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시대(奈良時代, 553∼794) 일본에 소개된 백제악은 ‘쿠다라가쿠’라고 불리었으며, ‘시라기가쿠’라고 불린 신라악(新羅樂) 및 코마가쿠라고 불린 고려악(高麗樂)과 함께 삼국악(三國樂) 또는 삼한악(三韓樂)이라고 알려졌다. 백제악을 포함한 삼국악은 ‘토가쿠’라고 불린 당악(唐樂)과 더불어 일본의 아악(雅樂)을 형성하는 데 뼈대 구실을 하였으며, 현재 일본 전통음악인 가가쿠(雅樂)에 전승되고 있다.
『일본서기』권19에 의하면 554년 백제악사 시덕(施德) 삼근(三斤), 계덕(季德) 기마차(己麻次), 계덕(季德) 진노(進奴), 대덕(對德) 진타(進陀) 등 4인이 554년 이전에 일본에서 활약하였던 악사들과 교대하기 위하여 파견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백제 악생들을 거느리고 일본의 왕립 음악기관인 가가쿠료(雅樂寮)에서 연주활동을 하였다.
백제 멸망 뒤인 702년 백제악은 백제 악사 4인과 백제 악생 20인에 의해서 가가쿠료에서 전승되었으며, 713년에는 백제 악생이 20인에서 26인으로 증원되었다.『일본후기(日本後記)』권17에 의하면 809년에 활약하였던 백제 악사 4인은 횡적(橫笛)·군후(ꜭ篌)·막목(莫目)·무(舞)를 가르쳤다.
그 뒤 848년 백제 악생 20인은 7인으로 감원되었다가 인명천황(833∼849) 때 가가쿠료의 개편에 따라서 백제악은 신라악과 더불어 고려악으로 통합되었다. 백제악사와 악생들에 의해 3세기 가량 가가쿠료에서 연주되었던 백제악은 백제에서 연주되었던 연향악(宴享樂)의 하나로 노래와 춤도 포함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