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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어떤 방향이 기준 방향에 대해 나타내는 위치를 가리키는 일반용어.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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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공간의 어떤 방향이 기준 방향에 대해 나타내는 위치를 가리키는 일반용어. 방향.
내용

인간은 자기가 처한 공간에 대해 무분별한 지각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대상 인식이 그렇듯 공간도 인간의 경험 속에 수용되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인지 범주를 전제한다.

방위는 그러한 계기에서 비롯해 설정되는 인식 양태이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양태에 의해 공간은 실제적 경험 내용으로 수용된다.

방위를 전제하면서, 동시에 방위에 의해 인식되는 공간 경험이 시작된 것은 역사적으로 직립원인(直立猿人)의 출현과 때를 같이한다고 주장되고 있다.

인간의 수직적인 모습은 앞[前]을 고정하게 했고, 따라서 뒤[後]를 앞과의 상대적인 것으로 인지하게 했으며, 나아가 이로부터 비롯한 양 옆, 곧 좌우를 지각하게 함으로써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방위를 인식 범주로 하여 정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은 비단 전후좌우의 방위만이 아니라, 전후좌우를 인식하는 자리, 곧 중심을 지각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방위의 지각 혹은 방위의 설정은 중심의 지각을 가능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심의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방위는 중심과의 관련에서 비로소 서술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간지각은 또한 위[上]와 아래[下]에 대한 지각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방위는 근본적으로 전 · 후 · 좌 · 우 · 상 · 하 및 중심을 축으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근거로 방위를 재서술한다면, 방위는 임의의 중심에서부터 주위의 공간을 두루 살피면서 그 공간 자체를 일정한 방향으로 분할하고 구분해 얻어진 공간 인식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방위는 일반적인 공간 지각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일반적인 실제적 공간 경험은 산이라든가 바다라든가 하는 유기적 공간, 또는 넓다든가 좁다든가 하는 지각적 공간으로 인지되는 데 반해, 방위로서 경험되는 공간은 상징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방위는 보다 세분한다면, 한편으로는 지구의 자력(磁力)에 의해 결정되는 자연과학적 방위 곧 기하학적 공간과 연결되며, 또 한편으로는 비등질적 신화적 방위 곧 신화―주술적 공간과 연결된다.

그러므로 비록 전 · 후 · 좌 · 우 · 상 · 하 · 중심 혹은 동 · 서 · 남 · 북 · 상 · 하 · 중심 등으로 동일하게 방위가 표현된다 할지라도 기하학적 방위와 신화―주술적 방위는 상징적 공간 인식의 형태 안에서 극히 대조적인 상이한 존재의미를 갖는다.

전자가 실용적 효용성을 추구하는 데 반해, 후자는 전자를 방위의 실제로 수용하면서 존재론적 의미 부여를 통한 공간의 질서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방위의 문화사적 의미는 우주의 구조화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무한하고, 미지로 가득찬 위협적인 확장 안에서 공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맹목적이고 무의미한 ‘던지어짐’을 실증하면서 삶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데 방위는 이러한 혼돈을 의미 있는 질서로 구조화한다. 방위로 인해 인간은 자기 자리, 곧 중심으로의 회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자기로부터 비롯하는 자기의 확장을 수행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같은 방위는 문화적 필요, 역사적 환경, 생태학적 가능성 등과 연결해 인간의 삶을 정황 지우는 근원적인 과정을 시현한다. 방향 설정은 공간 안에서의 인간의 실존이 지닐 적합성을 규정하는 의도적 행위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공간 분할의 기본적인 축인 전 · 후 · 좌 · 우 · 중심 · 상 · 하, 혹은 동 · 서 · 남 · 북 · 중심 · 상 · 하 등은 다시 방위를 결정하는 구체적 정황 속에서는 기후의 춥고 더움과 연결되는 생태적 조건이라든지 사회 구조와 공간 표상이 대응되는 사회적 조건에 의해 현실화한다.

따라서 문화나 민족에 따라 무엇을 정면으로 대하느냐가 다르게 결정되면서 방위는 스스로 결정 조건을 달리하게 된다.

