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판본. 1925년 후손 정추(鼎樞)가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정동철(鄭東轍)의 서문과 권말에 정추의 발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권1에 시 123수, 권2에 부록으로 행장·행적·장문(狀文) 각 1편, 문(文) 3편, 만사 1수, 제문 2편이 실려 있다.
이 책은 부록을 제외하면 전체가 시집인 셈인데, 대부분 한가로운 농촌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시상은 고요하면서도 강개한 절개를 내포하고 있다.
「술회(述懷)」와 「우음(偶吟)」에서는 자기가 일생 동안 지켜온 내면세계와 세상과의 갈등을 묘사하였고, 「자찬(自贊)」과 「자도(自悼)」에서는 자신의 고고한 지행(持行)을 자찬하고 때로는 세상에서 소외된 기분으로 슬퍼하는 등 일생의 고뇌를 그렸다.
「문빈(問貧)」과 「이송엽(餌松葉)」에서는 가난의 고통이 얼마나 크며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음을 자문하면서, 식량이 떨어져 솔잎을 씹으면서도 안빈낙도의 긍지를 유지하려는 고뇌를 표현하였다.
이밖에도 「입직우음(入直偶吟)」·「문안(聞雁)」·「야좌(夜坐)」·「향북두(向北斗)」·「설중유(雪中有)」 등의 뛰어난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