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2월 14일부터 10월 11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으며, 1948년 해왕사(海王社)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조상 대대로 견원지간인 백씨 집안과 엄씨 집안의 아들·딸인 문호와 여분의 사랑은 문호의 사촌 동생 영호에 의하여 철저히 파괴된다. 영호는 부부암에서 여분을 능욕하고 문호를 대동강에 빠뜨려 실종되게 한다. 1년 뒤에는 양아버지인 삼촌을 독살하여 재산을 가로채기까지 한다.
여분은 문호가 살해되었다는 소문에 상심한 채 고향을 떠나, 문호의 쌍둥이 딸인 은몽과 소경인 예쁜이를 낳은 지 3일 만에 죽고 만다. 외할머니 손에 길러진 은몽은 세계적 무용가로 성장한 뒤, 부모에 대한 원수를 갚기 위하여 영호 일가에 대한 복수에 나선다.
영호와 혼인한 은몽은 자기에게 사랑의 배신을 당해 복수귀가 되었다는 해월(실은 가공의 인물)이라는 승려를 내세워 영호를 살해하고, 그의 전처소생인 남수도 해치운다. 그러나 범행 도중 오상억 변호사에게 정체가 드러나는 약점을 집히고 만다.
탐정인 유불란이 한때 연인 사이였던 은몽에게 해월과 연관된 일련의 사건이 모두 그녀의 자작극임을 밝힌다. 그때, 영호의 마지막 혈육인 정란이 살해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유불란이 조사차 지방으로 내려간 뒤, 은몽(실은 예쁜이)은 살해되고 해월은 오상억과의 격투 끝에 자기 총에 죽고 만다. 그 해월이라는 자는 오상억이 꾸민 대로 정란의 약혼자인 문학수로 판명된다.
그러나 유불란이 홍서방·정란·예쁜이 및 문학수를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은몽에게 돌아올 재산까지 노린 범인으로 오상억을 지목하자, 그는 체포를 피해 도망가다 자살하고 만다. 유불란은 독약을 마시고 신음하고 있는 은몽에게 황교장(실은 대동강에서 해적선에 구조되어 해적 생활을 하다 탈출한 문호)을 데리고 가서 부녀 사이임을 확인시킨다.
우리나라 소설계에 ‘탐정소설’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한 작가는 1937년부터 여러 편의 탐정소설을 발표해왔다. 그 가운데서도 이 작품은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작가로 하여금 ‘탐정소설의 귀재’라는 말을 듣게까지 하였다. 그러나 작가는 광복 후 순수문학 혹은 본격적 대중문학의 방향으로 나감으로써 작가가 개척한 탐정소설의 영역은 더 심화·확대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