결국 방위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것이 자연과 문화를 일체화시키는 근원적인 세계인식의 일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인류의 문화와 그 문화적 특성을 기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공간의 방향 지움으로써의 방위는 질서 지워진 세계 안에서 살려는 인간의 욕구, 주변사물, 더 구체적으로는 공간으로 표징(表徵)되는 환경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 인간이 처해 있는 총체적 정황 안에서의 자기 자리 및 자신에 대한 인식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위는 그것이 인간의 존재 근거 인식을 위한 현실적 경험이라는 이유 때문에 삶 자체의 의미화 또는 질서화라고 할 수 있는 종교적 신앙과 불가분리의 관계를 지닌다. 방위는 종교적 세계관을 위한 현실적인 구체적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방위 자체가 이미 구조화되고 질서화된 종교적 세계관을 시현한다. 그러므로 전 · 후 · 좌 · 우 · 중심 · 상 · 하 또는 동 · 서 · 남 · 북 · 중심 · 상 · 하는 그렇게 구조화된 총체뿐만 아니라, 그 각각의 전 · 후 · 좌 · 우 · 중심 · 상 · 하가 이미 종교적 의미를 함축한다.

공간 분할뿐만 아니라, 그렇게 분할된 공간에의 일정한 방향적 지향은 개인이나 공동체, 그리고 우주를 위한 근원적인 존재론적 경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방위를 향한 지향은 신성지향이라고 할 수 있을 공간의 성화(聖化)이기도 하고, 공간을 통한 신성 현현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방위와 종교문화와의 관계 속에서는 각 방위가 종교적인 어떤 것과 동일하게 승인되는가 하는 방위자체의 상징적 표상의 정체가 중요한 것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사실은 종교문화 속에서 두 가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공간 전체 또는 경험되는 지리적 환경을 신성한 초월적 원칙에 의하여 질서지워진 것으로 인식하고 수용하는 신성지리(神聖地理, sacred geography)적 지각양태이다.

그것은 지리―생태학적 공간을 지탱해 ‘의미의 지도(地圖)’를 그리게 해줌으로써 종교적 우주관을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방위신앙이라고 할 수 있을 방위 자체에 대한 독특한 종교적 규범의 요청과 그에 대한 봉헌의 자세이다. 방위의 설정과 그로부터 비롯하는 공간의 구조화는 방위에 의해 규제되는 실존적 태도를 유발하고, 그러한 태도는 방위신앙으로 구체화되면서 방위에 의한 규범적 행위를 실제적인 삶 속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자의 예는 가옥 · 마을 · 도시 등이 질서지워진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 세계관이나 그러한 지상의 현실을 천상(天上)의 원형(celestial archetype)을 모방한 것, 또는 재현한 것이라고 하는 신앙 속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방위의 원칙에 의한 제의 행위는 후자의 예에 속한다. 이 경우 방위는 의례적 행위의 정당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근거, 곧 의례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의 근거가 된다.

위의 두 경우에서 중심은 방위 개념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수직적 방위와 수평적 방위의 교차가 이루어지는 방위의 원점이 되면서 중심은 각 방위를 그 종개념(縱槪念)으로 거느리게 되고, 그렇게 설정된 방위에 의해 중심은 방위 설정의 근거가 되면서 중심의 상징은 종교문화의 중심적 상징으로 기능한다.

중심의 상징은 신성(神聖)을 지향하려는 인간의 종교적 필요를 보여주는 것이면서 그 종교적 요청의 충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심에 근거한 방위의 설정은 중심의 확인을 위한 것이고, 다시 확인된 중심으로부터 비롯하는 새로운 공간 곧 우주의 확보이다. 따라서 중심은 공간의 원점임과 아울러 시간의 기점이기도 하고, 방위의 시간적 표상마저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그 중심은 정태적(靜態的)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일정한 방향을 지향하는 동태적(動態的) 움직임의 기점이다.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것은 그렇게 지향된 방위가 귀결하는 또 하나의 방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중심을 포함한 각 방위는 각기 신앙의 대상으로 구체화된다. 예를 들면 삶의 현실성 곧 길흉화복은 방위와의 관련을 통하여 체계화되는 신앙 속에서 마침내 우주론적 해답의 상징체계를 구축한다. 방위는 종교문화의 현존을 기술하는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면, 구석기인들의 시체는 동쪽을 향해 매장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정한 방위를 향한 이 같은 매장 의례는 그들의 삶이 지닌 종교문화와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동쪽이 태양의 운행과 맺고 있는 상징성으로 읽힐 때 그러한 매장 의례는 죽음 이후의 생명에 대한 그들의 신앙의 공간적 표상 곧 방위신앙에 의한 영생의 희구의 구체화로 해석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슬람의 전통에 의하면,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은 카아바(Ka’aba)신전이다. 그런데 이 신전은 북극성을 마주 향하고 있어 신성한 곳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그곳은 정성(頂上)이고 중심이며 방향 지워진 자리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도할 때 향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기도의 방향이 카아바를 향함으로써 삶은 분명한 방위를 지향하게 되고, 그 북향(北向)의 상징은 삶과 세계의 질서화를 구현한다.

