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2리에 전승되고 있는 농요. 1992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노령산맥의 지맥이 금산군의 중앙부에 뻗쳐 있고, 그 동남쪽을 지나는 소백산맥과의 사이에는 부리(富利)분지가 있는데 그곳에 평촌(坪村)들이 있다. 평촌리는 벌말(80여 호), 물페기(水村:40여 호), 동기(여나믄집), 절골(3, 4호)의 4개 자연 마을로 구성되며 벌말은 1리, 나머지는 2리에 속한다.
물페기마을의 농요로는 모심는 소리(모노래)와 논매는소리(얼카산이야, 재벌매기, 방애소리, 쌈싸세)가 주종을 이룬다. 논일을 할 때는 악기 없이 노래하는 게 보통이었다. 맘논매고 마을로 돌아올 때는 별다른 행사가 없고 하루를 정하여 천렵을 가서 놀면서는 “치나칭칭 노세”를 즐겨 불렀다.
금산군은 경상도가 본고장인 교창식(交唱式) 모노래의 서쪽 한계지역으로 물페기의 모노래는 본고장의 것에 비하여 선법상으로 전라도 영향을 받고 있다. 노래말에도 차이가 나고(“농창농창 저 비루끝에”라든지 “찔레꽃은 장가가고” “이물끼저물끼 물 헐어놓고”류가 없는 대신 삼밭이 많았던 고로 “삼잎은 떨어져 방석이 되고, 삼대는 슬슬 칼춤 추네”와 같은 가사가 나타난다), 대구(對句)관계가 뚜렷하지 않으며 교창식이 아닌 선입 후 제창(先入後齊唱:선소리꾼이 첫마디를 소리내면 그 뒤를 이어 다같이 노래함)방법으로 노래한다.
다양한 선법의 공존은 충남민요의 한 특징이다. 호미로 논맬 때 부르는 ‘얼카산이야’는 충남의 대표적 논맴소리인 ‘얼카덩어리’가 옥천군 · 영동군 방면의 ‘잘하네’류를 만나 변화를 일으킨 것인바, 금산군과 대전광역시에서 주로 수집된다.
재벌매기소리란 손으로 두벌 논을 맬 때 불렀던 것으로 물페기 농부들은 그 받음구를 초장(오-, 오오-) · 중장(헤헤-이, 에헤-, 에헤이하∼, 하-) · 말장(어어-허-어어, 어어-허허 또는 오오-호-, 오오-호)의 삼장으로 구분하여 ‘삼장소리’ 라고도 일컫는다.
비슷한 형태의 긴 논매는소리가 이웃 선원리에서도 불리는데, 선원리 사람들은 이를 오장소리 또는 방애소리라고 부른다. 선원리에도 물페기의 짜른 방애소리(“에헤라 방애호”)와 같은 짜른 방애소리가 따로 있으므로 물페기의 삼장소리나 선원리의 오장소리들은 학문적 분류상으로는 각각 ‘긴 방아’의 물페기형, 선원리형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 모두 메김구는 고정적 서주부와 의미부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