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

된장찌개 끓이는 장면
된장찌개 끓이는 장면
식생활
개념
각종 재료를 잘 맞추어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
정의
각종 재료를 잘 맞추어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
개설

조리의 조(調)는 ‘고를 조, 맞을 조’로 고르다·맞다, 이(理)는 ‘다스릴 리, 처리할 리’로 다스리다·처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두 글자를 붙이면 어떤 일이나 사리를 좇아 잘 처리한다는 말이 된다. 이 내용이 전의되어 음식을 만든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최근에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요리(料理)라는 낱말도 풀이하면 요(料)는 ‘될 료, 말질할 료, 헤아릴 료, 다스릴 료’로 되질하다·말질하다·헤아리다·다스리다라는 뜻이다. 요와 리 두 글자를 붙이면 처리함·관리함이 된다.

이것이 전의되어 음식물을 조제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또 완성된 음식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요리를 음식이라 하였다. 요리라는 낱말은 좋은 음식 또는 외래음식을 가리키는 듯하여 혼란이 있기도 하다.

식료·식품·음식물이라는 낱말도 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류가 먹는 것은 고대에는 자연물이었으나 현대는 거의 생산물이 되고 있다. 농업에서 농산물, 목축업에서 축산물, 수산업에서 수산물을 생산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식용하는 모든 물자를 식료라 하고 그 중에서 곡류는 따로 떼어 식량이라고도 한다. 식품은 식료와 똑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대부분의 식품은 가공하여 장기저장도 가능하게 만들고 운반이 간편하며 판매장에서 유통이 용이하도록 만든다.

식품이 주방에서 다시 가공되는 과정을 조리라고 한다. 이 조리과정도 여러 단계가 있고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다. 조리기술도 고대로부터 점차적으로 진보되고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조리기술은 사회적인 것이고 조리기능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개별적으로 숙달하게 마련이다.

조리의 목적

조리를 하는 목적은 크게 나누어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조리는 소화되기 어려운 식품을 소화하기 쉽게 만들고, 먹어서 해롭지 않게 만들고, 주재료가 되는 식품에 여러 가지 부재료를 배합하고 여기에 양념을 가미하여 맛을 좋게 만들고, 눈으로 보아 식욕이 나도록 만든다.

인류가 먹을 수 있는 식품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식품의 가짓수도 매년 증가되어가므로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식품분석표에 나오는 것만도 300여 종이 넘고 있다. 그러나 원형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소수이다.

대부분 못 먹는 부분을 잘라 버리고, 껍질을 벗기고 물로 씻고, 다시 썰어서 먹기 좋게 양념을 하여서 조리기구에 넣고 익히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조리라고 할 수 있다.

조리과정은 모든 음식이 다 같지는 않다. 대체로 물로 씻는 법, 껍질을 벗기는 법, 삶아서 나쁜 맛을 제거하는 법, 물에 담가 우려내는 법, 끓이는 법, 데치는 법, 써는 법, 굽는 법, 찌는 법, 기름으로 지지는 법, 튀기는 법 등 많은 조작을 하게 된다. 이것은 사람의 손과 또 손에 쥐는 도구나 기구, 불을 사용할 때에 쓰는 조리기구 등의 많은 도움이 있어야 한다.

조리하는 방법은 생식법과 가열조리법으로 크게 나누게 된다. 생식은 인류가 시초부터 사용하였던 방법이다. 과실과 채소는 가장 생식에 적합하며 물고기·조개·굴·낙지 등은 생식이 가능한 식품이다. 이를 회(鱠, 膾)라고 한다.

쇠고기의 살코기와 신선한 내장도 회로 먹었다. 회는 지금도 잘 먹는 음식에 속한다. 채소는 쌈으로도 먹는다. 초장·초고추장으로 무친 것을 생채라고 하고, 소금으로 절여서 발효시킨 것을 김치라 한다.

