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효(爻)로 이루어진 팔괘 중 간괘(艮卦)는 ‘☶’로, 하나의 양효(陽爻)가 두 음효(陰爻) 위에 자리하고 있는 기호이다. 양(陽)이 끝까지 올라가 멈춘 모양으로 ‘그치다’, ‘머무르다[止]’는 뜻을 지닌다. 「설괘전(說卦傳)」에서 설명하는 간괘의 대표적 상징은, 자연물로는 ‘산(山)’, 가족으로는 ‘막내아들[少男]’, 신체로는 ‘손[手]’, 동물로는 ‘개[狗]’, 방위로는 ‘동북(東北)’ 등이다. 「문왕팔괘방위도(文王八卦方位圖)」에서는 동북(東北) 쪽에 위치하지만 「복희팔괘방위도(伏羲八卦方位圖)」에서는 서북(西北) 쪽에 위치한다.
여섯 효로 이루어진 64괘 중 간괘는 팔괘의 간괘(艮卦) 둘이 위아래로 중첩된 모양으로, 세 번째와 맨 위의 여섯 번째 효만 양효(陽爻)로 이루어져 있다, 간괘의 상징을 빌어 ‘중산간(重山艮)’, ‘간위산(艮爲山)’이라 칭하기도 한다. 『주역』에서는 52번째 괘로, 51번째 괘인 진괘(震卦)와 짝을 이룬다. 간괘를 상하 반전시키면 진괘가 되는데, 이러한 두 괘의 관계를 ‘복(覆)’ 또는 ‘종(綜)’이라 한다. 「잡괘전(雜卦傳)」에서는 진(震)의 의미를 ‘시작함’, ‘일어남[起]’, 간(艮)의 의미를 ‘그침’, ‘머무름’으로 풀어 양자를 대비시키고 있다. 「서괘전(序卦傳)」에서는 “모든 것은 끝까지 움직일 수 없기에 움직임[動]을 의미하는 진괘 다음에 그침[止]을 의미하는 간괘가 위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이천(程伊川)의 설명에 따르면, 간괘의 ‘그침’은 또 다른 상징인 산과 연결되어 ‘안정되고 견실한 상태[安重堅實]’를 의미하고, 소축(小畜)괘의 ‘그침’이 ‘억눌러 그친다’는 뜻인데 반해 간괘의 ‘그침’은 ‘편안히 그친다’는 뜻이다.
「단전(彖傳)」에서는 간괘의 ‘그침’을 ‘때에 맞는 그침[時止]’과 ‘때에 맞는 움직임[時行]’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고, “동정이 때를 잃지 않으면 그 길이 밝게 빛난다[動靜不失其時, 其道光明]”고 하며 이상적인 ‘그침’의 덕으로 풀이한다. 또한 ‘그칠 곳에 그치다[艮其止]’를 ‘각자의 자리에 맞는 그침[止其所]’으로 풀이하는데, 정이천은 이를 『대학(大學)』의 ‘지선함에 머무르다[止於至善]’와 연결시켜 “아비는 자애로움에 머무르고 자식은 효성스러움에 머무르며, 군주가 인자함에 머무르고 신하는 공경함에 머무르며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신분과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부연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간괘의 이상적인 ‘그침’은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 父父子子]”는 공자(孔子)의 정명론(正名論)과 일맥상통한다. 「상전(象傳)」에서는 산과 산이 중첩해 진중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간괘의 상징을 바탕으로, “자신이 머물러야 할 자리에 진중히 머무르며 그 자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려는” 군자(君子)의 이상적인 태도를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