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권3 탑상(塔像) 제4, 민장사와 성임(成任)의 『태평통재(太平通載)』 권20에 수록되어 전하는데, 『태평통재』는 지금은 전하지 않는 『수이전』을 출전으로 밝히고 있다. 『태평통재』에 수록되어 있는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금방(隅金坊)에 사는 보개라는 여자에게 장춘(長春)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장사차 바다에 나가 소식이 끊긴 채 몇 년이 지나게 되었다. 걱정이 된 보개가 민장사 관음보살 앞에 나아가 빌었다. 기도한 지 이레 만에 장춘이 돌아와 어미의 손을 잡으니 보개는 기뼈 눈물을 흘리었다.
모든 사람들이 까닭을 물으니, 장춘이 말하기를 바다에서 큰 바람을 만나 배와 노가 모두 부서지고 함께 탔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는데 자기만 널빤지에 의지하여 오나라에 가게 되었다고 한다.
오나라에 노비로 잡혀 밭갈이를 하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한 스님이 나타나 네 나라 생각이 나느냐기에 노모가 있는데 만나고 싶다고 하자 나를 따라오라고 했다. 스님을 따라가는데 깊은 도랑이 가로막히자 스님이 자기 손을 잡고 건넜는데, 갑자기 정신이 혼미하여지더니 고향의 말소리가 들리고 울음소리도 들려 꿈이 아닌가 했으나 사실이었다고 했다.
모두들 듣고 놀라고 나라에서도 그 영험함을 존중하여 재물과 밭을 관음보살께 바치었다. 장충이 오나라를 떠난 것이 천보(天寶) 4년 4월 8일 신시(申時)였는데 민장사에 돌아온 것은 술시(戌時)였다.
「보개설화」의 최초 수록 문헌은 『수이전』으로, 『태평통재』는 이 설화를 수록하면서 “신라의 『수이전』에서 나왔다(出新羅殊異傳).”고 밝히고 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본설화에는 출전이 밝혀져 있지 않고 민장사라는 절에 대한 기록 속에 포함되어 있다. 『태평통재』가 얼마만큼 충실하게 『수이전』의 설화를 전재하였는지 알 수는 없다.
『삼국유사』의 설화와 『태평통재』의 설화를 비교해 보면, 근본적인 이야기 골격은 거의 같고 약간의 부분적인 차이만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같은 근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태평통재』의 설화가 『삼국유사』의 것에 비하여 약간 자세히 묘사된 부분이 있다.
이 설화는 불교설화의 중심을 이루는 불보살에 대한 영험담(靈驗譚)의 하나로, 특히 민장사에 있는 관음보살의 영험을 말한 것이다. 관음보살께 열심히 기원하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이와 같은 영험담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신라 불교설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광덕설화(廣德說話)」·「희명설화(希明說話)」·「경흥설화(憬興說話)」·「백률사설화(栢栗寺說話)」·「중생사설화(衆生寺說話)」·「조신설화(調信說話)」 등이 모두 「보개설화」와 같은 종류의 관계를 가지는 관음보살영험설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