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악은 40여 년 동안 산중에서 『주역』을 연구해 얻어진 이치를 『주역』의 원문에 기초해 해석하고, 자기의 호를 붙여 『산천역설』이라고 하였다. 1879년(고종 16) 증손 상현(相鉉)이 간행하였다. 권두에 유한준(兪漢濬)·김기덕(金箕德)·윤정현(尹定鉉)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이도중(李度中)과 상현의 발문이 있다.
12권 6책. 고활자본.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10은 『주역』 배괘(配卦)의 순서에 따라 건(乾)에서 미제(未濟)까지에 대한 해설이며, 권11은 계사전(繫辭傳) 2편, 권12는 설괘전(說卦傳)·서괘전(序卦傳)·잡괘전(雜卦傳)·도설(圖說)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원문을 기재하고, 다음으로 원문에 대해 해석한 뒤, 미진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선유들의 학설을 인용하며 자기의 설명을 보충하였다. 그러나 선유들의 학설을 인용한 부분은 극히 적으며, 사이에 간행자인 상현이 분주로 미비된 점을 보충한 곳이 있다.
「계사」에서 성인에게는 이간(易簡)의 덕이 있어 천지와 더불어 삼재(三才)가 된 것은 체(體)를 말한 것이며, 끝에 이간의 덕이 지극히 험하고 지극히 막힌 것은 용(用)이라고 해석하였다.
「설괘」에서 건위천(乾爲天) 이하에 대해 팔괘의 형상을 광설한 것이 경문에 적합하지 않고 견강부회한 탓에 그 해석이 자연의 법상이 아니기 때문에 삭제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른 곳에는 건(乾)에서 시작해 미제에서 마쳤는데, 「잡괘」에서는 건에서 시작해 쾌(夬)에서 마친 것은, 쾌는 오양괘(五陽卦)로 강장(剛長: 양이 점점 자라는 것)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사물이 극에 이르면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는 뜻을 내포한다고 말하였다. 그밖에도 생성(生成)과 운행 등을 그림으로 설명한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