가열조리는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이 불을 조정할 줄 알게 되면서 시작된 방법이다. 가열하여 조리하면 병원균·기생충 알 등을 살균할 수 있고 식품의 부패도 막을 수 있다. 또, 가열하면 식품이 먹기 좋게 연해지고 또 애초에 없던 맛과 냄새도 생겨서 더 맛좋은 음식이 될 수 있다.

조리법은 주로 물을 이용하였으나 차차 기름을 이용하여 가열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식생활의 즐거움이 더하게 된다. 조리조작은 물리적 방법, 화학적 방법, 가열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구사한다.

조리의 발달사

인간사회를 역사적으로 구분할 때 고대를 야만시대와 미개시대로 나누고 음표(音標)를 발명한 이후는 문명기로 구분하고 있다.

야만시대 초기는 48만∼100만년 전으로 구석기시대라고도 한다. 이때 인류는 발생지에 국한하여 생존하였을 것이고 수상생활(樹上生活)을 하며 날것을 먹고살았다고 추정된다. 아직 불을 사용할 줄 모르고 더욱이 조리하는 과정은 몰랐던 시기이다.

야만시대 중기는 4만∼5만년 전으로 불을 발견하고 활을 발명하여 쓰게 된 때까지를 가리킨다. 나무 위에서 땅으로 내려와 석기를 도구로 쓰며 원시적인 방법으로 물고기와 조개를 잡아서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에 인류는 지구상에 기후의 변화가 일어나 매우 추워져서 열매·풀 등의 채취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식량을 구하려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추위와 맹수를 피하려고 불을 쓰게 되었고 불로 짐승을 구워먹는 방법도 개발하게 된다.

직접 불에 대고 굽는 법과 구덩이를 파서 돌을 넣고 그 위에서 불을 때어 돌이 뜨거워지면 이 돌 위에 식품을 올려놓은 뒤에 그 위에 나뭇잎을 덮고 또 흙을 덮어두었다가 익혀서 먹는 방법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방법은 지금의 오븐요리의 시초라고 볼 수도 있다.

야만시대 후기는 1만∼4만년 전으로 신석기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는 수렵의 발달로 식료가 풍부해졌다. 최후의 빙하기가 지나자 지구는 다시 따뜻해져서 과실 등의 식물성식품도 풍부해진다.

미개기는 8, 000∼1만년 전으로 석기와 더불어 토기도 만들어내어 조리에 쓰였다. 초보적인 농업과 목축을 시도하던 시대이다. 특히, 토기로 인하여 국물이 있는 더운 음식도 조리할 수 있게 된다.

또, 이 시기에 출토된 유물 중에는 갈돌이 있다. 이것으로 곡물을 탈곡, 도정, 제분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곡물의 제분과 토기의 존재는 죽과 같은 음식의 존재를 추정하게 한다.

또, 바다에서 소금을 얻는 방법을 발명함에 따라 조미도 하게 되었다. 미개기 중기에 이르자 농경과 목축이 더욱 발달하게 된다. 특히 벼의 재배법이 발전하게 된다.

청동기문화에 이어 철기문화시대에 이르면 벼농사가 급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쌀과 같은 곡식은 처음에는 밑이 뾰족한 시루에 술밥을 찌는 듯 하다가 후에는 가루로 만들어 시루떡의 형태로 발전한다. 그 뒤에 토기 솥에 안치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 법으로 발전한다.

조리기술은 조리기구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다양해진다. 즉, 굽는 법, 끓이는 법 외에 찌는 법, 삶는 법도 발달하게 된다. 토기 가운데 반난형(半卵形)·바리형·원통형의 것들이 삶거나 데치는 조리에 이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토기의 발명 이전에는 움푹한 돌 속에 물과 식품을 넣어두고 시뻘겋게 달군 돌을 집어넣어 삶아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찌는 법은 시루의 사용 이전에는 땅을 파서 그 속에 돌을 깐다. 그 위에 불을 지펴서 돌을 시뻘겋게 달구고 여기에 식품을 놓는다. 그 위를 풀로 덮은 다음 복판에 물을 부어 수증기를 발생시켜 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2세기경의 유적지인 경상남도 진해시 웅천 조개무지에서 출토된 시루가 최초의 것이다.

