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년(정조 14) 홍로의 후손 홍희우(洪羲佑)·홍철우(洪哲佑)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이헌경(李獻慶)·허조(許稠)·정원교(鄭元敎)·홍병훈(洪炳勳)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정범조(丁範祖)·홍종섭(洪宗涉)의 발문이 있다.
4권 1책. 목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세계도와 시 8수, 권2에 부록으로 행장·유사·묘갈명·구갈유자(舊碣遺字)·유자(遺字)의 발문 각 1편, 율리사의 문(文) 2편, 세덕사문(世德祠文) 3편, 권3에 양산서원문 2편, 수갈시(豎碣詩) 58수, 정례조문(呈禮曹文)·청시문(請諡文)·상언(上言)·문·기·문과방목(文科榜目) 각 1편, 권4에 문 3편, 기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홍로의 글은 시 8수뿐인데, 비록 분량은 적으나 그의 학문과 사상의 일단을 접할 수가 있다. 「가훈(家訓)」은 오언체의 고시(古詩)로 효·충·예·오륜·도학(道學)·면려(勉勵) 등 유교적인 가치관에 기초를 둔 교훈시이다. 「논학(論學)」 2수는 음양오행의 상반(相反)·융합의 원리와 『태극도설(太極圖說)』의 철학적 사변을 설파한 이학시(理學詩)이다.
「회상(懷想)」 외 3수는 모두 나랏일이 뜻대로 되지 못하여 전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어 도잠(陶潛)의 의경을 연상시킨다. 「교우(交友)」는 친구인 허조·이경(李輕) 등에게 주는 시로서 우정과 자기의 심회를 표현한 내용이다. 시어(詩語)가 담박하고 우아하며 고상한 느낌을 준다. 부록에는 그의 인품과 행적을 찬양하거나 추모하는 내용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