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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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락
개념
산간지역에 위치한 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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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산간지역에 위치한 촌락.
개설

전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 우리나라에서 산촌은 오랜 역사를 지닌 촌락 유형 중 하나이다. 산촌은 지형적으로 경사지가 많기 때문에 산촌 주민은 밭농사와 각종 임산물 생산에 주로 의존하여 생활한다. 산촌에는 평지가 적고, 물이 부족하므로 쌀농사가 적고 잡곡을 중심으로 한 밭작물을 재배하였다. 특히, 보리, 콩, 팥, 조, 옥수수, 감자, 메밀 등을 많이 재배했다. 근처에서 채취할 수 있는 산나물, 도토리, 버섯 등도 중요한 식자재이다.

산촌에서는 산간 생태계의 특성상 가구들이 분산되어 거주한다. 전통적인 산촌 주택들은 주로 흙과 나무를 재료로 지어졌고, 귀틀집, 너와집, 굴피집 등 산림의 목재를 활용한 독특한 주택 유형이 발달했다. 산촌 가옥의 구조는 봉당을 중앙에 두고 온돌방, 마루, 부엌, 외양간 등이 한 지붕 아래 통합된 형태로서, 이를 겹집이라고 한다.

산촌은 평지 농촌에 비해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하고, 촌락의 규모도 작다. 따라서 산업화 시기에 이촌현상이 농촌에 비해 더 심했고, 촌락 붕괴도 많이 일어났다. 교육, 의료, 문화시설, 교통 등의 발달도 지체되었고, 인구 감소 및 고령화도 심하다. 과거에는 화전에 의존했으나, 정부 정책에 의해 1970년대 이후 사라졌다. 최근에는 임업 생산의 비중은 줄어들고, 자연과 생태 가치를 활용한 도시민 대상의 여가 및 레저 공간이 증가하고 있다. 산지를 이용한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서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산촌 모습이 해체되고, 환경이 파괴되기도 했다.

연원 및 변천

전통사회에서 산촌은 화전을 통해 유지되었다. 화전은 산림을 소각하여, 개간한 장소에 몇 해 농사를 지은 다음 지력이 쇠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경작형태이다. 삼국시대 이래 고려, 조선, 그리고 해방 이후까지 화전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었다.

문헌상으로 신라시대의 백전(白田)과 고려시대의 재역전(再易田)이 화전을 지칭하는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화전에 의존한 산촌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정약용(丁若鏞)은 《경세유표 經世遺表》에서 조선의 화전 면적이 평전(平田)의 면적과 비슷하다고 기록하였다.

전근대사회에서 전쟁이나 난리가 일어나면 일부 농민들이 산 속으로 이주하여 화전을 일구는 경우가 많았다. 조선시대에는 반상관계와 소작제의 착취를 피해서 화전민이 된 경우도 많았다. 대표적인 화전지대로는 함경도의 낭림산맥 일대, 평안도의 묘향산맥과 언진산맥 일대, 그리고 강원도의 태백산맥 일대가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지 수탈을 피하여 이주한 농민들이 화전을 기반으로 산촌을 형성했다. 1934년 총독부의 통계에 따르면 평지에 살 수 없어 산골로 들어간 화전민이 29만 3천 호였고, 산촌인구가 151만 2천 명에 달했다. 그 이후 한국전쟁에 따른 피란, 피폐한 경제 상황, 인구 증가 등에 의해 화전 경작은 계속되었다.

무분별한 화전 개간은 산림 훼손과 토양침식의 주원인이 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선시대에 이미 화전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1966년 ‘화전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공포되면서 화전 정리가 시작되어 1979년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경사 20도를 기준으로 그 위 지역은 산림지대로, 그 아래 지역은 농경지대로 구분하고 화전을 정리했다. 또한, 화전민 이주를 돕기 위해 주택건립비 지원, 자녀 교육지원, 취로사업, 정착자금 지원, 한우 사육 융자 지원 등의 정책이 펼쳐졌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화전 정리사업 결과로 화전 면적 124,643ha 중 86,073ha가 산림으로 복구되었고, 38,570ha가 농경지로 바뀌었다. 이를 통해 산림피해 예방과 국토보전 효과가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 과정에서 일부 화전촌은 탄광촌으로 변모하기도 했는데, 1960년대 광산업 발달에 따라 성장한 강원도 태백지역이 대표적인 예이다.

화전 정리 이후 여러 가지 변화들이 나타났다. 전통적인 산촌 작물인 조, 팥, 메밀, 귀리 등의 재배가 크게 줄었고, 무, 배추 같은 고랭지채소의 재배가 증가했다. 고랭지 채소에 대한 도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산촌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산간 농민들의 소득수준은 평지 농민들의 그것에 비해 낮다. 산간 지대의 농가 소득은 평야 지대의 79% 정도이며, 농업 이외의 소득 비중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

1970∼80년대 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은 산촌 지역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지역불균형, 이농 및 인구과소화, 고령화 등이 산촌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게 되었다. 임야가 많은 지형적 특성과 도시로부터의 지리적 격리라는 지역적 특수성은 산촌 지역을 농촌 지역보다 더 낙후되게 하였다.

산촌의 주민들은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농업 의존성이 높은데 비해, 농지가 넉넉하지 않으므로 평지 농민들에 비해 더 박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산촌의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이뤄져왔다. 산촌지역의 산림·휴양자원을 활용하여 산촌지역 주민의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를 목표로 하는 산촌 종합개발 사업이 시작되었다. 산림청에 의해 추진된 산촌 종합개발사업은 1995년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산촌마을을 필두로, 1997년까지 도별 1개 마을씩 9개 마을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었다. 1998년 이후 사업이 본격화되어 2005년까지 총 1,629억 원이 투자되어 118개 마을을 조성하였다.

산촌개발사업은 2007년부터는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어 진행되고 있다.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은 산촌 주민들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사업은 더불어 산촌이 가진 다양한 사회·생태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재평가하고자 했다. 즉 급속한 근대화와 개발주의 속에서 산촌이 간직해왔던 생태 자원과 문화유산을 새롭게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의미 있는 삶과 행복을 물질이나 경쟁이 아니라 생태, 환경, 느림 등의 대안적 가치에서 찾고자 한다. 산촌은 이러한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에 걸맞는 대안 공간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현황

2003년 전국 산촌 기초조사를 하면서 산촌을 비교적 명확히 재규정하였다. 즉, 읍·면 행정구역 면적에 대한 산림면적 비율이 70%이상, 인구밀도 111인/㎢ 이하, 행정구역 면적에 대한 경지면적 비율이 21% 이하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읍·면을 산촌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기준을 근거로 실시한 산촌 기초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산촌은 총 4,569천ha로 국토면적의 45.9%, 전체 산림면적의 58.5%를 차지하였다. 인구는 187만 명으로 전국 인구의 3.9%에 불과했다.

참고문헌

『산촌개발사업 평가 및 주민만족도 조사』(안기환·김세경·김의경·김재현, 산림청, 2007)
『산촌의 생태 문화적 가치를 활용한 산지 보전 및 지역 활성화 방안 연구』(한국산지보전협회, 2005).
『산촌』(국립민속박물관, 2003)
『산촌개발사업의 평가와 개선방향』(장우환·장철수·손철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2)
『우리나라의 산촌지역 구분 조사』(김종호·이규헌·이진규, 임업연구원, 1997)
『우리의 산촌:산속 마을의 새로운 진로』(박명규 외, 일신사, 1993)
『산촌지역 종합개발 기본조사』(농업진흥공사, 1989)
브리태니커 백과사전(http://www.britannic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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