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목판본. 선조가 성군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군왕의 도(道)에 관한 학문의 요체를 도식으로 설명하였다. ≪퇴계문집≫ 중 내집(內集) 제7권 차(箚)에 수록되어 있다.
‘성학십도’라는 명칭은 본래 <진성학십도차병도 進聖學十圖箚幷圖>로 ≪퇴계문집≫ 내집과 ≪퇴계전서≫에 수록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 진(進) · 차 · 병도의 글자를 생략해 <성학십도>로 명명되고 있다.
진은 <성학십도>의 글을 왕(王 : 宣祖)에게 올린다는 의미이고, 차는 내용이 비교적 짧은 글을 왕에게 올린다는 뜻으로 일명 주차(奏箚) · 차문(箚文) · 차자(箚子) · 방자(膀子) · 녹자(錄子)라고도 한다. 병도는 도표(圖表)를 글과 함께 그려 넣는다는 뜻이다.
성학이라는 말은 곧 유학을 지칭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성인이 되도록 하기 위한 학문이 내재되어 있다는 의미로 성학을 풀이하고 있다. 이는 곧 넓은 의미의 성학으로 해석된다.
이황의 ≪성학십도≫는 17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선조에게 68세의 노대가(老大家)가 바로 즉위 원년에 올렸던 소였음을 감안할 때, 선조로 하여금 성왕(聖王)이 되게 하여 온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간절히 바라는 우국충정에서 저술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성학십도≫는 서론의 내용이 담긴 <진성학십도차>에서 시작해 10개의 도표와 그 해설로 되어 있다. 도표는 태극도(太極圖) · 서명도(西銘圖) · 소학도(小學圖) · 대학도(大學圖) · 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 ·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 · 인설도(仁說圖) · 심학도(心學圖) · 경재잠도(敬齋箴圖) ·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이다.
<진성학십도차>에서 이황은 “성학에는 커다란 단서가 있고, ……백성의 지도자가 된 분의 한 마음은 온갖 징조가 연유하는 곳이고, 모든 책임이 모이는 곳이며, 온갖 욕심이 잡다하게 나타나는 자리이고, 가지가지 간사함이 속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태만하고 소홀해 방종이 따르게 된다면, 산이 무너지고 바다에 해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 위기가 오고 말 것이니, 어느 누가 이러한 위기를 막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삼가는 애틋한 마음가짐으로 날마다 생활을 해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고 하면서 ≪성학십도≫를 올리는 진의를 밝히고 있다. 이황은 왕 한 사람의 마음의 징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마음가짐을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삼가는 경(敬)의 내면화를 중요시하였다.
10개의 도표 가운데 7개의 도표는 옛 현인들이 작성한 것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을 골랐고, 나머지 3개의 도표는 이황 자신이 작성한 것이다. 7개의 현인들 도표 가운데 심통성정도는 정복심(程復心)이 작성한 것이고, 이황은 이 도표에 2개의 도표를 첨가하였다. 이렇게 첨가한 2개의 도표에서 이황은 사단칠정(四端七情)과 이기(理氣)의 내용을 곡진하게 도해해 설명하고 있다.
이황 자신이 작성한 도표는 소학도 · 백록동규도 · 숙흥야매잠도 등의 3개로 제1도에서 제10도에 이르기까지 경의 의미가 일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십도의 내용 서술은 도표와 함께 반드시 앞부분에 경서(經書)와 주희(朱熹) 및 그 밖에 여러 성현의 글 가운데 적절한 내용을 인용한 뒤 저자 자신의 학설을 전개하고 있다.
제1도에서 제5도까지는 “천도(天道)에 기본을 둔 것으로, 그 공과(功課)는 인륜(人倫)을 밝히고 덕업(德業)을 이룩하도록 노력하는 데 있는 것이다.”고 하며 그 대의를 밝히고 있다.
제6도에서 제10도까지는 “심성(心性)에 근원을 둔 것으로, 그 요령은 일상 생활에서 힘써야 할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높이는 데 있는 것이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앞의 5개 도표는 천도에 근원해 성학을 설명한 것이고, 나머지 5개 도표는 심성에 근원해 성학을 설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규장각도서에 있다.