유대―그리스도교적 전승에서는 해 돋는 쪽 즉 동방이 언제나 정면이다. 따라서 해가 지는 곳인 서방은 언제나 후면이다. 그러므로 동방향(orientation)은 세계 안에서의 자기 자리의 정립을 상징한다.

로마에서는 땅(mundus)을 언제나 넷으로 나누었다. 동서남북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 땅은 동시에 하늘과 땅 아래를 잇는 곳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로마문화가 수용하고 있는 방위도 중심을 포함한 동 · 서 · 남 · 북 · 상 · 하로 정리할 수 있다.

힌두교 전승이 지니고 있는 방위 개념은 만다라(mandala)의 도상(圖像)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변천해간 다양한 전개 과정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비롯한 동서남북의 다섯 방위와 그 사방(四方)이 다시 세분되는 팔방(八方) 등은 기본적인 공간 분할 형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금강계(金剛界) 만다라에서는 중앙의 대일여래(大日如來), 동방의 아축불(阿閦佛), 남방의 보생불(寶生佛), 서방의 아미타불(阿彌陀佛), 북방의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 등이다.

불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위 개념과 방위신앙이 나타나고 있다. 동서남북, 동남 · 서남 · 서북 · 동북, 그리고 상하의 시방(十方)은 불교에 나타난 공간 분할의 기본 구조이다.

이에 따라 동서남북의 사명왕(四明王), 동남 · 서남 · 서북 · 동북의 사명왕, 하방 · 상방의 이명왕(二明王)이 설정되고, 그 옆 방위에 있는 불타(佛陀)를 공양하고, 그 옆 방위에 있는 달마(達摩)를 공양하며, 그 옆 방위에 있는 승가(僧伽)를 공양하는 것이 기본적인 일로 되어 있다.

도량의 정결과 청결을 찬(讚)하는 개계 의례(開啓儀禮)에서의 찬, 그것도 근본적으로 사방찬(四方讚) 곧 공간의 질서화를 기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그 내용도 일쇄동방결도량(一灑東方潔道場) · 이쇄남방득청량(二灑南方得淸凉) · 삼쇄서방구정토(三灑西方俱淨土) · 사쇄북방영안강(四灑北方永安康)이라고 되어 있다.

불교에서의 이상향의 공간 개념은 서방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천상(天上) · 천락(天樂) 등의 수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하의 수직적인 공간 분할 개념과는 다른 평면적 분할로서의 서방이 극락의 위치로 서술되고 있다.

≪아미타경 阿彌陀經≫에서 이야기되는 도솔정토(兜率淨土)라든가 미타정토(彌陀淨土)는 방위상 서방이어서 서방정토로 이해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같은 문화권에 속한 힌두교 전승 신화, 즉 마하바라타(mahabharata)에서 나타나고 있는 낙원인 울단월(鬱單越, Httra―kuru)이 북방에 있는 것으로 묘사한 ≪대루탄경 大樓炭經≫의 주장과는 상당한 다름을 노정하고 있어 흥미롭다.

북방이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지는 사례는 도가(道家)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도가의 초제청사(醮祭靑詞)에서는 북방이 북두칠성으로 상징되고 있다. 그런데 북두청사(北斗靑詞)에 의하면, 북두는 중천(中天)을 돌며 만물을 하계(下界)에 안정하게 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북은 북의 방위이면서 우주의 중심이 되고 있어 근원적인 방위, 곧 중심방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정교한 분할은 황상천제(皇上天帝) · 삼극대군(三極大君) · 팔방제신(八方諸神) · 좌동왕부(左東王父) · 우서왕모(右西王母) · 오방오제(五方五帝) 등으로 묘사된다.

