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20m. 1990년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보문산 인근 복전암(福田庵)에서 보문산성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따라 30여 분 남짓 올라간 지점의 높이 6m에 달하는 한 암벽에 부조(浮彫 : 돋을새김)되어 있다.
여래상은 남향하고 있는데 소박한 원형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를 갖춘 좌상의 형태이다.
얼굴은 둥글며, 광대뼈가 두드러지고 양 볼에 살이 많이 오른 비만한 모습니다. 조각이 약하고 윤곽이 희미한 신체와는 대조적으로 머리 부분은 높은 부조(浮彫)로 두드러지게 처리했다.
정수리에 솟아 있는 상투 모양의 육계(肉髻))와 소라 모양의 머리카락인 나발(螺髮)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이목구비 또한 분명한 편이다. 양 눈썹이 깊게 패이고 앞머리가 뭉툭한 두 눈이 빗겨 올라가 있다. 위로 뜬 눈동자에서 생경하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이 느껴진다. 코는 미간에서 앞으로 내려뻗었다. 콧잔등이 편편하며 그 아래로 인중(人中)을 꾹 눌러 우묵하게 하였다.
예쁘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입술은 도톰하게 주름을 잡혀 있다. 입 꼬리가 살짝 아래로 쳐져 있어 다소 침울한 느낌을 준다. 귓볼이 늘어진 귀가 길게 어깨까지 닿았으며, 아래턱이 우물진 목에는 층단을 이루는 투박한 삼도(三道)가 돌려져 있다.
장중한 앉음새에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의 대의(大衣)를 걸쳤다. 터진 가슴 속으로 내의(內衣) 자락이 비스듬히 지나간다. 그리고 양 소매 위로도 일정한 간격을 이루는 굵은 옷주름이 모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조각의 새김이 매우 얕으면서도 유려하여, 경쾌하고도 활달한 옷주름 선을 이루고 있다.
손 모양은 오른손을 가슴 앞에서 들고, 왼손은 무릎 위에 살며시 얹었다. 마멸이 심하여 정확한 모습은 식별하기 어렵다. 불상의 뒷면에는 이중으로 겹쳐지는 크고 작은 둥근 원 모양의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신광(身光 :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을 배치했다.
바깥쪽으로 음각의 외곽선을 두른 다음, 일정 폭의 테두리를 남겨둔 채 내부를 깎아내어 도드라지게 처리하고 있다. 불상은 조각 수법이 우수하지만 광배와 불상의 착의 형식에서 보이는 간략하면서도 단순화된 조형 감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고려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