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려시대의 신장상.
내용
팔부중상은 통일신라시대 이래 주로 석탑의 기단부에 부조되었는데, 불타팔부중(佛陀八部衆)과 사천왕팔부중(四天王八部衆)으로 나누어지며, 우리나라에서는 불타팔부중이 더 유행하였던 것 같다. 이 중 건달바는 불설법회(佛說法會)에서 제석천(帝釋天)의 아악(雅樂)을 담당하거나, 하늘의 비밀과 진실을 알아 현시하고 성좌(星座)를 조정한다고 한다.
이 신장상의 사각대좌 전면에 음각된 28자의 명문(銘文)에는 “배주(白州: 황해도 白川의 옛이름)의 복사(卜士) 순무(順戊)가 계유년(癸酉年) 7월에 국왕의 천수를 빌며 처와 함께 발원,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명문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밝고 신선한 신장상의 표정으로, 커다란 눈과 짧은 인중에 미소를 띤 작은 입, 통통한 뺨과 턱에서 소년의 얼굴이 연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은 월정사석조보살좌상(국보, 2017년 지정)을 비롯한 고려 초기 조각에서 흔히 발견되는 안면(顔面) 표현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부피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평면적인 신부(身部)에는 원·꽃·사선·횡선의 무늬가 음각되어 선각(線刻)이 많이 사용된 제작 기법을 엿볼 수 있다. 제작 연대는 조각 자체가 지닌 고려 초기 조각의 양식적 특징과 함께 명문에 보이는 배주라는 지명의 변천을 토대로 973년(광종 24)으로 추정할 수 있다.
황해도 배주가 고려 초 왕건세계(王建世系)와 관련 깊은 지역이고, 이 신장상의 발원자가 점을 치는 복자이며, 특히 전대에 보기 드문 독립원각의 신장상이라는 점에서, 고려시대 불교신앙과 정치적 일면까지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라 하겠다.
참고문헌
- 「고려시대계유명청동팔부중입상」(최성은,『고고미술』161, 1984)
- 「진양군오석면출토유명십이지신장입상」(박경원,『고고미술』4,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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