문명기는 8,000년 전부터이다. 이 시대에는 차츰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음식의 경우는 우리 고유의 조리법을 많이 개발하였다.

안악3호분의 고분벽화에 보이는 우물가의 갈무리한 항아리 그림이나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의 “고구려 사람들은 장양(藏釀)을 잘한다.”는 기록은 바로 일찍부터 발효식품을 만들었고 고유의 조리법이 매우 발달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의 발달된 조리법은 일본에까지 전파되었다. 우리의 장 담그는 솜씨나 김치 담그는 솜씨는 일본에 전해져 그들 식생활의 발달을 돕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율고·맥적·약식 등은 중국에서 칭송한 우리의 우수한 음식들이다.

우리나라의 조리법은 조선시대에 와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상식은 반상이라는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이 한끼의 반상차림에는 찌는 법, 끓이는 법, 굽는 법, 발효시키는 법 등 다양한 조리법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각 가정의 주부는 때맞추어 식품을 갈무리하고 조리하는 일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여성들의 손으로 쓰여진 여러 조리서들이 집안의 여성교육용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기름으로 처리하는 조리법은 농업에서 채종식물(채소)을 재배하면서부터 개발되었다. 그러나 물을 사용하는 조리법이 절대적으로 많았고 기름을 사용하는 방법은 그 버금이었다. 현대도 조리법으로는 끓이는 법이 절대적이나 앞으로는 수증기로 찌는 법과 굽는 법이 성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찌는 법과 굽는 법은 대량의 식품을 빨리 조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산업화·공업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가정 밖에서 노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이 방식에 의한 대단위의 단체급식이 성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량취사를 위하여 새로운 연료와 조리기구·조리기술이 계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즉, 지금도 나무·숯·석유에서 전기·가스 등의 연료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전자렌지로 조리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리법의 종류

우리나라의 조리법은 조선시대 때에 와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가정에서 저술한 조선시대의 조리서를 정리해 보면 명백히 알 수 있다.

조리서에 나오는 조리법은 밥 짓는 법, 죽 쑤는 법, 응이 만드는 법, 국수 만드는 법, 만두 빚는 법, 국 끓이는 법, 찜 하는 법, 찌는 법, 전유어 지지는 법, 장아찌 담는 법, 굽는 법, 볶는 법, 젓갈 담그는 법, 족편 굳히는 법, 회 치는 법, 적 굽는 법, 나물 데치는 법, 나물 무치는 법, 김치 담그는 법, 삶는 법, 우리는 법, 장 담그는 법, 장 달이는 법, 초 담그는 법, 기름 짜는 법, 엿 고는 법, 술 담그는 법, 소주 고는 법, 시루떡 찌는 법이 잇다.

그리고 전과 조리는 법, 다식 만드는 법, 부각 말리는 법, 튀각 만드는 법, 포 말리는 법, 물고기 말리는 법, 해초 말리는 법, 채소 말리는 법, 유과 만드는 법, 유밀과 만드는 법, 화채 만드는 법, 식혜 만드는 법, 차 달이는 법 등 수십 가지에 달하고 있다. 이들 조리법을 부연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밥짓는 법

쌀 한가지로 짓는 밥과 보리·조·수수·콩·팥 등을 보태어 짓는 법이 있다. 기본적인 쌀밥은 쌀알의 건조도에 따라서 밥물의 양을 결정한다.

대체로 쌀의 120∼130%의 물을 넣고 처음에는 물 속에서 쌀알을 끓이다가 물을 모두 흡수하면 뜸을 들인다. 알맞게 밥이 되면 생쌀의 두 배 가량의 부피가 되고 쌀이 익어서 투명하게 보이면서 물이 남지 않고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된다.

