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곧 ‘명(命)’과 같은 뜻으로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글을 말한다. 삼대(三代) 때에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고(告)한 것을 ‘명’이라 하였다.
‘미자지명(微字之命)’, ‘문후지명(文侯之命)’이라 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후대에는 ‘명’을 폐하고 ‘영’으로 대치하였는데, 진(秦)나라 효공왕(孝公王)이 ‘영’을 온나라에 내리면서부터 비로소 문자에 나타났다고 한다.
7국(國) 때에는 모두 영이라 하였는데, 진나라에 와서는 황제의 명과 구분하여 황후와 태자의 경우에 국한하여 영이라 하였다고 한다.
『증운(增韻)』에 의하면 “큰 것을 명이라 하고 작은 것을 영이라고 하며, 위에서 내리는 것을 명이라고 하고 아래에서 아뢴 것을 영이라 한다.”라 하여 영을 명과 구분하였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변역(變易)할 수 없는 것이 명이요, 사리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영”이라 하기도 한다. 이로 볼 때 영은 명과 거의 같은 종류에 속하는 문체이지만, 글을 짓는 주체의 위의 면에서 영은 명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대에 한왕(漢王)이 「사천하령(赦天下令)」을 짓고, 회남왕(淮南王)이 「사군공령(謝群公令)」을 지으면서 제후와 왕의 경우는 영을 썼다고 한다.
영은 제(制)·조(詔) 등과 본질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나 제와 조가 일반적으로 널리 쓰였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다지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