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인 성주신의 내력을 다룬 서사무가이다. 지역에 따라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경기도 남부 지역에 전승되는 「성주풀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하국 천사랑과 지하국 지탈 부인이 결혼하여 황우양을 낳는다. 천하궁의 일천난간이 쓰러져 황우양이 적임자로 선발되고 차사가 잡으러 간다. 여러 번 저항하다가 결국 차사의 명을 받은 황우양은 삼일 말미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고, 황우양의 부인은 하늘에 소지를 올려 쇳가루를 받아 연장을 만들어 준다. 집을 떠나는 황우양에게 부인은 말 대답을 하지 말라는 금기를 제시하나 황우양은 새겨듣지 않는다. 부인의 당부를 잊은 황우양은 도중에 소진랑을 만나 옷을 바꾸어 입는다. 소진랑은 황우뜰로 와서 남편 행세를 하나 부인은 알아차린다. 결국 소진랑은 부인을 강제로 소진뜰로 데려가는데 부인은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혼례를 미루며 황우양을 기다린다.
천하궁의 황우양은 흉몽을 꾸고 집으로 돌아와 부인의 혈서를 발견하고 소진뜰로 부인을 찾으러 간다. 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황우양은 새[鳥]로 변해 부인의 치마폭에 싸여 들어가 마침내 소진랑을 징치한다. 소진랑을 장승으로 만들고 소진랑 부인은 서낭으로 그리고 여러 자식은 짐승으로 만든다. 황우뜰로 내려와 살다가 마침내 황우양은 성주가 되고 부인은 지신이 된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 채록된 성주무가는 몇몇 단락에서 이본간의 세부적인 차이가 보이기는 하지만 사건의 흐름을 완전히 바꿀 정도는 아니다. 등장인물도 차이가 별로 없다.
부산광역시 동래구에서 채록된 무가로 「성주푸리」라고 한다.
서천국 국반왕과 옥진 부인은 치성을 올리고 태몽을 얻어 만득자로 성조를 낳는다. 성조는 15세가 되어 옥황께 아뢰어 솔씨를 얻어 지하궁 무주공산에 심는다. 성조는 18세가 되던 해 계화 부인과 혼인하나 아내를 박대하고 국사를 돌보지 않다가 황토섬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황토섬에서 온갖 고생을 하던 성조는 청조에게 혈서를 매어 부인인 계화 부인에게 보낸다. 편지를 받은 계화 부인은 성조의 어머니인 옥진 부인에게 편지를 보여 주고, 마침내 성조는 귀양에서 풀려난다. 귀양에서 돌아온 성주는 계화 부인과 의좋은 부부가 되어 5남 5녀를 낳는다. 나이 70이 되자 심어 놓은 소나무를 돌아본 후 연장을 장만하여 궁궐과 백성의 집을 짓는다. 그리고 성조는 입주 성주신이 되고 계화 부인은 몸주 성주신이, 아들과 딸은 각각 오토지신과 오방지신이 된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전승되는 「성주 드리는 말문」은 내용이 더더욱 소략하지만 성주의 내력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석궁에서 태어난 성주님은 이름이 유광덕으로, 하늘에서 죄를 지어 인간 세상으로 귀양을 내려왔다. 성주는 집을 짓는데 풍수사를 불러 집터를 잘 잡고 여러 일꾼들을 불러 모아 집터를 잘 닦았다. 여러 연장을 만든 후에 나무를 베러 갔으나 그때마다 사정이 생겨 베지 못하고 마침내 도끼까지 나무에 붙어 버렸다. 문복을 하니 산신제를 지내면 된다 하여 산신제를 올려 마침내 도끼가 떨어져서 나무를 준비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성주는 장가를 가기 위해 배필을 찾는다. 이때 하늘에서 지상으로 유배 오던 옥녀 세 분을 만나 부인으로 삼아 성주로 좌정하게 되었다. 부인 셋은 각각 삼신할머니, 제석님, 조왕님으로 좌정하여 인간들이 잘 살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러한 안동 지역의 성주무가는 성주 뿐만 아니라 삼신, 제석, 조왕의 내력까지 설명하고 있어 색다르다.
「성주풀이」는 집안의 으뜸가는 신인 성주의 내력을 다룬 무가이다. 주 내용은 성주가 신으로 좌정하는 과정인데, 집을 짓는 과정과 관련이 있는 여러 사건이 등장한다. 경기도 지역에서 천하궁에 집을 지으러 가는 내용이나, 부산광역시 동래구에서 솔씨를 얻어 심는 내용,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나무를 베러 가는 장면은 모두 집짓기와 관련이 있다. 결국 집을 짓는 과정을 제시하면서 성주신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성주무가」의 내용이다.
「성주풀이」는 지역적인 편차가 있으나 모두 성주의 내력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남녀 간의 결연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성주의 부인이 지신이나 삼신, 제석 등이 되고 있다고 하여 가신의 유래를 함께 다루었다. 우리나라 서사무가 중 이처럼 집안 곳곳에 존재하는 가택신의 유래를 다룬 신화는 드문 편이다. 이것은 성주와 지신, 제석, 조왕과의 친연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한국 가신의 관계 및 위상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