죽·미음·응이 쑤는 법

쌀·조·수수 등 곡물에 5∼10배가 되는 용량의 물을 붓고 푹 끓인다. 곡물이 완전히 풀어지고 국물이 흥건하게 남은 상태를 죽이라고 한다. 죽의 묽고 된 정도는 물의 양에 따라서 결정된다.

낟알이 완전한 것으로 쑤면 온죽, 쌀을 불려서 싸래기가 되도록 갈아서 쑤면 원미죽이라 한다. 또, 쌀을 불려서 곱게 갈아 체에 밭쳐서 쑤면 무리죽이라 한다.

미음은 쌀이나 조에 20배 가량의 물을 붓고 아주 풀어지게 고아 고운 체로 밭쳐서 마시게 만든 것이다. 응이는 녹두녹말·칡녹말·율무녹말·수수녹말 등을 물에 풀어서 10배 가량의 물을 끓이다가 넣고 잘 저어서 말갛게 익혀 먹는 유동식이다. 암죽은 멥쌀로 백설기를 쪄놓았다가 필요할 때마다 끓는 물에 넣고 쑤어서 홀홀하게 만든 것이다.

또, 미숫가루와 같은 방법으로 멥쌀을 물에 불렸다가 건져서 술밥처럼 시루에 쪄서 볕에 낟낟으로 떼어 말린다. 그런 다음에 누릇누릇하게 볶아서 곱게 가루로 만들어 물을 붓고 끓이는 방법도 있다.

국수 만드는 법

국수는 면(麪)이라고도 한다. 그 재료는 메밀가루·밀가루·감자녹말·옥수수녹말이 주종이다. 녹말을 물로 반죽하여 얇고 넓게 밀어서 접은 다음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든 국수를 칼국수라 한다.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눌러서 가늘게 빼는 방법도 있다. 국수발을 삶은 것을 국수사리라 한다. 이것을 뜨거운 장국에 말면 장국국수 또는 온면이라 하고, 찬 장국에 말면 냉면이라 한다. 콩국에 말면 콩국수, 깻국에 말면 깻국수라 하고, 양념으로 비벼서 간을 맞춘 것은 비빔국수라 한다. 재료에 따라서는 메밀국수·밀국수·감자국수로 구분되기도 한다.

만두 빚는 법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싸는 껍질을 만들고 속에 넣는 소는 고기와 채소로 만든다. 중국에서 전래된 조리법이다. 껍질과 소를 여러 가지로 달리하여 만들 수 있다. 끓는 장국에 넣고 익힌 것을 만두국, 찬 장국에 익힌 만두를 띄운 것은 편수라 한다. 쪄서 국물이 없게 만든 것을 찐만두라고 한다.

국 끓이는 법

육류나 채소·해초 등을 주재료로 물을 많이 붓고 끓여서 국물 맛이 좋게 만든 것을 국이라 한다. 더운 국이나 찬 국으로 만들 수 있다.

찌개 끓이는 법

육류·채소류를 단 한 가지 또는 몇 가지를 합하여 국물을 흥건하게 끓여서 건더기도 국물도 맛있게 만드는 조리법이다. 궁중에서는 조치라고 한다. 특히 토장으로 간을 맞춘 것을 감정이라 하여 구별하였다.

찜 만드는 법

육류·물고기·새우·조개·오이·호박 등의 여러 가지 재료에 국물을 약간 넣고 연하게 끓여 익히는 조리법이다.

찌는 법

생선·조개·새우·가지 등을 조미하여 물솥에 겅그레를 놓고 뜨거운 수증기로 익게 찌는 방법이다.

전골 만드는 법

육류나 채소에 양념을 하여 즉석에서 익혀 먹게 하는 방법이다.