북두성 경배는 도가의 중요한 실천적 의례의 하나였고, 그 신전이라 일컬을 수 있는 소격서(昭格署)의 위치도 언제나 북방에 위치하게 하였다. 우리 나라의 경우 소격서가 서울의 북쪽인 삼청동(三淸洞)에 있었던 것이 그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중국문화는 방위에 대한 종교적 상징성을 가장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문화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복사(卜辭)에 보면, 상제(上帝)는 방신(方神)을 거느리고 다시 그 방신은 신의 뜻을 전달하는 방향 지향적인 풍신(風神)을 거느린다. 여기에서 이른 바 사방풍신사상이 대두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상징화된 사방풍신사상을 통해 방신에 대한 제사뿐만 아니라, 왕권의 강화라든가 치세(治世)의 원리가 형성된다고 하는 사실이다. 방위는 공간 분할의 수단만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화를 위한 근원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다.

≪회남자 淮南子≫의 천문훈(天文訓)에서의 방위는 동 · 서 · 남 · 북 · 중앙의 오방으로 되어 있고, 그 각각의 방위가 본질로, 신격(神格)으로, 동물로, 소리로, 형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표〉와 같다.

방위 본질 신격을 지닌 존재 상징되는 동물 소리 파악되는 형상
太筧 蒼龍
炎帝 朱鳥
皇帝 黃龍
西 少昊 白虎
焑頊 玄武
〈표〉 淮南子 天文訓의 方位

한(漢)의 위상(魏尙)은 방위신을 기능적으로 분별하였다. 동방의 신 태호(太昊)는 진(震)을 타고 규(規)를 잡아 봄[春]을 맡았고, 남방의 신 염제(炎帝)는 이(離)를 타고 형(衡)을 잡아 여름[夏]을 맡았으며, 서방의 신 소호(小昊)는 태(兌)를 타고 구(矩)를 잡아 가을[秋]을 맡았다..

북방의 신 전욱(顓頊)은 감(坎)을 타고 권(權)을 잡아 겨울[冬]을 맡았으며, 중앙의 신인 황제(黃帝)는 곤간(坤艮)을 타고 승(繩)을 잡아 땅[土]을 맡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문화에서 방위에 대한 상징적 해석의 기본 토대는 역(易)의 방위 해석이다. 근원적으로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에 근거한 복희팔괘방위도(伏羲八卦方位圖)와 문왕팔괘방위도(文王八卦方位圖)로 나누어져 각기 선천방위(先天方位), 후천방위(後天方位)라 불려지는데 양자는 해석에서 동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역의 방위이해는 단순한 공간 분할의 상징 체계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그렇게 분할될 수 있다는 사실의 형이상학적 기초를 주장함으로써 방위에 의한 대대법(對待法) · 배합법(配合法) · 수상론(數象論) 등 동양철학의 진수를 담고 있기도 하다. 태극(太極) · 양의(兩儀)로부터 사상팔괘(四象八卦)가 생성했음을 주장하는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각 방위에 대한 음양오행의 배분은 일정하지가 않다. 방위에 따라 일률적으로 음양을 결정짓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방위(全方位)를 24등분해 일양시생처(一陽始生處)인 정방위(正方位)를 자방(子方)으로 한다.

이로부터 오른쪽(*시계방향)으로 돌아 계방(癸方) · 축방(丑方) · 간방(艮方) · 인방(寅方) · 갑방(甲方) · 묘방(卯方:正東) · 을방(乙方) · 진방(辰方) · 손방(巽方) · 사방(巳方) · 병방(丙方) · 오방(午方:正南) · 정방(丁方) · 미방(未方) · 곤방(坤方) · 신방(申方) · 경방(庚方) · 유방(酉方:正西) · 신방(辛方) · 술방(戌方) · 건방(乾方) · 해방(亥方) · 임방(壬方) · 자방(子方:正北)으로 되돌아오는 공간 분할의 이해는 그것이 지닌 상징적 방위 개념과 더불어 실제적인 방위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십사 방위에는 음양 · 오행 · 팔괘 · 십간(十干) · 십이지(十二支)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때 방위는 태양의 움직임과 관련을 맺고 있어 시간과 계절이 방위와 대응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공간 분할의 존재론적 근거를 확인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종교 의례의 하나인 무속신앙에서도 방위는 중요한 상징 체계로 기능하고 있다. 무속신앙의 방위 개념은 근본적으로 수직적 공간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천상(天上) · 지상(地上) · 지하(地下)로 나누어진다.

