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회를 역사적으로 구분할 때 고대를 야만시대와 미개시대로 나누고 음표(音標)를 발명한 이후는 문명기로 구분하고 있다.
야만시대 초기는 48만∼100만년 전으로 구석기시대라고도 한다. 이때 인류는 발생지에 국한하여 생존하였을 것이고 수상생활(樹上生活)을 하며 날것을 먹고살았다고 추정된다. 아직 불을 사용할 줄 모르고 더욱이 조리하는 과정은 몰랐던 시기이다.
야만시대 중기는 4만∼5만년 전으로 불을 발견하고 활을 발명하여 쓰게 된 때까지를 가리킨다. 나무 위에서 땅으로 내려와 석기를 도구로 쓰며 원시적인 방법으로 물고기와 조개를 잡아서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에 인류는 지구상에 기후의 변화가 일어나 매우 추워져서 열매·풀 등의 채취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식량을 구하려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추위와 맹수를 피하려고 불을 쓰게 되었고 불로 짐승을 구워먹는 방법도 개발하게 된다.
직접 불에 대고 굽는 법과 구덩이를 파서 돌을 넣고 그 위에서 불을 때어 돌이 뜨거워지면 이 돌 위에 식품을 올려놓은 뒤에 그 위에 나뭇잎을 덮고 또 흙을 덮어두었다가 익혀서 먹는 방법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방법은 지금의 오븐요리의 시초라고 볼 수도 있다.
야만시대 후기는 1만∼4만년 전으로 신석기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는 수렵의 발달로 식료가 풍부해졌다. 최후의 빙하기가 지나자 지구는 다시 따뜻해져서 과실 등의 식물성식품도 풍부해진다.
미개기는 8, 000∼1만년 전으로 석기와 더불어 토기도 만들어내어 조리에 쓰였다. 초보적인 농업과 목축을 시도하던 시대이다. 특히, 토기로 인하여 국물이 있는 더운 음식도 조리할 수 있게 된다.
또, 이 시기에 출토된 유물 중에는 갈돌이 있다. 이것으로 곡물을 탈곡, 도정, 제분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곡물의 제분과 토기의 존재는 죽과 같은 음식의 존재를 추정하게 한다.
또, 바다에서 소금을 얻는 방법을 발명함에 따라 조미도 하게 되었다. 미개기 중기에 이르자 농경과 목축이 더욱 발달하게 된다. 특히 벼의 재배법이 발전하게 된다.
청동기문화에 이어 철기문화시대에 이르면 벼농사가 급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쌀과 같은 곡식은 처음에는 밑이 뾰족한 시루에 술밥을 찌는 듯 하다가 후에는 가루로 만들어 시루떡의 형태로 발전한다. 그 뒤에 토기 솥에 안치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 법으로 발전한다.
조리기술은 조리기구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다양해진다. 즉, 굽는 법, 끓이는 법 외에 찌는 법, 삶는 법도 발달하게 된다. 토기 가운데 반난형(半卵形)·바리형·원통형의 것들이 삶거나 데치는 조리에 이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토기의 발명 이전에는 움푹한 돌 속에 물과 식품을 넣어두고 시뻘겋게 달군 돌을 집어넣어 삶아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찌는 법은 시루의 사용 이전에는 땅을 파서 그 속에 돌을 깐다. 그 위에 불을 지펴서 돌을 시뻘겋게 달구고 여기에 식품을 놓는다. 그 위를 풀로 덮은 다음 복판에 물을 부어 수증기를 발생시켜 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2세기경의 유적지인 경상남도 진해시 웅천 조개무지에서 출토된 시루가 최초의 것이다.
문명기는 8,000년 전부터이다. 이 시대에는 차츰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음식의 경우는 우리 고유의 조리법을 많이 개발하였다.
안악3호분의 고분벽화에 보이는 우물가의 갈무리한 항아리 그림이나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의 “고구려 사람들은 장양(藏釀)을 잘한다.”는 기록은 바로 일찍부터 발효식품을 만들었고 고유의 조리법이 매우 발달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의 발달된 조리법은 일본에까지 전파되었다. 우리의 장 담그는 솜씨나 김치 담그는 솜씨는 일본에 전해져 그들 식생활의 발달을 돕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율고·맥적·약식 등은 중국에서 칭송한 우리의 우수한 음식들이다.
우리나라의 조리법은 조선시대에 와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상식은 반상이라는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이 한끼의 반상차림에는 찌는 법, 끓이는 법, 굽는 법, 발효시키는 법 등 다양한 조리법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각 가정의 주부는 때맞추어 식품을 갈무리하고 조리하는 일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여성들의 손으로 쓰여진 여러 조리서들이 집안의 여성교육용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기름으로 처리하는 조리법은 농업에서 채종식물(채소)을 재배하면서부터 개발되었다. 그러나 물을 사용하는 조리법이 절대적으로 많았고 기름을 사용하는 방법은 그 버금이었다. 현대도 조리법으로는 끓이는 법이 절대적이나 앞으로는 수증기로 찌는 법과 굽는 법이 성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찌는 법과 굽는 법은 대량의 식품을 빨리 조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산업화·공업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가정 밖에서 노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이 방식에 의한 대단위의 단체급식이 성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량취사를 위하여 새로운 연료와 조리기구·조리기술이 계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즉, 지금도 나무·숯·석유에서 전기·가스 등의 연료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전자렌지로 조리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