볶는 법

콩을 볶는 법처럼 마르게 익도록 볶는 법과 수분이 있는 재료를 양념을 하여 익도록 볶는 방법이 있다.

굽는 법

불을 써서 익히는 방법 중에서 가장 원시적인 조리법이다. 수육·조육·물고기 등을 불에 직접 굽는 방법이다. 적(炙)은 꼬챙이에 꿰어서 불 위에 대고 굽는 방법이다.

전유어 지지는 법

기름을 두른 번철을 뜨겁게 가열하여 그 판 위에 고기나 채소류을 얹어 익히는 방법이다.

수육 또는 편육 만드는 법

수육은 소나 돼지고기를 물에 삶아 익혀 썰어서 초장이나 새우젓국에 찍어 먹게 하고, 편육은 삶은 고기를 눌러 굳혀서 얇게 편편이 썰어 먹게 만든 것이다.

조림 하는 법

육류·어류·채소 등에 간을 하여 익히는 방법으로 약간 간을 세게 하여 익혀내는 방법이다. 궁중에서는 조리개라고 하였다.

장아찌 담그는 법

북어·굴비와 같은 마른고기와 오이·무·더덕·고추·마늘 등 채소를 간장·된장·고추장에 넣어서 짭짤하게 절여 밑반찬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젓갈 담그는 법

조개·새우·물고기들을 소금에 짜게 절여서 장시일 발효시켜 밑반찬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조리법이다. 젓갈은 김치를 담그는 데 넣어야 하는 중요한 조미료의 하나이다.

식해 담그는 법

젓갈을 담그는 법과 비슷하다. 가자미·도루묵·북어와 같은 생선을 소금으로 절여서 물기가 빠지게 눌러 조밥이나 쌀밥에 고춧가루를 섞은 것으로 버무려 10여일간 삭혀서 만드는 방법이다.

포 말리는 법

물고기나 쇠고기를 간을 하여 말려서 저장하는 방법이다. 소금·간장 등으로 간을 한다.

부각 말리는 법

김·깻잎·가죽나무순과 같은 재료에 찹쌀풀을 발라서 말려두었다가 먹기 전에 기름에 튀겨내는 방법이다. 다시마와 얇게 썬 감자도 그냥 말려두었다가 튀긴다.

나물 건조해두는 법

고사리·고비·도라지·곰취 등의 산채와 가지·애호박 등을 볕에 완전히 말려두었다가 조리하기 전에 다시 물에 불려서 쓰는 방법이다.

회 치는 법

재료를 날로 장만하여 초장·초고추장 등을 찍어서 먹게 만드는 방법이다. 주로 물고기·조개·전복·해삼 등을 정하게 씻어 만든다. 소의 살코기를 잘게 썰어서 장 양념에 무쳐서 먹기도 한다.

이것은 육회이다. 처녑·간·염통·양 등 소의 내장 중에서 아주 신선한 것은 소금으로 문질러서 정하게 씻고 가늘게 썰어서 깨소금·후춧가루·참기름·파·마늘·잣가루 등으로 양념하여 겨자즙·초장 등에 찍어서 날로 먹기도 한다. 날것이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먹어야 한다.

숙회는 날로 먹는 회를 끓는 물에 익혀 내어 먹는 것이다. 오징어·문어·조개 등과 채소로는 파·미나리·죽순·두릅을 끓는 물에 데쳐서 먹는다. 먹을 때에는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는다. 이 때에 미나리와 파는 서너 개씩 감아서 예쁘게 모양을 만든다. 이것을 미나리강회·파강회라고 한다.

순대 만드는 법

돼지창자를 정하게 씻고 찹쌀·돼지선지·숙주 등을 양념하여 소로 채워서 끝을 묶는다. 된장을 푼 끓는 국에 삶아 내어 동글동글하게 썰어 소금과 후추로 만든 양념을 찍어서 먹게 만든다. 또, 동태나 오징어의 둥근 몸통 속에 소를 넣어 만들기도 한다.