언제나 지상이 중심이 되어 있고 그 중심은 무당이 닫혀져 있는 우주를 뚫어 위아래를 오갈 수 있는 출구가 된다. 그러나 무속의 현실적 공간경험은 역시 수평적이다.

중국문화로부터 전래되었으리라고 이해되는 방위신에 대한 제의가 굿의 연행(演行)과정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방위신은 오방신장(五方神將) 또는 오방장군(五方將軍)이라 불리어지기도 하고 단순히 오방신(五方神)으로 호칭되기도 한다. 방위가 신격으로 구체화되어 섬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방기(五方旗)는 동 · 서 · 남 · 북 · 중앙의 방위신을 각기 색깔로 표현하는 깃발인데 방위에 따라 청(靑) · 홍(紅) · 백(白) · 흑(黑) · 황(黃)색으로 나타낸다. 그러나 오방신장은 엄격한 의미에서 방위신 자체는 아니다.

동 · 서 · 남 · 북 · 중앙의 오방을 모두 지키는 공간 자체의 수호신이라고 해야 옳을 그러한 기능을 가진다. 따라서 굿의 신장거리에서 모셔지는 오방신장은 방위를 지키는 단일한 신격으로 모셔진다.

무신도(巫神圖)에 나타나는 오방신장은 언제나 붉은 복장을 하고 있고 손에는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들고 있는 장군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질서 있게 된 공간은 삶의 의미가 근원적으로 승인되고 긍정되는 존재의 전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질서 지워진 채 유지되기를 희구하는 염원에서 질서 있게 된 공간의 수호신을 힘이 극대화된 신격 곧 장군신으로 구체화되고, 그러한 신격에 대한 제의가 물음을 해답으로 전이(轉移)하려는 굿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하나의 제차(祭次), 즉 거리로 집전되고 있는 것이다.

굿에서 시행되는 방위신앙의 또 다른 예로는 정화(淨化)의례를 들 수 있다. 사방(四方)에 물을 뿌리는 이 의례는 사방이 질서 있는 공간임을 확인하거나 공간 자체의 질서화를 위한 제의이기도 하다. 사방은 곧 공간의 총체적 상징인 것이다.

≪성호사설≫에 의하면, 각 방위를 관장하는 신으로 오방신을 일컫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중국문화의 방위신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오방신의 명칭은 동 · 서 · 남 · 북 · 중앙에 따라 각기 태호 · 소호 · 염제 · 전욱 · 황제(黃帝)이고, 오방의 정사(政事)를 맡은 제왕으로는 복희(伏羲) · 금천(金天) · 신농(神農) · 고양(高陽) · 헌원(軒轅, 또는 黃龍 · 黃螾)을 들고 있다.

이러한 방위 이해, 곧 오방사상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방위의 상징은 중국문화의 수용과 더불어 다시 동물로 상징되어 우리의 민속 안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동 · 서 · 남 · 북 · 중앙이 각기 청룡(靑龍, 혹은 蒼龍) · 백호(白虎) · 주작(朱雀) · 현무(玄武) · 황룡(黃龍)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중앙의 앞[前]은 남(南)이고 뒤[後]는 북(北)이며 왼쪽[左]은 동(東)이고 오른쪽[右]은 서(西)로 읽혀지고 있어 오방의 지향은 북에서 남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중국의 두 방위도인 복희팔괘방위도와 문왕팔괘방위도가 다 같이 위를 남으로, 아래를 북으로 하는 것과도 상통한다.

