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寶海)’라고도 한다. 내물마립간의 왕자이며 눌지마립간의 아우이다. 412년(실성마립간 11) 고구려의 장수왕이 신라에 사신을 보내어 왕자 복호가 지혜와 재주가 뛰어나다 하니 친하기를 원한다 하므로 신라는 고구려와 화친을 맺고 복호를 고구려에 인질로 보냈다.
이 때 내신(內臣) 김무알(金武謁)로 보좌를 삼아 같이 가게 하였는데 장수왕이 억류해놓고 보내지 않았다. 왕위에 오른 눌지가 왜국(倭國)에 인질로 간 동생 미사흔(未斯欣)과 고구려에 인질로 간 동생 복호가 신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음을 한탄하자, 삽량주(歃良州 : 경상남도 양산)태수 박제상(朴堤上)이 생사를 걸고 이들을 구하러 가게 되었다.
박제상은 변복을 하고 고구려로 들어가 복호를 만나 함께 도망칠 날짜를 약속하고 먼저 5월 15일 고성수구(高城水口)에 와서 기다렸다.
약속 날짜가 가까워지자 복호는 병을 핑계 삼아 며칠 동안 조회에 나가지 않다가 밤중에 도망쳐나와 고성해변에 이르렀다. 이 사실을 안 고구려왕이 군사 수십명으로 뒤쫓게 하여 그들은 곧 고성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복호가 고구려에 있을 때 항상 상종하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으므로 쫓아온 군사들이 그를 불쌍히 여겨 모두 화살촉을 빼고 활을 쏘았다. 복호는 418년(눌지왕 2)에 무사히 신라로 돌아왔고, 그 해 가을에 미사흔도 박제상의 도움으로 왜국에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