생채 무치는 법

채소 가운데에서 주로 무·도라지·더덕·오이·미역 등을 채썰거나 먹기 좋게 잘라서 신맛이 나게 무치는 법이다. 그리고 겨자 맛이 있게 만들면 겨자채라 한다.

쌈 만드는 법

상추·김 등 넓적한 재료를 보자기처럼 펴고 밥과 고추장·된장·고기 볶은 것 등을 넣고 싸서 먹도록 한다. 상추쌈·김쌈·취쌈 등이 있다. 밀가루를 얇게 전병처럼 부쳐서 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를 넣고 싸면 밀쌈이라 한다.

나물 무치는 법

숙채라고도 한다. 채소를 데쳐서 조미하여 무치는 방법이다. 흰 나물은 무·숙주·콩나물이고, 푸른 나물은 시금치·쑥갓·미나리 등이고, 누른 나물은 고사리·고비·표고버섯 등이다.

데쳐서 그대로 무치는 나물과 데쳐서 기름에 볶는 나물이 있다. 채소는 아니나 청포묵도 무쳐서 먹는다. 이는 묵무침이라 한다.

김치 담그는 법

채소를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켜 먹는 방법이다. 겨울에 먹을 김치는 김장김치라 하여 간을 조금 세게 하고 초겨울에 많이 담가서 겨우내 먹는다.

다른 계절에는 기온이 높아서 많이 담가놓을 수 없으므로 조금씩 담가 숙성시켜 먹는다. 김칫거리는 무·배추가 주종이고 갓·파·미나리·마늘·생강·고춧가루·소금·젓갈 등의 여러 가지 부재료와 양념이 들어간다.

사용되는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서 짠지·오이지·나박김치·동치미·깍두기·섞박지·보쌈김치·장김치·오이소박이·갓김치 등 수십 종류가 있다.

묵·족편·전약 굳히는 법

메밀녹말이나 도토리녹말을 풀처럼 되게 쑤어서 그릇에 담아 두면 굳어서 한덩어리가 된다. 이를 묵이라고 한다. 강원도의 올챙이묵은 옥수수녹말로 풀을 쑤어서 구멍이 뚫린 바가지에 담아 찬물에 뚝뚝 떨어지게 하여 굳힌다. 이것을 시원하게 장국에 말아먹는다.

족편은 동물성인 아교질을 굳혀서 썰어 초장에 찍어 먹는 방법이다. 쇠머리 뒷부분의 가죽과 우족을 함께 오래 고면 묵처럼 아교성분이 엉겨서 하늘하늘하고 매끈한 식품이 된다.

전약은 궁중에서 동짓날 만들어 나누어주던 일종의 족편이다. 좋은 아교에 관계(官桂 : 계피)·건강(乾薑 : 말린 생강)·후추·정향 등의 가루와 대조육(大棗肉: 대추의 살을 발라서 말린 것)·백청(白淸 : 꿀)을 넣고 고아서 족편처럼 굳혀 먹는 보약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혹한을 방어하며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콩을 갈아서 간수를 쳐서 엉기게 하는 것은 두부라 한다.

떡 만드는 법

곡물로 만드는 매우 중요한 조리법이다. 떡은 크게 나누어 시루에 찌는 떡, 치는 떡, 기름에 지지는 떡, 물에 삶아내는 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사용되는 곡물은 찹쌀·멥쌀·조·수수 등이 있고 또 고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먹는 떡의 종류는 50여 가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약식은 신라시대부터 유명하였던 음식이다. 찹쌀에 참기름과 꿀·계핏가루·진간장을 넣고 버무려 다시 찌는 음식이다. 밤·잣 등 견과류를 많이 섞어 찌면 맛이 매우 좋다.