중국문화의 전래와 아울러 지속되고 있는 또 다른 방위신으로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을 들 수 있다. 중심을 제외한 사방의 보다 세분된 방위로서의 십이지는 자(子) · 축(丑) · 인(寅) · 묘(卯) · 진(辰) · 사(巳) · 오(午) · 미(未) · 신(申) · 유(酉) · 술(戌) · 해(亥)로, 각기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등의 동물로 상징화되고 있다.

이 동물들은 각 방위의 수호신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신라의 성덕왕릉(聖德王陵), 그리고 문성왕릉(文聖王陵)으로 전하는 괘릉(掛陵), 김유신장군묘 등의 판석(板石)에는 십이지신상을 조각해 각 방위를 맞추어 돌아가며 장식을 하고 있다.

이는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능을 수호하는 총체적 방어, 곧 능의 수호신적 기능을 각 방위신이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때 능은 그 방위를 통한 공간 분할에 의해 중심의 상징으로 부상된다.

사방신이나 오방신 이외에 육방(六方)에 대한 사상도 우리의 민속 속에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허난설헌(許蘭雪軒)의 광한전백옥루(廣寒殿白玉樓)의 상량문(上樑文)에 보면, 그녀는 동 · 서 · 남 · 북 · 상 · 하의 육방에 대한 이른바 선상(仙想)의 지극한 아름다움(極美)을 칭송하고 있다. 이는 방위개념이 수평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실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직적 방위의 첨가는 장승의 경우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장승은 마을을 향해 오른편에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왼편에 지하대장군(地下大將軍)을 세운다.

그러나 장승제의 경우, 남우(男偶)는 동쪽에 세우고 천상천하축귀대장군지위(天上天下逐鬼大將軍之位)라고 일컬으며, 여우(女偶)는 서쪽에 세우고 동서남북축귀대장군지위(東西南北逐鬼大將軍之位)라고 일컫는다.

수직적인 공간 분할과 수평적인 공간 분할이 아울러 이루어짐으로써 귀(鬼)로 상징되는 혼돈이 질서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방신(方神)이라 할때에는 특정한 방위신을 지칭하기보다는 지극(地極)에 있으면서 바람[風]을 출입시키는 신에 대한 일반적인 호칭을 의미한다. 영동할머니는 그러한 방신이 구체화된 한 예이다.

신라에서는 방위에 대한 제와 제장(祭場)이 분명하게 되어 있었다. 제명(祭名)은 사진제(四鎭祭)라 했고, 제장으로는 동의 온매근(溫沬懃), 남의 해치야리(海恥也里), 서의 가야산갑악(伽倻山甲岳), 북의 웅곡악(熊谷岳)이었다.

여러 신에 대한 제사를 드리는 곳(致祭處)인 큰 산[嶽], 바다[海], 강[瀆] 등도 방위에 의해 동 · 서 · 남 · 북 · 중앙의 다섯 곳이 언제나 선택되었다. 또한 명산대천(名山大川)도 각 방위에 따라 선택되었던 것이 전통적인 사실이었다.

방위에 대한 속신(俗信)은 삶의 통과의례(通過儀禮)적인 계기에서도 언제나 전면에 대두된다. 출산할 때 대체로 아기의 머리는 남향하게 하고, 산모의 머리는 북향하게 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아기를 낳는 날, 곧 시간과 아기의 머리 방향, 곧 공간을 아울러 직조(織造)하게 함으로써 그 출생에 따르는 행복의 기원을 상징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낳은 날이 자오묘유일(子午卯酉日)일 경우에는 아기의 머리를 서남향하게 하고, 진술축미일(辰戌丑未日)일 경우에는 동남향하게 하며, 인신사해일(寅申巳亥日)일 경우에는 서북향하게 하여 대길(大吉)할 것을 기대한다.

관혼상제(冠婚喪祭)에서의 방위는 그 의례의 완벽한 집전(執典)을 위해 엄격하고 분명하게 규정되는 것이 상례이다. 공간의 질서화를 통해 삶의 계기들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관례를 행하는 경우 초가(初加)에서 관자(冠者)는 반드시 남향하여 앉는다. 삼가(三加)가 끝나고 초(醮)에 이르면, 관자는 자리를 옮기는데 조금 서(西)로 하여 다시 남향한다.

