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설화 ()

구비문학
개념
한 번의 생이 끝난 후 다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
이칭
이칭
환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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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환생설화(還生說話) 는 한 번의 생이 끝난 후 다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다. '환생'은 한 번 더 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의 '재생'과는 다르며, 죽었다 되살아나는 '거듭남'의 과정과도 다르다. '환생'의 개념은 불교의 윤회 관념에 가장 가까우며, '환생설화'의 형성과 전승에는 불교 서사의 영향이 일정하게 존재함을 추론할 수 있다.

키워드
정의
한 번의 생이 끝난 후 다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
전승 및 채록

환생(還生)의 서사는 일연(一然)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부터 발견된다. 김대성이 환생하여 전생의 부모와 현생의 부모에게 효를 다한 이야기를 수록한 항목에서 환생의 모티프가 나타난다. 해당 이야기에서 김대성은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짓는다. 이후에도 고려 말 조선 초기 각종 패설집과 조선시대 야담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에서 환생의 모티프가 종종 발견된다.

구술 연행하는 이야기들 중에도 환생설화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굿에서 불리는 서사무가에서부터 현생에서의 삶을 다하고 죽은 후에 사후 세계를 거쳐 다음 생에 다른 존재로 태어나는 환생의 모티프가 등장한다. 「바리데기 무가」가 불리는 오구굿이나 「차사본풀이」가 연행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귀양풀이 등의 의례에서 이와 같은 환생의 관념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교적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이야기나 그밖에 다수의 구전 이야기에서 동물이 환생하여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인간이 환생하여 동물로 태어나는 등의 모티프가 등장한다.

내용

환생설화(還生說話)는 한 번의 생이 끝난 후 다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다. '환생'은 한 번 더 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의 '재생'과는 다르며, 죽었다 되살아나는 '거듭남'의 과정과도 다르다. '환생'의 개념은 불교의 윤회 관념에 가장 가까우며, 환생설화의 형성과 전승에는 불교 서사의 영향이 일정하게 존재함을 추론할 수 있다.

불교의 윤회 관념에 따르면 현생에 쌓은 업보나 현생에서의 삶에 대한 평가에 따라 내세에 어떤 존재로 태어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환생의 관념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사후 세계로 넘어가기 전에 일종의 재판을 치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생의 삶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한 번 인간의 삶을 살고 나면 다음 생에는 동물이나 그밖의 존재로 태어나 살게 되며, 동물이나 그밖의 존재로 한 생을 살고 나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다음 생을 살게 된다. 이와 같은 순환의 고리가 환생을 관통하는 주요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생의 삶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 다음 생에는 생애 주기가 짧은 동물이나 다른 존재로 태어나게 된다. 동물로 태어났다가 다시 다음 생에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짧은 생을 사는 동물로 태어나는 게 좋은 것이다. 오구굿에서 「바리데기 무가」를 연행하고 나면 쌀점을 치는데, 이때 쌀에 남은 발자국 모양의 흔적을 통해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게 될지 예측한다. 이때 새와 같이 생애 주기가 짧은 동물의 발자국과 유사한 모양이 나오면 굿판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기뻐한다.

환생설화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내세에 무엇으로 태어날지 미리 알고 있거나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환생하여 서로 다른 두 생을 연결하며 살아가는 존재의 출현이다. 전생의 원한이나 풀지 못한 문제를 환생하여 해원하거나 해결하기도 하고, 현생의 소원을 이루지 못해 내세를 기원하기도 한다. 환생설화는 반드시 죽음 이후에 다른 존재로 다시 살아가는 과정을 서사화한다는 점에서 변신설화와도 다르고 같은 생을 다시 살거나 죽었다 되살아나는 과정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생설화와도 다르다.

의의 및 평가

환생설화에서 연행과 전승의 동력이 되는 것은 하나의 생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발생이다. 이것은 다음 생을 요구하는 필연적 결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풀지 못한 원한이나 해결하지 못한 과업, 이루지 못한 소망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환생설화는 삶이 일회적이고 직선적으로 전개되었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전환을 계속하며 순환하는 가운데 지속한다는 관념과 태도를 보여 준다. 환생설화의 주인공은 전생에 식물이나 동물이었던 것이 사후에 다음 생에서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이기도 하고, 사람이었던 존재가 다음 생에 동물이나 그밖의 다른 사물로 환생하여 은혜를 갚거나 끊어졌던 관계를 이어가기도 한다. 이와 같은 환생의 관념은 삶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지금의 '현생'을 더욱 윤리적인 태도로 성실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환생설화는 윤리적 주제와 문제의식(問題意識)을 환기하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참고문헌

원전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편 1-2(국립민속박물관, 2012)
유증선, 『영남의 전설』(형설출판사, 1971)
일연(一然), 『삼국유사(三國遺事)』
임석재, 『한국구전설화』 1~12(평민사, 1987~1993)
최상수, 『한국민간전설집』(통문관, 1958)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1980∼1988)

단행본

최운식, 『옛 이야기에 나타난 한국인의 삶과 죽음』(한울, 1997)

논문

강진옥, 「변신설화에 나타난 세계인식양상[I] : 짐승원귀 환생을 중심으로」(『이화어문논집』 10, 이화여자대 이화어문학회, 1988)
집필자
김영희(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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