조과 만드는 법

생과에 대하여 조과는 사람이 만든다는 뜻이며 보통 과자(菓子)라 한다. 조과는 크게 분류하면 유과류·유밀과류·숙실과류·과편류·다식류·정과류·엿강정·엿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들 한가지의 큰 종목마다 이름을 달리하는 과자가 많이 있다.

① 유과류: 강정류·산자류·빈사과·연사과가 있고, 중계·중박계·채소과·요화과·차수과·타래과 등이 있다. 강정·산자·연사과 등은 찹쌀가루로 바탕을 만들고 고물로 흰깨·검정깨·콩가루·승검초가루·송홧가루·계핏가루·세반·강반·매화 등을 묻힌 것이다.

세반·강반은 찹쌀을 볶아서 만든 고물이고, 매화는 찰벼를 튀겨서 꽃처럼 피어나게 만든 고물이다. 강정은 손가락처럼 길쭉하고 산자는 네모지게 바탕을 만든다. 나머지 여섯 가지는 밀가루나 메밀가루가 주재료가 되고 강정류와 같은 수법으로 기름에 튀겨내는 까닭에 유과라고 한다.

② 유밀과류: 약과류가 주종이고 재료는 밀가루이다. 반죽에 참기름·꿀·청주·생강즙·계핏가루 등을 가미하여 용도에 따라 모양을 만든다. 이것을 끓는 기름에 넣고 천천히 속까지 잘 익게 지져서 꿀에 담갔다 건져서 쓴다.

기름과 꿀이 속에도 들고 기름으로 익히고 꿀에 담가서 꿀물이 스며들게 하는 까닭에 유밀과라고 한다. 밀가루로 반죽하는 방법을 똑같이 하여 반대기를 만들어 크고 모나게 썰면 모약과, 큰 약과판에 박으면 대약과, 작은 다식판에 박으면 다식과, 만두 형태로 다진 대추를 소로 넣고 빚으면 만두과라고 한다.

③ 숙실과: 대추초와 밤초가 있고 조란·율란·강란이 있다. 초(炒)는 꿀로 조리고 볶는다는 것에서 붙인 이름이다. 난은 둥글렸다는 뜻으로 다진 대추나 삶은 밤을 각각 꿀로 반죽하여 대추나 밤 모양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다.

강란은 생강을 곱게 다진 것을 꿀로 조려 생강 모양으로 세 귀가 나게 만들어 잣가루를 묻혀서 만드는 것이며 궁중에서 잘 만들었다.

④ 과편: 모과·살구·산사·앵두 등을 삶아 걸러서 꿀로 조려 묵처럼 엉기게 만든 것이다. 녹말편은 녹두녹말을 오미자를 우린 물로 묵처럼 쑤어서 편으로 썬 것이다. 달게 만드는 점이 묵과 다른 점이다.

⑤ 다식: 다식판이라는 문양이 있게 조각하여 만든 목각품에 재료를 꿀로 반죽하여 박아내는 것이다. 다식을 만드는 재료는 미숫가루·녹말·강분(薑粉)·갈분(葛粉)·진말(眞末 : 볶은 밀가루)·당귀말(當歸末)·콩가루·흑임자가루·송홧가루·말린 밤가루·참깨가루 등이다. 이것을 꿀이나 된 조청으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넣고 문양이 잘 보이게 박아내는 데는 솜씨를 요한다.

⑥ 정과: 꿀로 조린다는 뜻에서 전과(煎果)라고도 한다. 생강·도라지·수삼·모과·연근·무·박·동아·산사·청매 등의 여러 가지 재료를 꿀과 조청으로 쫄깃쫄깃하도록 조리는 법이다.

⑦ 엿강정: 유과에 속하는 강정과는 별개의 음식이다. 재료를 된 엿으로 버무려 판판한 반대기를 지어서 썰기 좋을 정도로 굳혀 네모 또는 완자 모양으로 썬다. 깨엿강정·콩엿강정 등으로 주재료의 이름을 붙인다. 예전에는 된 엿에 꿀을 섞어서 썼으나 요즘에는 설탕과 조청을 섞어서 쓰고 있다.

