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사(大芚寺: 현재 대흥사) 13대 종사(宗師) 중 4대 종사이다. 성은 김씨(金氏), 호는 화악(華岳). 전라남도 해남 화산(華山) 출신. 어렸을 때 출가하여 대둔사 고권(顧權)의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배운 것이 없어서 경전을 공부하지 못하고 농사일을 하면서 지냈다. 어느날 대둔사 상원루(上院樓) 아래에서 쉬고 있는데 누각 위에서 취여(醉如)가 강론하는 『화엄경(華嚴經)』의 종지(宗旨)를 듣고 홀연히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 뒤 취여의 가르침을 따라 화엄을 배웠으며, 솔방울을 주워 불을 밝히고 온종일을 독경하며 3년을 공부한 뒤 취여로부터 소요파(逍遙派) 법맥을 전수받았다. 그때부터 전국 각지의 고명한 선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지도를 받다가 다시 대둔사로 돌아와서 취여의 뒤를 이어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그의 설법이 있을 때면 언제나 승속(僧俗) 수백명이 참여하였다. 그때 묘향산에 머물렀던 편양파(鞭羊派) 월저 도안(月渚道安)이 대둔사로 찾아왔다. 그들은 함께 선지(禪旨)를 담론하고 『화엄경』의 묘의(妙義)를 겨루어 서로의 도력을 인정하였다.
그때 월저가 능히 대중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간파한 문신은 제자와 학인들을 모두 월저에게 위탁하고 뒷방으로 물러나 두문불출하고 면벽(面壁) 참선하였다.
그 뒤 월저는 묘향산으로 돌아가서 문도들에게, “나는 남방에서 육신보살(肉身菩薩)을 보았다.”고 하며 화악 문신의 도력을 널리 알렸다. 6월 26일 나이 79세로 죽었으며, 다비(茶毘)한 뒤 사리(舍利) 2과(顆)를 얻어 대둔사에 탑과 비를 세웠다. 문인으로는 설봉 회정(雪峰懷淨)·벽하 대우(碧霞大愚) 등 20여 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