빈(賓)은 관자에게 읍(揖)하며 자리 오른쪽으로 나아가 남향해 취주(取酒)하고, 관자 앞으로 가서 북향하여 축사를 한다. 그러면 관자는 재배하고 자리에 올라 남향하여 잔을 받는다. 빈이 자리에 가서 동향(東向)하여 답배하면 관자는 남향하여 재배한다.

혼례의 대례(大禮) 때에도 일반적인 정위(正位)는 동남서녀(東男西女) 혹은 서동부서(婿東婦西)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서북부남(婿北婦南)으로 하여 신랑이 북에서 남을 향하고 신부가 남에서 북을 향한다.

상례의 경우, 시수(屍首)는 남쪽으로 둔다. 전(奠)은 시체의 동쪽에 둔다. 신주를 사당에 모시는 부(祔)의 경우, 증조고비(曾祖考妣)의 위(位)는 북쪽에서 남향해 설(設)하고 사자(死者)의 위는 동쪽에서 서향해 배설한다.

사당의 위치는 정침(正寢)의 동쪽으로 하고, 사당의 향배(向背)는 어디로 하든지 앞은 남, 뒤는 북으로 삼는다. 신주는 서쪽에서부터 고조고비(高祖考妣)를 모셔 차례로 한다. 모든 제례에서 신위(神位)는 북쪽에서 남향하며, 고서비동(考西妣東)으로 한다.

전통 문화 가운데 한국인의 속신(俗信)을 지배한 가장 대표적인 방위신앙은 풍수사상(風水思想)이다. 풍수지리라든가 풍수도참(風水圖讖)이라고 불리어지는 이 사상은 지형이나 방위를 통해 인간의 길흉을 판단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기본적인 것은 산 · 물 · 방위 · 사람이다.

방위와 연관된 것은 풍수사상 중에서도 좌향론(坐向論)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그러나 좌향은 등진 방위에서 바라보이는 방향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방위개념일 수는 없다.

그것은 자연과학적인 천체 운행에 의한 기하학적 방위인 절대 향과 지형 상 시계(視界)가 열리는 향, 구심적인 향, 대립적인 향, 향천적(向天的)인 향 등 이른 바 상대 향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것이다.

풍수지리에서 사용하는 근본적인 방위는 나경(羅經) 혹은 패철(佩鐵)이라 일컫는 나침반에 의해 결정된다. 나경의 방위 명칭은 역(易)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천반(天盤) · 지반(地盤) · 인반(人盤)으로 구분하고, 다시 육십사효(六十四爻) · 육십갑자(六十甲子)를 붙이고, 이십팔수(二十八宿)를 배열해 천도수(天度數)를 거기에 배당시킴으로써 복잡한 분도(分度)를 마련한 것이다.

풍수 좌향론에서는 각 방위체가 길흉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방위별로 원칙적인 길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례에 따라 방위상 길흉이 변전한다. 그것이 고정되어 있는 것을 정방좌향(靜方坐向)이라 하고, 출입(出入) 행지(行止)와 연결된 것은 동방방위(動方方位)라 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특히 좌향길흉 해석은 사람과 산과 물과 방위가 음양오행적 사고에 의해 조화 · 균형 · 상생(相生)의 관계에 있을 때 좋다는 주역적(周易的) 관념이 기본 원리를 이루고 있다.

또한 풍수에서는 혈(穴)의 사위(四衛)에 있는 사방의 산을 사신사(四神砂)라 하는데, 후방의 산을 현무(玄武), 전방을 주작(朱雀), 왼쪽을 청룡(靑龍), 오른쪽을 백호(白虎)라 하였고, 이 때 혈은 언제나 남면(南面)하는 것으로 여겼다.

민속신앙에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점세(占歲)하던 풍습이 있다. 정월 초하루에 남풍이 불면 가을장마가 들고, 곤방풍(坤方風)이 불면 그 해에 풍년이 들고, 동풍이 불면 흉년이 들며, 동지에 서풍이 불면 가을장마가 들고, 곤방풍(坤方風)이 불면 여름가뭄이 든다고 믿어온 것이 그러한 예이다.