⑧ 엿: 녹말이나 곡물을 엿기름으로 당화시켜 달게 만든 식품이다. 묽은 것은 조청, 된 것은 엿이라 한다. 식혜와 같은 방법으로 곡물을 삭혀 그 물을 솥에 붓고 오랜 시간 졸여서 용도에 따라 도중에 퍼낸다.

흐르는 정도는 떡에 찍어 먹는 조청으로 쓰고 조금 더 진한 것은 강정 바탕에 바르고 약과는 담그는 조청으로도 쓴다. 더 고아서 굳기 전에는 엿강정 재료로 쓴다. 엿을 퍼내어 그대로 굳히면 갱엿이 되고, 엿을 켜서 공기가 많이 섞이게 하면 흰엿이 된다. 겉에 깨를 묻히면 깨엿, 엿에 생강을 섞으면 생강엿이라 한다.

음청류 만드는 법

마시는 것을 모두 모아 보면 차게 마시는 것과 덥게 마시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찬 음료는 화채·수단·원소병·창면·식혜·수정과·배숙·제호탕 등이 있다. 더운 음료는 작설차·녹차·오과차·계지차·생강차·모과차·유자차·인삼차·당귀차·구기차·후추차·결명자차 등이 있다.

화채는 오미자를 우려서 신맛과 단맛, 진달래빛을 띤 분홍색을 잘 조화시킨 물에 건더기를 띄워 만든다. 진달래꽃을 띄워 만들면 진달래화채, 장미잎을 띄우면 장미화채가 된다. 녹말을 얇게 밀어 국수처럼 만들어 띄우면 창면이라 하고, 보리를 삶아 띄우면 보리수단이 된다. 신맛이 없이 꿀물만을 타서 신과일을 띄우는 화채로는 유자화채가 대표적이다.

꿀물에 흰떡을 띄우면 떡수단, 찰경단을 띄우면 원소병이라 하며 정월 보름날 시식이 된다. 꿀물에 송홧가루를 풀면 송화밀수(松花蜜水)이고, 미숫가루를 타면 미수라고 한다.

식혜는 멥쌀밥이나 찹쌀밥을 엿기름가루로 삭혀 만든 음료이다. 이것을 끓여서 달고 덥게 마시면 감주라고 한다. 수정과는 생강을 끓인 물과 계피를 끓인 물을 섞고 꿀이나 설탕으로 단맛을 맞추어 건더기를 띄운 음료이다.

곶감을 띄우면 곶감수정과라 한다. 궁중에서 만드는 배숙은 배수정과라 할 수 있다. 생강을 끓여 설탕이나 꿀로 달게 만든 물에, 속을 파내고 4등분하여 등에 통후추를 박은 산에서 나는 문배라는 배를 넣고 익을 때까지 삶아서 차게 식혀 먹는다.

제호탕은 궁중에서 오월 단오에 쓰기 시작하여 여름을 이긴다는 꿀물의 한가지이다. 단옷날 기로대신들에게 백자항아리에 담아 하사하는 풍속이 있었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방문을 보면 서열을 풀고 번갈을 그치게 한다고 한다.

약재는 백청·오매육말·백단행·숙사 또는 사인·초과를 사용한다. 이것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넣고 고아서 백자항아리에 담아 두고 냉수에 적절하게 타서 마신다.

더운 음료는 여러 가지 재료를 다관에 넣고 물을 붓고 달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설차는 더운 물에 찻잎을 넣고 잠깐 우려내어 마셔야 향과 빛과 맛이 훌륭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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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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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역사와 조리-(윤서석, 수학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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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품사연구』(윤서석, 신광출판사, 1977)
「식생활의 전통양식」(윤서석,『전통적생활양식의 연구』중,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2)
집필자
황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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