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담(神異譚)에 속한다. 주로 머리에 쓰는 감투로 나타나고 있지만, 몸에 걸치는 등거리, 또는 풀잎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감투의 기능을 중시하여 ‘능통(能通)감투’라고 불리기도 한다. 구전설화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어떤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도깨비감투를 얻었다. 그것을 쓰면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사람은 감투를 이용하여 시장에 가서 남의 물건을 훔쳐 오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번잡한 곳에서 지나가던 사람의 담뱃불에 감투를 태우게 되어 아내에게 그 부분을 기워 달라고 하였더니, 아내가 빨간 헝겊을 받쳐서 기워 주었다.
그것을 쓰고 계속하여 남의 집 물건을 훔쳐 왔으므로, 마침내 도둑을 맞은 사람들도 빨간 헝겊 조각이 왔다 갔다 하면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 빨간 헝겊 조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빨간 헝겊 조각이 나타나자 한꺼번에 덮쳐서 감투를 벗기니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므로 사람들이 모두 덤벼들어 그를 실컷 때려 주었다는 설화이다.
이 유형은 ‘요술의 모자’라는 화소를 지닌 외국의 많은 설화형과 비슷한 것으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 마술적 물건을 얻게 된 내력은 각 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도깨비에게 직접 얻는 경우, 도깨비들이 장난하다 벗어 놓은 것을 가져온 경우, 나무 밑에 누워 있다가 곤충이 떨어뜨린 풀잎을 줍게 되는 경우 등으로 나타난다.
도둑질의 형태도 시장에 가서 물건을 훔치는 것 외에 남의 집 제사 음식 준비해 놓은 것만 훔쳐 먹는 경우도 있고, 형제간의 선악대립을 담은 모방담의 구조로 전개되는 각 편도 있다.
도깨비감투는 인간의 육신이 가진 한계를 벗어나 현실에서 그 결핍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상상력의 소산이다. 이 마술적 물건은 우리 설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환상적인 모티프로서, 소재적인 측면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설화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대하여 기본적으로는 긍정하고 있지만, 그것을 충족하는 과정에서의 부당한 방법에는 징계를 가하는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주제를 지니고 있다. 김내성(金來成)의 「도깨비감투」는 이 유형 설화의 소재가 현대소설에도 영향을 끼친 좋은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