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는 밭매는소리로 ‘사대소리’가 전승되고 있는데, 느린 곡을 ‘진사대소리’, 빠른 곡을 ‘ᄍᆞ른사대소리’라 한다. ‘진사대소리’는 ‘긴’(길게 부르는) 사대소리라는 뜻이고, ᄍᆞ른사대소리는 짧은 사대소리라는 뜻이다. 진사대소리는 선율의 흐름이 유연하고 아름다워 2005년에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으며, 예능보유자는 진선자(여 1945년생, 본명 진선희)씨이다.
진사대소리는 한 사람이 먼저 부르면 일정한 지점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부르는 방식으로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다 같이 부르고 마친다. 현재 전승되는 납읍리 진사대소리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사데 불렁 검질 매자 어헝어야 / 아에엉어엉 어으어엉 어이도리랑 사데로구다
검질 짓고 골 너른 밭에 어헝어야 / 아에엉어엉 어으어엉 어이도리랑 사데로구다
앞 멍에랑 들어오라 어헝어야 / 아에엉어엉 어으어엉 어이도리랑 사데로구다
긴 멍에랑 물러가라 어헝어야 / 아에엉어엉 어으어엉 어이도리랑 사데로구다
굽이굽이 청청굽이 어헝어야 / 아에엉어엉 어으어엉 어이도리랑 사데로구다
(다같이) 우리 어멍 날 낳던 날은 어떤 날에 나를 났던고 요 검질 매나 사데로구나
1989년에 문화방송이 녹음한 북제주군 애월읍 납읍리(현재의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의 밭매는소리는 곡명이 ‘사데소리’로 기록돼 있으며, 곡의 빠르기에 따라 느린 곡부터 ‘진사데소리’, ‘중간사데소리’, ‘ᄍᆞ른사데소리’, 그리고 이에 덧붙여서 부르는 약간 다른 곡조의 ‘추침사데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의 주 가창자는 진봉연(여, 1923년생)이었으며, ‘진사데소리’의 노랫말은 ‘어가여래 엉허 어긴여래랑 세데로다 / 아하야 어 사데로다’를 반복하였다. 당시의 가창자들은 오랜만에 옛 노래를 기억해내느라 선율을 완전하게 재현하지 못했다. 지금의 ‘진사대소리’는 1989년의 녹음과는 선율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예전의 녹음에 비해 인근 지역인 애월읍 어음리, 금덕리 등에 전승되는 ‘진사데소리’와 비슷한 형태이다. 또, 악곡 구성에 있어서 예전에 전승되던 ‘중간사데소리’와 ‘추침사데소리’가 생략된 것도 달라진 부분이며, 앞소리꾼이 의미 있는 노랫말을 꼬박꼬박 넣는 것과 마지막에 제창으로 긴 노랫말을 넣어 부르는 것도 예전과 다른 형태다.
납읍리 ‘진사대소리’는 사라져가는 민요를 적극 발굴하여 예술적으로 잘 다듬어 부름으로써 훌륭한 공연 곡목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옛날에 같은 마을에서 녹음된 자료와 비교해 없어진 대목이 있고 인위적으로 개변된 부분이 눈에 띄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