치성(致誠)을 드리는 경우에는 반드시 집안 어느 곳 중에서 ‘방위가 좋은 곳’을 택해야 했고, 가구나 집 혹은 집안의 나무의 위치가 동서남북의 방향 중 그 방향이 ‘잘못되어’ 있으면, 그 탓으로 재앙이 있게 된다고 믿기도 하였다.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충청도 홍주의 합덕지(合德池)에는 겨울에 용이 내려와 땅을 가는데 그 용경(龍耕)이 남에서 북으로 이루어지면 풍년이 들고, 서에서 동으로 갈면 흉년이 들며, 동서남북종횡으로 갈면 평년작이 된다고 믿고 있다.

방위에 대한 민속신앙, 그리고 방위가 공간 분할을 통한 우주의 총체적 정리임을 드러내는 상징적 연희(演戱)는 춤사위를 통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를 양주별산대(揚州別山臺) 거드룸식 춤의 사방치기 춤사위를 들 수 있다. 이 춤은 춤꾼이 도포자락 또는 장삼자락을 머리위에 펴서 두 손으로 잡고 주춤거리며 돌아가는 춤인데, 동남서북 또는 북서남동으로 한 방향씩 돌며 재배한다.

이와 동일한 의식(意識)을 나타내는 것으로는 방울을 들 수 있다. 특히 팔두령(八頭鈴) 또는 팔두령동구(八頭鈴銅具)로 불리는 여덟모 방울은 팔통팔달(八通八達)을 상징하는 것으로, 천지팔방(天地八方) · 우주팔방(宇宙八方)에의 도달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여덟모 방울을 흔듦으로써 무한한 우주, 삶의 총체적 공간을 향한 정연한 확장과 그 총체적 공간의 방울(중심)에의 복합(幅合)을 확인하는 것이다.

도교적인 영향과 더불어 민속신앙에서 북방은 특이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북을 상징하는 북두칠성을 향해 칠월칠석에 아이들이 잘 자라고 집안이 평안할 것을 빈 것은 그러한 방위신앙의 단편적인 모습이다.

유장원(柳長源)은 ≪상변통고 常變通攷≫에서 이황(李滉) 조차도 남두성(南斗星)은 인간의 생(生)을 맡고 있고, 북두성(北斗星)은 인간의 사(死)를 맡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방위에 대한 신앙, 혹은 방위에 대한 이념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동방은 중국인 고래의 낙토(樂土)사상과 연결해 한국인의 민속신앙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동토낙원신앙(東土樂園信仰)이 한 예이다.

이러한 사실과 관련된 동방에 관한 독특한 태도는 유두(流頭) 풍속에서도 드러난다. 유월 보름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가서 머리를 감으면 불상(不祥)한 것을 씻는다고 믿고 있었다. 특별히 여인이 동쪽을 보고 오줌을 누는 것은 금기시 되었고, 밤에도 요강은 동쪽에 두지 않았다.

동쪽으로 뻗어 자란 복숭아 나뭇가지는 악귀를 쫓아낸다고 믿고 있었으며, 해뜨기 전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가지를 꺾어 둥글게 해서 개 목에 걸어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믿었다.

방위는 공간 인식의 한 형태이면서도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으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이루는 기본적인 축(軸)으로 기능하고 있다. 따라서 방위는 일상적인 삶을 규제하는 구체적인 규범으로 현존하고 있으며, 그것은 삶의 질서화, 삶의 의미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방위는 그 자연적 혹은 자연과학적 개념의 실제성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초월하는 새로운 방위의 발견, 방위에 대한 상상적 도식화, 방위 상징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공존할 수 없는 해석의 자의성(恣意性), 이러한 사실로부터 비롯하는 방위 수용에 대한 기준의 상실 등으로 인해 방위 자체에 대한 총체적인 논리적 구조화를 불가능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위가 공간 분할의 수단으로부터 비롯해 우주의 구조화에 이르러 마침내 삶의 지향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은 불변한다. 방위는 존재 자체에 대한 존재론적 자아 인식의 형이상학을 실천적 현상이게 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경험내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위는 그것이 가지는 상징적 차원에서 언제나 ‘분명한 것’이라기보다는 ‘분명한 것으로 승인된’ 경험적 실재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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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속연구』(김태곤, 집문당,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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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학론고』(이두현, 학연사, 1984)
『한국종교문화의 전개』(정진홍, 집문당,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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