10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로 인물·역사·경전·지리·문물·제도·풍속·예절 등 광범위한 내용을 일정한 순서나 체계 없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기존재(奇存齋)」는 기대승의 인품을 기술한 것으로, 그의 성품이 강직하여 비록 스승이라도 옳은 일에 대하여 양보하지 않았다고 평하였다. 인종이 죽자 문정왕후(文定王后)의 복상문제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는데, 이 때 스승 이황(李滉)의 의견에 반대하여 교정하였다. 뒤에 이황은 기대승이 아니었으면 만고의 죄인이 될 뻔하였다고 술회하였다는 일을 예로 들었다.
「기묘사화」에서는 남곤(南袞)과 심정(沈貞)이 명리를 탐하는 소인배임을 지적하고, 조광조(趙光祖)·김식(金湜)·이언적 등의 죽음을 탄식하였다. 그밖에 김인후(金麟厚)·조경양(趙景陽)·김계휘(金繼輝)·노수신(盧守愼)·김안국(金安國)·김시습(金時習)·이준경(李浚慶)·유성룡(柳成龍) 등의 인물에 대한 평론과 일화를 소개한 것이 있다.
또한, 「갑자사화」·「신임사화」·「임진왜란」 등 국가의 변고와 화란에 대하여, 사건과 관련된 인물·사실 등을 기록한 것이 있다. 그리고 「강릉편(江陵篇)」·「월정사」·「동선역(洞仙驛)」·「환선정(喚仙亭)」 등은 경관을 능란한 필치로 묘사하고, 그 곳에 대한 전설과 일화를 적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